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ESG 워싱 주의보
[기자리뷰] ESG 워싱 주의보
  • 선병규 기자
  • 승인 2022.12.12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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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ESG’ 남발 자제, 기업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에 방점둬야

[국토일보 선병규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워싱 주의보’가 발령되는 분위기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이 너도 나도 ESG 경영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른바 짝퉁 ESG 경영사례도 넘쳐나고 있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1990년대부터 기업이 자사제품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위장해 마케팅이나 판매하는 행위를 그린워싱(Green Washing)으로 불렸다. 워싱은 다른말로 세탁이다.

그린워싱은 친환경 원료를 조금 사용해 놓고 마치 100% 천연인 것 마냥 ‘그린’으로 앞세워 소비자를 현혹 또는 기망하는 모랄헤저드의 단편적인 사례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린워싱보다 향후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게 ESG워싱이라고 지적한다.

ESG워싱은 실제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면서, 외부에는 마치 ESG경영을 하고 있는 것처럼 속이는 행위인 것이다.

ESG가 글로벌 트랜드로 정착하면서 정부나 투자자들은 ESG성과가 우수한 기업에 우선 순위로 투자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일단 ‘내놓고 보자는 식’의 ‘ESG 경영’을 수립, 발표하고 있으며, 사실상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ESG 경영을 체감하기가 좀처럼 힘들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친환경과 조그만한 연관이라도 있다면 ESG를 외부발표나 보도자료에 갖다 붙이며, 때론 과장된 홍보들이 난무하기도 한다.

기업들이 불꽃처럼 확산하고 있는 ESG에 발맞추기 위한 위기의식에서 워싱 우려는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ESG경영을 악용하는 워싱 사례중 하나는 기업의 자금조달이다.

ESG관련 투자 규모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친환경 연관성이 없음에도 녹색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환경에 투자는 하지않고, 다른 사업이나 일반 경영에 자금을 전용하거나 유용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최근 영국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등이 ESG 정보공시 의무 제도를 채택중이다.

ESG분야 한 전문가는 “ESG는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기 위한 탄소감축 등 노력은 지속되기 때문에 전략적인 ESG경영활동을 통해 기업이 지속 가능한 녹색성장을 구축하는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늬만 ESG’ 남발을 막기 위해서는 ESG 정보공개를 기업 자율로 맡기는 것보다 정부가 제도권을 통해 적극 관리해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