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과도한 출장·도 넘은 경비사용 '철퇴'
HUG, 과도한 출장·도 넘은 경비사용 '철퇴'
  • 이경운 기자
  • 승인 2022.10.13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사 실(처)장 출장 중 거래업체와 골프라운딩

홍보실, 근무지 변경 없이 주 4회 출장… 용돈벌이 지적

이종배 의원, “허위출장 발견 시 환수·고발해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임직원들의 과도한 출장과 도 넘은 경비사용이 도마에 올랐다. HUG는 교통비·숙박비·일비 등을 ‘공무원 여비규정’ 보다 높게 책정해 왔다. 공무원의 경우 2급(국장급) 이상만 KTX 특실을 이용할 수 있으나, HUG는 4급 이상도 특실 이용이 가능했다. 일비·식비도 공무원은 각 2만원씩 지급하나, HUG는 일비 3만원, 식비 2만 5천원으로 가장 높았다.

출장여비 비교표.
출장여비 비교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종배(충북 충주시)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HUG의 방만 경영에 대해 지적했다.

권형택 전 HUG 사장(2020년~2022년 10년 7월)은 356일 중 211일(59%)을 출장 다녔다. 본사에 있는 날보다 외부에 있던 날이 더 많았던 것이다. 출장비로는 2,274만원을 사용했다. 특히, 출장 대부분이 목~금요일에 몰려있거나(약 56%), 공휴일 앞뒤로 출장을 사용했다.

2020년~2022년 8월 기준 이 모 경영전략본부장은 436일 중 216일(50%)을 출장 갔으며, 경비로 3,408만원을 썻다. 노 모 감사도 477일 중 119일(25%)을 출장에 사용했다. 창의융합최고위 정책과정, 최고위 과정(리더스포럼), 최고 감사인 과정 등 개인 교육과 이로 인한 워크샵도 출장에 포함시켜 사용했다.

윗선이 이렇다 보니 임원들의 수행, 보고, 결제를 위한 직원들의 출장도 다수 발생했다. 특히, ‘홍보 및 가치경영 업무’, ‘부서 내 업무처리’, ‘유관기관 업무협의’ 등 사유 및 결과가 불명확하거나 출장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출장보고도 타 기관의 경우 일시와 사유, 면담자, 성과 등을 자세히 기입하는 반면, HUG는 ‘유관기관 업무 협의’, ‘기재부 업무협의’ 등으로 간략하게 기재해 일탈을 초래했다.

이렇듯 출장 관리가 엉망인 가운데, 사내 블라인드에는 출장 중 거래업체 직원들로 추정되는 멤버들과 접대골프(2021년 9월 8일 오전 7시경 서울인근 회원제골프장)를 쳤다는 글도 올라왔다. 그럼에도 HUG는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 당일 출장인원이 총 16명임에도 본사 부서장 6명만 자체조사하고 ‘특이사항 없음’으로 종결한 것.

HUG 홍보팀의 출장도 의문투성이다. 효율적인 언론홍보업무 수행을 위해 근무지를 변경(서울→부산)했음에도 언론 간담회를 위해 서울로 잦은 출장을 가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사안이 다수 발견됐다. 서울이 근무지임에도 매주 부산으로 출장을 간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일주일(실근무일 5일)에 4일을 서울로 출장 가는데도 정작 근무지 변경은 하지 않은 직원도 있었다.

HUG 내부에서조차 몇몇 홍보실 직원들이 타 기관보다 많은 출장비로 용돈벌이를 하기 위해 불필요한 출장을 잡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종배 의원은 “HUG는 타 기관들에 비해 과도한 여비 규정을 바꾸고, 출장 기준을 엄격히 해 불필요한 출장을 최소화하기 바란다.”며, “임원들까지 방만한 상태임을 감안할 때 국토교통부가 나서 그동안 벌어진 출장들이 적절했는지 전수조사 해야 한다. 검사결과 허위 출장 발견 시 관련비용을 환수하고 횡령의 경우 직원을 징계·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