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주택사업 무기한 연기… 대구시 '대형 아파트' 가뭄 심화되나
신규주택사업 무기한 연기… 대구시 '대형 아파트' 가뭄 심화되나
  • 이경운 기자
  • 승인 2023.02.0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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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미분양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렸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1만3445가구에 달하고 있다. 전년 동기(1977가구)와 비교해 약 5.8배 증가한 수치다. 올해 입주 예정 물량도 3만6000여 가구로, 지방 도시들 가운데 최대 규모다.

결국 대구시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300세대 이상 신규주택 건설사업 계획 승인을 전면 보류하겠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승인 신청이 접수된 23건의 신규주택 건설사업은 무기한 연기될 예정이다. 또한 기존에 이미 승인이 완료된 사업지는 후분양 유도, 임대주택 전환 등을 사업체에게 요구할 예정이다.

그동안 미분양 물량이 일정 수준 이상 적체된 지역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신규 분양 물량을 조절해왔다. 하지만 지자체가 먼저 나서 사업 승인부터 보류한 사례는 대구시가 최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통해 대구 미분양 물량이 소폭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 신규 주택 공급이 차단됨으로써 '대형 면적 아파트' 등 희소성을 보유한 일부 단지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형 면적 아파트는 공급 가뭄을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 작년까지 대구에서 입주한 물량 중 50평 초과 면적은 약 660여세대로, 전체 입주물량의 0.4%에 불과하다. 올해 입주 예정물량(3만5000여 세대) 중에서도 50평 초과 물량은 단 229세대 뿐이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대구시가 신규주택 건설사업 계획 승인 보류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마자 발빠른 수요자는 희소성과 상품성 높은 매물 위주로 관심을 표하고 있다"며 "특히 수성구 등 대구 내 핵심 지역에 소재하거나 대형 면적 위주로 공급되는 분양 물량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 수성구에 공급 중인 '빌리브 헤리티지'는 이번 발표 이후 분양문의 전화가 하루 10건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단지는 모든 세대가 전용면적 151㎡ 이상 대형 면적으로 구성되는 아파트다. 대구에서 전 세대가 대형 면적으로 조성되는 아파트는 2007년 입주한 '범어동일하이빌' 이후 16년 만이다.

한편, 대구시는 주택정책 권한 이양,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완화, 대출 상환 시 거치기간 부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 완화 또는 폐지 등 미분양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중앙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