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의 날 특집] 한국철도협회 손명선 상임부회장에게 듣는다
[철도의 날 특집] 한국철도협회 손명선 상임부회장에게 듣는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2.06.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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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철도, 국가신성장사업 도약 총력
K-철도산업 플랫폼으로 해외시장 확충 지원

세계철도시장 2025년까지 연평균 2.3% 성장 추정
철도산업 상생협력 강화 및 전문인력 양성체계 구축
글로벌 진출 지원 및 해외진출 지원사업 성과창출
신사업 발굴·수익창출 다변화, 조직역량 강화 집중

[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현재 글로벌 최대 관심사는 환경과 기후 문제다. 이러한 가운데 철도는 에너지 소비량이 승용차 6분의 1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분의 1에 불과하다. 교통혼잡과 대기오염, 기후변화 대응에 맞춰 ‘친환경 교통’이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철도 투자 중요성이 대두되는 대목이다.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의 가장 확실한 교통대안인 철도 투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탄소배출 감축은 국가적인 대명제입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철도교통 투자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지요”

국토교통부 건설, 철도, 교통 등 주요 요직을 두루 섭렵한 35년 정통 관료출신 한국철도협회 손명선 부회장의 철도산업 지론이다. 국내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철도 인프라의 미흡이 사실이기에 지속적인 물량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손 상임부회장을 만나 철도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들어봤다.

 

- 한국철도협회 주요 업무는.
▲ 한국철도협회는 철도산업에 관련된 기업과 기관, 단체 및 이에 관한 업무에 종사하는 업계가 철도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해외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철도분야 정책, 안전 및 기술 개발, 정보의 관리 및 공동 활용, 전문 인력의 교육 및 양성, 해외철도 진출을 위한 현지조사 및 지원, 철도에 관한 조사·연구·간행물 발간 등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 해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협회의 지원 역할은.
▲ 협회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철도시장 진출 및 수출을 지원에 힘쓰는 기관이다. 특히 철도용품 국제인증 취득지원, 글로벌 철도연수과정, 국제철도전문가 과정, 철도장학금 및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 등을 하고 있다.

 

- 국내기업의 철도용품 국제인증 지원성과는.
▲ 2018년부터 35개사가 51건을 신청했다. 이 중에서 올해 5월말 기준 19개사가 25건의 국제인증 취득을 완료했다. 안전인증(SIL)이 12건, 품질인증(ISO/TS 2216, 구 IRIS)이 8건, 기타 용접 및 미국 AAR QA-5000인증이 5건이다. 이중에서 차량 도어시스템(SIL4, 이집트 87억원), 수직형 스크린도어(SIL4, 프랑스 37억원), 차량차체(ISO/TS 2216, 폴란드 56억원), 차량내장재(ISO/TS 2216, 방글라데시 29억원·탄자니아 15억원), 윤축(AAR QA-5000, 미국 3억원), CCTV시스템(ISO/TS 2216, 터키 2억원) 등은 발주처에서 요구하는 인증취득으로 386억원 상당의 수출성과를 달성했다.

그동안 수입품에 의존하던 선로변 제어유니트(SIL4), 차상신호장치(SIL4), 범용 CPU모듈(SIL4) 등은 국산기술개발 및 인증취득으로 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 광주지하철 등 국내 철도운영기관에 납품함으로써 742억원의 수입 대체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 글로벌 철도연수생은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 글로벌 철도연수과정은 해외철도 발주가 예상되는 국가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문화 및 선진 철도기술을 교육해 자국 철도 핵심인력으로 성장토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내기업 해외진출 시 인적 네트워크로 활용하고 있다.

