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 지명조사철은 어떻게 생겼을까
대한민국 최초 지명조사철은 어떻게 생겼을까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2.07.07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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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정보플랫폼 누리지베서 대한민국 최초 전국 지명조사철을 볼 수 있다.
국토정보플랫폼 누리지베서 대한민국 최초 전국 지명조사철을 볼 수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명 가치 담은 방대한 역사기록물 서비스
한국전쟁 후 당시 사회상을 지명 관점에서 들여다 볼 수 있어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대한민국 최초 지명조사철은 어떻게 생겼을까.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명과 지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학계의 관련 분야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1959년에 작성된 대한민국 최초 전국 지명조사철 194권을 2022년 7월 6일부터 국토정보플랫폼에 공개했다.

지명은 산, 하천, 호수 등과 같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형(地形)이나 교량, 터널, 교차로 등 지물(地物)·지역(地域)에 부여된 이름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지명조사철은 1959년 시행된 지명조사사업 과정에서 전국 모든 읍․면․동 현지 조사 바탕으로 작성된 공간정보 역사기록물이다. 총 1만 5,0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자료로서, 작성된 지 60여 년 만에 처음 일반에 선보이게 됐다.

1950년대는 각 지형․지물이나 주요 장소를 일컫는 지명에 대해 부르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경우가 많았다. 이에 정부는 지명 혼선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주요 지명 통일․제정을 목적으로 지명조사사업을 추진했다.

지명조사사업은 국토지리정보원의 전신인 지리연구소 내에 설치된 중앙지명제정위원회와 시․도, 시․군, 읍․면․동에 각각 설치된 각급 지명제정위원회(지명위원회)를 통해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전국 각지 읍․면장, 이장 등을 포함해 각급 지명위원회에 참여한 인원은 3만 3,000명에 이르렀으며, 사업의 성격이나 규모로 볼 때 이 사업은 당시로서는 건국이래 처음 이루어진 최대 규모의 공간정보 구축사업이었다.

지명조사철에는 조사지역(행정구역), 조사용 도면, 각 지명별 조사결과가 수록돼 있다. 지명별 조사결과 부분에는 현지에서 불리는 지명, 지명의 종류, 경위도, 지명 유래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아울러 조사결과에는 마을, 산업시설 등 지명의 종류에 따라 거주 가구 수, 근무자 수 등도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어, 지명조사철은 통해 당시의 사회상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정부는 지명조사철 내용을 근거로 1961년에 8만여건을 ‘표준지명사용에 관한 건’으로 관보에 고시했고, 1963년에는 이렇게 고시된 표준지명을 근간으로 건국 이래 최초의 민간 지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1961년에 실시한 표준지명의 고시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명 고시 제도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사공호상 원장은 “지명에는 해당 장소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가치관이 반영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자료 공개를 통해 한국전쟁 이후 국토재건에 박차를 가하던 당시의 국토공간정보와 사회상을 지명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명에 대한 방대한 역사기록물인 지명조사철 전문이 공개되는 만큼 관련 학계를 통해 깊이 있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명조사철의 구성.
지명조사철의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