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대형공기청정기 3,996대 설치··· 공기질 더 나빠져
지하철 대형공기청정기 3,996대 설치··· 공기질 더 나빠져
  • 김현재 기자
  • 승인 2022.10.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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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선 쌍문역, 대형공기청정기 14대 설치했지만 미세먼지·초미세먼지 가장 나빠
김선교 의원, “196억 들여 서울시 지하철 공기청정기 설치하고 공기질은 더 나빠져”
김선교 의원.
김선교 의원.

[국토일보 김현재 기자] 서울시가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1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철(1~8호선) 역사 내에 대형공기청정기 3,996대를 설치했지만 공기질은 더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회의원(국민의힘, 경기 여주시·양평군)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0년부터 약 196억원의 예산을 들여 총 3,996대의 대형공기청정기를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1~8호선) 모든 역사 내에 설치했다. 1대당 평균 490만원을 웃도는 비용이다.

서울시는 1호선 10개역에 196대를 시작으로 2호선 654대, 3호선 510대 등 총 245개 역사에 3,996대의 대형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가 측정한 지하철 역사 내 공기질 측정결과 공기청정기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지난해의 미세먼지 수치가 전년도인 2020년도에 비해 오히려 0.2㎍/㎥ 높아졌다.

호선별로 살펴보면 미세먼지 수치가 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이 각각 7.7㎍/㎥ 높아졌으며 5호선이 6.6㎍/㎥, 4호선 5.5㎍/㎥ 증가했다.

또한 초미세먼지도 전체평균 0.9㎍/㎥ 증가했으며 3호선~7호선이 증가했다.

특히 쌍문역의 경우 2020년 12월에 14대의 대형공기청정기가 설치됐지만 미세먼지·초미세먼지의 수치가 2020년도에 68.4㎍/㎥, 46.4㎍/㎥에서 지난해는 144.2㎍/㎥, 88.6㎍/㎥로 대폭 증가해 서울에서 가장 공기질이 나쁜 지하철 역사로 기록됐다.

한편 지하철역사 내 공기청정기 설치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2019년에 예산을 투입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설치한 사업이며 서울시 뿐만 아니라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등 전국 지하철 역사를 대상으로 추진됐다.

김선교 의원은 이와 관련해 “200억에 육박하는 예산을 들여 설치한 지하철 역사 내 대형공기청정기가 사실상 대형선풍기 수준이다”며 “서울시 뿐 아니라 환경부 등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국적으로 추진된 사업인 만큼 전수조사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