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언 발에 오줌 누기
[기자리뷰] 언 발에 오줌 누기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3.01.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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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천연가스(LNG) 값 폭등이 올 겨울 국내 에너지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설 밥상머리 화두도 '나경원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여부'와 '두 배 오른 가스요금'이었다.

2022년 초 러우 전쟁으로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관을 잠그자 EU는 천연가스 수입에 몰두했다. 글로벌 천연가스 값은 급등했고 에너지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러시아에서 대부분의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유럽 국가들은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했지만, 주로 장기계약으로 이뤄지는 국제시장에서 갑작스레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세계 주요국의 천연가스 가격도 2022년 주택용 가스요금이 전년대비 최대 2∼4배 상승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요금이 급등했다.

사실 징조는 이미 있었다. 징조가 있었으면 불완전하지만 대책을 마련할 기회도 있었다는 말이다. 2020년 1월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국제 에너지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1년 후 국제 물동량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천연가스 수요가 늘고 가격도 조금씩 상승했다. 2021년 국제 천연가스 가격 상승 기미가 보였지만, 당시 산업부는 탈원전에 매몰돼 이를 돌볼 여력이 없었다.

국제적인 상황이라 외부적인 요인은 어쩔 수 없다 손 치더라고,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실제 요금 인상이 이뤄진 2022년 4월까지 총 7차례의 요금 조정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 인상된 국제가격을 반영하지 않고 동결했다. 으레. 여지까지 문제가 없었으니 국민들에게 에너지를 절약해야하는 한다는 홍보도 일시적 캠페인으로 치부했다.

비싸진 천연가스를 수입해서 값 싸게 공급하니 가스공사의 부채(미수금)은 계속 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면 가스공사가 자금이 없어 천연가스를 사 오지 못해 국내 가스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내 놓고 있다.

전형적인 정책의 실패였다. 하지만. 어쩌면 부유층과 중산층에게 에너지 대란(大亂)은 남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직접적인 피해는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온다.

산업부는 최근 언론들이 이 같은 문제를 지속 제기하자 급하게 보도자료를 내고 "난방비 상승으로 동절기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 가스요금 할인, 에너지바우처, 연탄 쿠폰, 등유 바우처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향후 에너지 요금 인상 시 에너지 바우처 지원 단가 상향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 방안이 제대로 실행되면 약 1~2, 3만원(?)의 정도의 비용 절감이 취약계층에게 돌아간다.

가스공사, 도시가스사, 한난, 에너지공단 등 에너지공급사업자가 참여하는 '난방효율개선지원단'도 구성, 지역별로 난방 취약 현장을 방문하고 전기, 가스, 지역난방 등 난방특성에 따라 최적의 효율개선 방안도 제공한다고 알렸다. 이 상황을 설명하는 고사성어가 '언 발에 오줌 누기'가 있다.

국민의 힘은 난방비 폭탄은 文 정권의 포퓰리즘때문이며 우리가 책임을 떠 안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횡재세를 걷어 에너지복지에 사용하자고 한다.

올 겨울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한 어제오늘. 여야는 이 같은 정치놀음에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