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70만 대도시’ 꿈꾸는 김병수 김포시장···공직사회 조직 쇄신부터 해야
[기자리뷰] ‘70만 대도시’ 꿈꾸는 김병수 김포시장···공직사회 조직 쇄신부터 해야
  • 김경현 기자
  • 승인 2023.02.0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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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현 기자
김경현 기자

[국토일보 김경현 기자]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자치단체 중 민선8기 들어 가장 주목받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김포시가 아닐까. 수도권 서북부지역에 위치한 김포시에 김병수 시장이 취임하면서 그간 숙원사업이었던 ‘서울5호선 김포 연장’, 4만6000호 규모의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조성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거기다 지난 2월 1일부로 인구 50만 문턱을 넘어 명실상부 대도시에 진입했다.

그런데 김포시 공직자들에게서 느끼는 조직문화는 기자가 25년 전 언론에 첫발을 내디뎠던 시절 흔했던 ‘안하무인’ ‘무사안일’ ‘천하태평’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2023년, 민선8기 공직사회 수준이라고는 믿기지 않아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언론홍보팀장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는 인구 규모가 엇비슷한 타 지자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라 황당할 정도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지난해 11월 15일, 5호선 연장과 김포한강2 조성 관련 김병수 시장 인터뷰를 공문으로 요청했고 사전 질문지도 함께 전달했다. 이후 김 시장 일정에 맞춰 협의한 결과 12월 10일로 인터뷰 날짜까지 조율됐지만, 얼마 뒤 언론홍보팀장이 “시장님이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갑작스럽게 일방적인 취소를 통보해 왔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시장의 언론 인터뷰 약속은 시민들과의 또 다른 약속임에도 아무렇게나 취소해도 된다는 식이었다. 이후 우연한 자리에서 김병수 시장에게 인터뷰 거절 건을 언급했고 돌아온 답변은 “제가요”였다. 미루어 짐작건대 시장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약속을 잡고는 여의치 않자 취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김 시장이 거짓말을 한 게 될 테니까.

또 이런 경우도 있었다. 지난 1월 12일 김병수 시장의 ‘2023년 새해 언론인 브리핑’ 때의 일이다. 사실 기자는 그와 관련된 공지를 전혀 받지 못해 동료 기자로부터 전달받아 브리핑에  참석했고, 혹여 착오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 언론홍보팀장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이 가관이었다. “장소가 협소해 출입 등록순 120개 매체에만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그런 논리라면 출입 언론사를 120군데로 제한할 수도 있을 텐데, 이는 명백히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전근대적 사고방식이다.

언론홍보팀장의 답변이 황당함을 넘어 민망하게 느껴졌던 건, 당일 김병수 시장이 브리핑에서 “언론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전국에 김포시를 알리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팀장이 시장의 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태를 보인 것이고, 황당하게도 시장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매체를 제한·취사선택해도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내비친 것이고 보면 그 의식 수준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경기 김포시청 본관. (사진=김경현 기자)
경기 김포시청 본관. (사진=김경현 기자)

이쯤 되면 일정부분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불거졌을 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새로운 언론홍보팀장이 부임했다는 소식에 변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새로운 팀장을 만나기도 전에 깨져버렸다. 왜냐면 일체 전화를 받지 않고, 연락을 바란다는 문자에도 묵묵부답에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라면 확인이 필요하거나 자료를 요청할 수조차 없다. 바꿔 말해 김포시 언론홍보팀장은 있으나 마나 한 직책인 셈이다.

언론홍보팀장은 최일선에서 시장을 대신하는 자리다. 그리고 출입기자의 취재에 협조해야 할 의무를 가진 보직이다. 아울러 출입기자가 하는 질문이나 인터뷰 약속은 시민을 대신한 것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담당 팀장이 업무수행에 있어 기본적인 인식조차 갖추지 못하는 정도라면, 인구 50만을 넘어 70만에 이르러도 대도시로의 도약은 어려울 테다.

더욱이 출입기자에게 보이는 행태가 안하무인, 무사안일, 천하태평이라면 시민들에게도 별반 다르지 않으리란 걸 짐작할 수 있다.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자체로서는 그만큼 민원 또한 다양하게 존재할 수밖에 없고, 서울5호선 연장 및 김포한강2 개발 등 지역 현안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민원은 더욱 증가할 게 뻔하다. 그런데 민원인들을 대하는 수준이 이렇다면 어떨까? 자칫 시장 한 사람 공염불이 될 수도 있다.

민선8기 김병수 시장 체재 들어 김포시가 내건 시정 슬로건이 ‘통하는 70도시 우리 김포’다. 그렇다면 김 시장에게 되묻고 싶다. 과연 김포시 공직자들은 ‘통(通)’할 준비가 돼 있는가? 공직자들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70만, 아니 인구 100만 대도시가 돼도 통하기는 힘들다. 때문에 김 시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조직 쇄신을 통한 공직사회 의식 수준 향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