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주 동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설계 40년… ‘자연과 삶’이 작품 키워드”
[인터뷰] 김동주 동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설계 40년… ‘자연과 삶’이 작품 키워드”
  • 이경옥 기자
  • 승인 2022.11.2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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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오설록·KT&G상주지점·천안종합운동장 등 설계

원형 아파트 설계 등 지형적 특징 담은 디자인 선봬
◇ 김동주 건축가.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오설록 뮤지엄 녹차박물관, 모란미술관 수장고와 노래하는 탑, 이화익 갤러리, 상주 국민관광지 경천대 진입광장 조형물, 선진 사옥 옥상공간, 보라매 공원 매점, 서강대 가브리엘관, 천안종합운동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 태평양 인천물류센터, 우리은행 본점, 중문퍼시픽랜드, 중문 참나안 미술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공간과 건축물 설계작품을 선보인 김동주 건축가. 40년 건축가의 길을 걸어온 그는 여전히 건축설계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저는 아직도 설계에 직접 참여하고 있지요. 동주종합건축사사무소는 디자인 중심의 작지만 강한 회사입니다.”

다수의 작품 설계안은 물론 스케치, 메모 등을 기자에게 상세히 보여주며 자연과 지형 역사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그만의 설계 철학을 설명한다.

KT&G상주지점, 메트로 타워, 베트남 호치민 복합시설, 괌 복합단지, 탈북자 정착시설, 건설회관, 한국교원대학교,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 국정원 본청, 베트남 문화부 청사, 롯데 신동빈 회장댁, 신격호 회장 영빈관 등 수많은 작품을 설계했다.

1954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선진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등을 거쳤고, 건원그룹 동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있다. 서울시 건축상, 이달의 건축환경문화상 등 다수의 수상을 했고 현상설계 등 30여 차례 당선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건축가다.

김동주 건축가는 현재 황학동 중앙시장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원형 아파트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개발이 될 서계동 역시 그가 합류할 예정이다.

“서계동 같은 경우는 저의 황학동 중앙시장 프로젝트의 원형 아파트 설계를 보고 제안해주셔서 합류하게 됐지요. 아직 개발이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지형과 역사를 그대로 살린 설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성냥갑’ 이미지를 탈피하기가 어려운데, 원형 아파트라니 흥미로운 지점이다.

“저는 기존에 있던 지역의 모습들을 살리고 싶어요. 원형 아파트 설계를 통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간섭을 피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디자인 하는 사람이기에 독특한 설계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김동주 건축가는 자연도 최대한 살려나가고 싶다고 강조한다. 그의 설계에는 공원, 물길, 커뮤니티시설, 스마트팜 등이 포함된다.

“스마트팜의 경우 농촌경제연구원 자문위원으로 오래 일했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향후 드론택시 대중화 등을 고려한 설계도 생각하고 있지요. 관리비를 줄일 수 있는 전기보일러 등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적용하지 않은 것들을 늘 생각합니다.”

40년 건축설계를 해온 그이지만 늘 새로운 미래, 앞으로 다가올 공간 등을 고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주택 설계 등은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주택은 웃고 들어갔다 울고 나온다고 해요. 매우 어렵죠. 저는 집주인이 직접 공간을 꾸밀 수 있도록 여지를 많이 두는 설계를 하려고 합니다. 단순화를 중시하죠.”

집주인이 직접 자신의 개성을 담을 수 있는 주택 설계를 하겠다는 것은 김동주 건축가만의 접근 방식이다. 유지관리가 편하도록 하는 것도 늘 고려한다.

“지역의 장소성이 다 다르죠. 그걸 저는 ‘무늬’라고 표현하는데, 자연환경과 지형을 되도록 살려내고 주변 건물과의 조화 등을 고려한 설계를 선보이려고 합니다.”

“지형을 손상하지 않고 싶어요. 구릉지가 있는 지역이면 대개 평지를 만드는데, 저는 가능한 지형을 살리는 쪽을 선택합니다. 구릉 위와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죠. 굳이 구릉을 평지로 만들고 옹벽을 세우고 그런 것은 안하고 싶죠. 건축적으로도 주변 환경으로도 좋지 않아요. 구릉과 아래 평지 등을 최대한 살리고, 지형에 따라 스카이라인을 다르게 조성하는 그런 설계가 좋아요.”

그는 건축가가 자연에 도전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연의 일부로, 자연을 살짝 빌리듯 한다고. 후손들이 이용할 공간이라는 점을 염두한다.

청주 한국전통공예촌 프로젝트에는 20년이 넘는 공을 들였다. 개발 시작부터 완성까지 그만큼의 시간이 걸린 것. 고향 상주에서도 꽃송이 버섯단지, 예술인 단지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종로 2가 공평동 인사동 복합시설 등도 준비하고 있다.

“상주에 100년 넘은 오두막 같은 초가집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상주 슬로우시티 선정에도 앞장 서 왔는데 실현까지가 참 어렵네요. 제가 상주에 작은 단위로라도 문화, 주변환경이 어우러진 슬로우시티 공간을 조성하는게 꿈이에요. 마지막 목표이자 항상 꿈꿔왔던 것이죠.”

이경옥 기자 kolee@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