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리뷰] 尹 정부, 5% 감축… 보여주기식 혁신안이다
[기자 리뷰] 尹 정부, 5% 감축… 보여주기식 혁신안이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22.12.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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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공공기관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으나 일괄 5% 감축은 일선 현장의 실태를 모르는 탁상행정입니다. 1,000명, 2,000명 조직에서와 100명, 150명 조직에서의 5%가 같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윤석열 정부가 각 부처 산하기관의 정원 감축을 지시한 ‘공공기관 혁신계획안’을 놓고 준정부기관 관계자의 탄식이다.

정부는 ‘효율화’를 앞세워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 정원을 감축, 국토교통부가 가장 많은 2,000여명에 달하는 인원 감축이 예고됐다.

특히 정규직에 비해 처우 수준이 떨어지는 무기계약직이 대거 감축 대상에 포함된 가운데 ‘효율화’가 아닌 ‘보여주기식 혁신안’이란 지적이 일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효율화가 아쉬운 대목이다.

연구개발 및 관리 전담기관,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검사기관 등은 인력이 곧 업무 성과와 직결된다. 직원 한명 한명이 기관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는 5% 감축을 주문했다. 물론 공공기관은 4.2%, 4.6% 등 기관에 따라 5% 이내 감축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관이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기관 성격과는 상관없이 일률적인 감축 시달이 진정 이시대가 요구하는 효율안인지 묻고 싶다. 안전 최우선을 강조하는 작금 일률적인 인원 감축이 당장 눈앞 예산이 절감되기에 ‘효율안’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인력 부족에 따른 안전사고 등 리스크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아야 할 사안이고 보면 ‘보여주기식 혁신안’으로 전락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과거 한 정부도 슬그머니 인력을 지속 충원하며 정권 말기에는 ‘방만한 거대 정부’로 마무리 됐음을 새겨봐야 한다.

지난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두관(더불어민주당/경남 양산을) 의원은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공공기관 혁신계획안’에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18곳은 총 1,948명의 정원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내용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424명으로 감축 규모가 가장 컸고, ▲한국철도공사 313명 ▲코레일로지스 296명 ▲코레일네트웍스 178명 ▲한국토지주택공사 136명 ▲코레일테크 127명 ▲코레일관광개발 101명 등이 세자릿수 감축을 계획했다.

또한 ▲주택관리공단 72명 ▲한국도로공사서비스 70명 ▲한국공항공사 40명 ▲한국교통안전관리공단 36명 ▲국가철도공단 30명 ▲코레일유통 30명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28명 ▲주택도시공사 23명 ▲한국부동산원 18명 ▲국토정보공사 16명 ▲인천국제공항공사 10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 새정부 들어 전 정부의 정책 지우기는 사회공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효율화’를 위한 정부 방침은 예산낭비 사전 차단이라는 강력한 주문을 요구하고 있어 지역사회 상생발전을 외치며 그동안 추진해온 각종 사회공헌활동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력 감축으로 예산을 줄이는 상황에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며 반문하는 공공기관 임원. 취약 주거계층 지원, 소외지역 봉사 등 그동안 해왔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내년도 경기 침체가 예고된 현재 청년실업 해소, 일자리창출 등 현안이 산적하다.

공공서비스 질적 제고는 뒤로한 채 예산 절감이라는 정량적 성과에 급급한 일률적인 인력 감축은 또다른 국민안전을 저해하는 파급효과로 나타날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