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봄을 기다리며
[기자리뷰] 봄을 기다리며
  • 이경운 기자
  • 승인 2022.12.22 1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동산 거래량이 바닥이다. 가격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위축 심리에 금리인상이 가세하며 역대급 침체기를 만들었다.

주택업계는 이러한 분위기를 피해가기 위해 분양시기를 늦춘다. 분양승인만 남겨둔 채 상황을 살피는 한가한 연말이다.

그러나 의도치 않은 분양지연 사태가 분양마케팅 업계에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일감이 없는 공백기에 내몬 것. 신규 사업을 준비하는 PT 일정도 가뭄에 콩 나듯 드물다. 분양지연에서 야기된 가벼운 위기감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경고로 상향된다.

최근 나오는 내년 전망은 ‘상반기까지 침체와 하락’이다. 결국 내년 상반기 중 진행되어야 할 분양사업이 대거 관망 또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먹을거리가 줄어든다는 경고, 업계에 한파를 무색케 할 칼바람을 몰고 왔다. 구조조정이다.

한 예로, A광고대행사는 최근 직원의 10%를 해고했다. 올해 매출이 늘었음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강수를 뒀다. 내년 비수기에 대비해 잉여인력을 줄인 발 빠른 대처다.

인력을 줄인 것에 그치지 않는다. A사는 올해 성과를 베푸는 일에도 빈틈이 없다. 우수 직원들에게 풍성한 보너스를 지급하며 사기진작에도 힘쓰고 있다. 대응전략이 매우 빠르고 정교하다.

이같은 사례는 비단 A사 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배운 위기대응 역량과 코로나 시대를 버텨온 탄탄한 내공이 있어서다.

최근 불거진 B급 짜라시만 봐도 그렇다. 부도난 건설사 한곳만 맞는 내용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틀렸다. 입바른 사람들의 ‘건설사 대거 부도설’을 무색케 할 만큼 업계는 강했다.

다만, 분위기가 좋지 않다. 거래 침체와 전세사기로 뒤숭숭하다. 너무 오른 집값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려니 하지만 고통이 크다.

희망은 있다. 가장 주목할 점은 매매·전월세 거래량 총량은 예년과 차이가 없다는 것. 매매거래가 전월세로 바뀌었을 뿐 이사 수요는 그대로다. 시장이 안정되면 매매절벽이 해소된다는 말이다.

아쉬운 점은 언제나 정치권이다. 그들이 아귀다툼을 벌이며 손 놓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촌각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곁가지를 치고 비료를 뿌리며 봄을 기다린다.

미국발 금리인상이 끝을 바라보는 연말, 바닥이 다져져 한껏 굳건해지길 앙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