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초대석] CNP동양 대표이사 정광량 박사
[명사 초대석] CNP동양 대표이사 정광량 박사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3.01.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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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초대석] K-안전, 갈 길을 묻다-CNP동양 대표이사 정 광 량 박사 

“안전사고 원인은 복합적 요소… 고도의 안전기술로 대응해야”

기술발전 따라가지 못하는 안전행정이 근본 문제의 핵심
안전전문 엔지니어 평가․활용 극대화 등 제도 개혁 시급

[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건축구조 전문기업 CNP동양 대표이사로 이름 석자만 대면 알만한 인물, 정광량씨.

32세에 건축구조기술사를 취득하고 평생을 구조안전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초고층학회 회장을 비롯, 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대한민국 건설산업 안전을 도모해 온 대표적 인물이다.

2023년 1월 12일 새해 초 업무에 여념이 없는 그의 집무실을 찾아 ‘K-안전, 갈 길을 묻다’ 란 주제로 고견을 들어봤다.
 

“현재 안전사고 대응은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준높은 기술이 적용됐을 때 그에 상응하는 복합적인 사고예방 정책이 병행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할로윈 참사를 비롯, 건물해체 현장, 방음벽 터널 등 최근 잇단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으나 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안전전문가의 현실적 고언이다.

이른바 기술이 안전을 앞서가고 있는 것. 즉 안전을 지향하는 정부 정책이나 제도가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눈부시게 발전하는 기술력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전과 기술은 상호 대치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융합기술에 의한 사고는 고도의 융합산업 능력에 의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합니다. 결국 모든 사고는 복합기술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 이에 경제성 등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떠한 사고든 기술과 기술이 만나야 해결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국내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과학과 기술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우주를 정복하는데 위성을 쏘아 올리는 건 과학이고 그 과정이 잘못되면 기술이 잘못해서인가. 즉 엔지니어의 책임인가. 건설산업에 있어 시공기술은 기술이 아닌가? 그가 묻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내내 ‘기득권의 생각은 무엇이며 미래를 향한 사고의 변화는 누가, 언제 보여줄 것인가’란 의구심에 정신이 혼미하다.

정광량 박사는 이러한 고질적 상황을 극복하고 앞서가기 위해 엔지니어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엔지니어의 몫은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안전을 공부하고 실무와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어떠한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일사분란한 통합적 콘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행정조직이필요합니다. 부처 간, 업종 간, 서로 자신들의 계산법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은 시급히 개혁해야 할 당면과제입니다.”

안전관련 공직에 전문가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고 보험제도 활성화로 위험요소를 제거하며 엔지니어에 대한 냉철한 평가체제를 시행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의 시스템을 배워야 할 때라고 주장하는 그의 눈빛이 강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