[전문기자 리뷰] ITS업계, 이대로 좋은가
[전문기자 리뷰] ITS업계, 이대로 좋은가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2.09.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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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문기자 리뷰

지능형교통체계(ITS) 업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국내 ITS 빅 7으로 꼽히는 삼성 SDS, LG CNS, 포스코 ICT, DB정보통신, 경봉, 비츠로시스, 세인 중 대기업에 속하는 4곳은 국내에서 힘을 못 쓰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A기업의 ITS 사업부 책임자는 “올해 ITS 관련 사업 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했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선 자사는 해외시장과 국내시장 진입로가 모두 막힌 형국”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같은 회사들은 ITS 사업부서를 축소하고 다른 분야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업체가 ITS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산업에서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은 씁쓸한 일이다.

반면 경봉, 비츠로시스, 세인 등 중소·중견기업은 국내 사업 수주에 날개를 달았다.

정부의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 정책에 따라 대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참여하한제 시행으로 올해부터 매출 8,000억원 이상 대기업은 80억원, 8,000억원 미만 기업은 40억원 이하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내년부터는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 소속 IT서비스 업체 55개사를 대상으로 공공부분 대기업 참여를 전면 제한했다.

중소기업의 사업 활로가 열린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마저도 곱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일부 기업들만이 사업을 독점 수주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갖춘 ITS 전문기업들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기술력’ 보다 ‘영업력’이 강한 회사가 사업 수주 성과를 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업계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ITS 예산을 삭감하고 있고, 덩달아 지난 2010년부터 ITS 산업 규모가 급속도로 줄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 규모는 작고, 업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예산 대비 설계비가 과다해 사업을 수주해도 업체는 남는 게 없는 실정이다. 품셈없는 주먹구구식 설계가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한편,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만한 학회와 협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힘’이 없다. 업계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대안 제시도 없다. 국내 ITS 시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며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처럼 업계의 어려움만 가중시키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 개척은 현실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도 정부와 지자체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ITS 산업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도 재고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