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 법인카드 6장 관외 사용한 이화영 전 대표···한 달 최저 사용 금액은 3만6500원?
킨텍스 법인카드 6장 관외 사용한 이화영 전 대표···한 달 최저 사용 금액은 3만6500원?
  • 김경현 기자
  • 승인 2023.01.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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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까지 월평균 67만원, 2022년 9월 구속 전까지는 월평균 39만원 사용···같은 기간 경기도와 고양시 산하기관 월평균 150만원 사용
킨텍스 “불미스러운 일(구속) 있기 전까지 정상적으로 근무···업무추진비 사용 금액으로 업무 수행 유무 단정 지을 수 없어”
시민단체 “부서·비서실 법인카드 사용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킨텍스 조직 자체 문제로 봐야”
이성호 경기도의원 “다 공개하지 않은 것일 수도···시스템 정비와 조직 쇄신 필요해”
경기 고양특례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 전경. (사진=킨텍스)
경기 고양특례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 전경. (사진=킨텍스)

[국토일보 김경현 기자] 지난해 9월, 이화영 전 킨텍스(KINTEX) 대표가 쌍방울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17대 국회의원(열린민주당)을 지내기도 한 이 전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는, 2018년 6월 쌍방울 사외이사를 그만둔 이후에도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1억여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사용 기간은 2019년 1월부터 킨텍스 대표 재직 중인 2021년 9월까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사비 ‘쌍방울 대납 의혹’이 제기된 직후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화영 전 대표 킨텍스 업무추진비(법인카드) 사용 금액은 얼마나 될까? 쌍방울 법인카드를 사용한 시기인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그가 사용한 킨텍스 업무추진비 총액은 610만6130원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달은 3월(105만900원)이고, 가장 적게 사용한 달은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을 멈춘 9월(22만5960원)이다. 한 달 평균 67만8450원을 사용한 셈이다.

또한 2022년 1월부터 구속되기 전 달인 8월까지 사용한 총액은 312만1600원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달은 6월(61만1200원)이고, 가장 적게 사용한 달은 3월로 3만6500원에 불과했다. 이를 평균으로 계산하면 39만200원을 사용한 것이 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업무추진비 사용 금액이 터무니없이 적은 것은 대선이 한창이던 당시 이화영 전 대표가 여의도에 머물며 업무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화영 전 킨텍스 대표 2022년 3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출처=킨텍스 홈페이지)
이화영 전 킨텍스 대표 2022년 3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출처=킨텍스 홈페이지)

반면 킨텍스 지분 33.3%를 보유한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직무대행은 같은 기간 업무추진비를 1321만6800원 사용해 한 달 평균 146만8530원을 사용했고, 역시 킨테스 지분 33.3%를 보유한 고양특례시 산하기관인 고양문화재단 대표도 같은 기간 월평균 157만1510원을 사용(총액 1414만3620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선 비교에서 알 수 있듯이 이화영 전 대표의 킨텍스 업무추진비 사용 금액은 경기관광공사와 고양문화재단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더욱이 킨텍스는 동양 최대 규모 국제 전시장으로 2021년 말 기준 5754억2169만원의 자본금에 54억23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현재 6298억원을 들여 제3전시장 공사가 한창 추진 중이라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 킨텍스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금액은 정확한 것”이라며 “(대표) 월정 업무 추진비가 정해져 있는데 그동안 많이 안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3월 3만6500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월 단위로 사용 금액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불미스러운 일(구속)이 있기 전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했고, 항상 동일한 자세로 대표님 역할을 다했다. 업무추진비 사용 금액으로 업무 수행 유무를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 회계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 당시보다 이후 킨텍스 업무추진비 사용 금액이 줄어들었다는 건 이외(부서·비서실) 법인카드를 사용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그게 사실이라면 이화영 전 대표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킨텍스 조직 자체의 방만으로 봐야 한다. 산자부(코트라)와 경기도, 그리고 고양시가 각각 33.3% 출자한 킨텍스는 오히려 관리·감독이 느슨한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성호 경기도의회 의원. (사진=김경현 기자)
이성호 경기도의회 의원. (사진=김경현 기자)

이화영 전 대표 법인카드 사용 관련 문제점은 이미 지난해 10월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다. 그가 취임 이후 여러 장의 법인카드를 관외에서 다수 사용한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질타한 이성호 도의원(국민의힘, 용인9)에 따르면, 처음에는 4장의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이후 6장까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주로 사용된 관외 지역은 여의도, 청담동, 수원 등으로 사용 근거(목적·일시·장소)가 명확하지 않아 명백한 세출예산집행기준 위반이라는 설명이다.

이성호 의원의 말에 비춰보면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는 업무추진비 사용 금액은 실제 금액과 다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당시 금액을 문제 삼은 게 아니라 그건 확인이 필요한데, 킨텍스 홈페이지에 공개된 (업무추진비 사용) 금액이 평균 30만원(2021년)에서 60만원(2022년) 선이라면 조금 이상하긴 하다”면서 “여러 장의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다 공개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을 텐데, 향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출자기관으로써 자율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킨텍스는 규모에 비해 방만한 부분이 있다. 향후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한 관내·외 규정을 명확하게 만드는 등 비용 집행에 있어서 방만함을 덜어낼 수 있는 시스템 정비와 조직 쇄신이 필요하다”며 “경기도의회와 고양시의회 양 기관이 합동으로 행감을 진행하면 좀 더 효율적일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26일 킨텍스 새 대표에 이재율 전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취임했다. 제30회 행정고시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대통령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재난안전비서관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으로, 향후 윤석열 정부 공공기관 혁신 기조에 발맞춰 킨텍스를 어떻게 쇄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런 가운데 오는 27일 조직개편 발표가 예정돼 있어 눈길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