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년 칼럼] 테스형! 건설이 왜 이래
[김광년 칼럼] 테스형! 건설이 왜 이래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3.02.17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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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한 솥밥을 오래 먹으면 실증도 나고 짜증도 나고 여러 가지 기현상이 일어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직업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특히 기자직에 일하는 사람들은 더 그러한 경험을 하지 않을까 싶다.

필드에서 본의 아니게 자주 접하는 인물과 이런 저런 얘기를 듣고 하다 보면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기자들이야 내가 하고 싶은 말 보다 남이 하고 싶고 남의 얘깃거리를 글로 표현, 전달하는 직업이라 더욱 그럴 것이다.

필자는 최근 참으로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

30년 넘는 세월동안 건설전문 취재기자의 외길을 걷고 있는 자신에게 늘~ 다짐하는 게 있다.

‘가까운 사람을 조심하라’  나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경고하는 키워드다.

그러나 이 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건설산업이고 건설기자의 운명인가 보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언정 기자의 정통성을 잃지 말고 정론직필하자는 사명감도 무색케 하는 무지한 혼란이 반복되고 결국 그것은 그 무엇과도 타협이 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특히 건설은 수많은 업종과 업역이 칸막이처럼 가려져 있다.

이들의 밥그릇을 지키는 접점은 절대 사수해야 할 최후 사선이다.

이 중심축에 건설관련 단체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며 산업발전의 한 축을 맡고 있다 하나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 밥그릇 싸움이다.

내 밥그릇 깨지지 않도록 지켜야 하고 저 밥그릇 더 빼앗아 오는 것이 최선이 책무이고 역할이다.

이렇게 돌고 돌아가는 칸막이 세상이 70년 이상 거슬러 왔으니 이제는 자연스럽게 굳건한 한국형 건설생산 시스템이 됐다.

필자는 건설 전문기자로서 버릴 수 없는 희망이 하나 있다.

대한민국 건설산업에 선진국 유형의 발전적 모델 정착을 보고 싶다는 것.

시공기술은 90%이상 도달해 있다고 하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건설사업관리 제도, 즉 BIM을 비롯한 각종 요소기술을 적용하는데 제도 따로, 현장 따로 노는 현 건설시장이 한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보도자료 및 정책보고 등 온갖 자료에는 AI,VR,디지털트윈 등 호화찬란하다.

건설현장을 들여다 보면 더욱 미칠 지경인데 말이다.

CM인지 PM인지, BIM을 하는건지 그림을 그리는건지, 3D냐 2D냐 등 제도는 안일하고... 아직도 건설현장은 갈 길이 멀다.

시공을 모르는 설계, 즉 건설현장에서 통용되지 못하는 디자인은 그저 그림일 뿐이다.

과연 국내에서 BIM 설계로 성공한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 있는가 궁금하다.

IT선진국 대한민국이 작금 이러한 지적을 받고 있다는 것은 시작은 있는데 끝이 없어서다.

하나의 제도를 입안해서 정책에 반영했으면 적용하고 평가하고 리뷰를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없다.

새로운 거 하나 도입해서 시끌벅적 시작하고 이러쿵 저러쿵 하다 슬그머니 꼬리 자르기하고 또 다른 제도 도입한다고 난리다.

건설산업에서 이러한 경우 한 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해당부처 공직자들의 책임의식과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건설적폐 색출해야 한다. 미래세대 위하고 글로벌 경쟁력 선점하는 한국건설 올바로 세워야 할 때다.

오늘따라 유난히 테스형이 그립다.

본보 편집국장 김광년 / knk@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