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에어컨 필터와 에너지
[기자리뷰] 에어컨 필터와 에너지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2.11.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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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한수원 사외이사 선임 논란이 최근 일단락됐다. 해당 인사는 스스로 사임했지만 후폭풍이 컸다.

이번 사외이사 선발에서 이 인사는 "자신은 '정부의 탄소 중립 2050 정책' 달성을 위해 운영 중인 숙박업소 에어컨 필터를 깨끗이 청소한다"고 밝혔다. 또 "미 사용 플러그 뽑기, 고효율 전구 사용 등 전력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산업과 관련한 정부 정책의 이해도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기본 중의 기본(?)'을 제시했다.

어쩌면 해당 인사는 자신(일반국민)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을 제시했는지 모른다.

'플러그 뽑기, 고효율 가전제품 사용 등은 에너지공단이 '전력 절약'을 위해 국민들과 실천하고 있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포함되는 사항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문성과 관련 경험치다.

공공기관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부당·위법 경영행위로 인한 피해, 비위를 차단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한다. 기관이 하는 사업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추진하는 사업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잘못하는 점이 눈에 보인다. 이 같은 이력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다면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일 것이 뻔했다.

'낙하산' 논란이 제기되는 것도 당연하다. 한수원이 수행하는 원전 산업 등, 에너지 관련 이력이 전문한 인사는 국민의 힘 당협 간부를 지냈다. 정치권의 개입이 없이 선임이 진행됐다고 가정하면 한수원 인사검증시스템도 먹통이란 결론밖에 없다.

정권이 바뀌면 으레 공공기관·공기업 등 주요 인사 선임과 코드인사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필요불가결한 것일 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이력에 적합한 홍보실 직원도 아닌 사외이사 자리는 너무 넘쳤다.

줄줄이 남은 에너지 공공기관 인사에 대해서도 말들이 나오고 있다. 가스공사는 사장 공모에 1번 낙방한 최연혜 전 국민의힘 의원을 선임했고, 지역난방공사도 정용기 전 자유한국당 의원 선임을 예정했다.

두 사람 모두 에너지 관련 전문성은 없다. '국가 대계'인 에너지 정책을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