1년 석사과정으로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39명, 몽골 등 중앙아시아 25명,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9명, 코스타리카·페루 등 중남미 2명, 터키 3명 등 총 17개국 78명을 선발해 59명이 수료했으며, 현재 19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연수생 국가의 철도 현황과 향후 철도망 구축계획, 발주정보 등을 취득하고 국내업체 소개 및 기술력 발표를 통해 홍보와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 국내기업과 연수생들의 소규모 및 개별 만남을 통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해외수주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대표 사례로 지난해 수주한 몽골 타반톨고이~준바얀 신호통신 시스템 구축사업을 들 수 있다. 여기서 몽골 철도현황 및 추진계획 자료와 사전조사를 위한 몽골 철도 도면, 노반 및 궤도 분야 등 설계도 등을 제공받았고, 발주처 경영진 소개 등을 통해 최종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 국제철도전문가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 국제철도전문가 과정은 해외진출 관련 철도분야 종사자의 국제표준계약(FIDIC), 금융 조달방안, 철도인터페이스, 비즈니스 영어 등의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업무역량을 길러 해외철도 차량 등 수출 및 수주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큰 성과가 없었지만 2020년 이 과정을 이수한 수료생들이 약 3조3,000억원 규모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건설사업 수주를 성공하는 등 가시적 교육성과 창출로 이어져 지속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기본과정과 심화과정 2개 반을 개설했다. 기본과정에는 비즈니스 영어, 사업타당성 분석 및 설계, 조달, 전기·전자 및 기계분야, 운영 및 유지보수분야 등을 배운다. 심화과정에선 국제표준계약(FIDIC), PPP(Public-Private Partnership) 국제금융, 비즈니스 영어, PM 스킬 에 대해 학습한다.

 

- 국제철도전문가 과정 수료생들의 해외진출 실적은.
▲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외에도 탄자니아 ENR 신호 현대화 사업(3,354억원), 이집트 ENR 신호 현대화 사업(1,250억원), 브라질 상파울루 메트로 1,2,3호선 PSD 공급(532억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LRT 1단계 건설(182억원), 인도네시아 경전철 PMC 용역(22억원), 코스타리카 철도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8억4,000만원)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당 사업수주 과정에서 국제철도전문가 교육 수료생들이 대부분 계약검토 및 제안서 작성, 발주처와 협상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교육성과는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수료생이 증가하고, 수료한 학생들이 회사에서 핵심역할을 수행하는 위치로 성장하게 되면 지속 해외진출 수주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국제철도전문가를 많이 양성해야 할 것 같다.
▲ 그렇다. 협회뿐만 아니라 해외건설협회 및 충북대 등에서도 해외 전문가 양성과정을 장·단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언어문제를 비롯해 인력양성이 가장 절실하다는 의견이 많으므로, 정부에서 국제철도 전문가 양성을 지원하는 정책을 지금보다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 국내기업이 해외 철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가.
▲ 우리나라는 현재 일본(신칸센), 프랑스(TGV), 독일(ICE), 스페인(AVE)에 이어 세계 5번째 고속철도 보유한 철도 강국이다. 철도기술도 획기적으로 발전하며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크게 줄였다. 특히 최근 5년간 해외철도 건설관련 수주현황을 보면, 철도의 차량 및 부품, 침목, 레일, 전자기기 및 기계류 등 2016년 5억8,000만 달러 기록 후 2020년 현대로템 등 완성차 제작사에서 객차 및 화차 등 약 8억 달러를 수출하며 수주 폭을 크게 상승시켰다.

 

- 해외 철도시장 진출이 아직 아시아에 편중된 것 같다.
▲ 최근 5년간 지속 성장세이긴 하나 여전히 아시아에 치중돼 있는 것이 맞다. 진출 분야도 ‘시공’이 아닌 ‘용역’ 분야에 집중돼 있다. 해외철도 수주 시 국내기업간 경쟁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인지도가 낮은 철도용품 제작 중소기업은 해외수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 시 국가 주도(철도협회에 위탁) 하에 팀코리아를 구성해서 국내 업체간 과열경쟁을 방지하고 공공기관과 중소기업이 함께 판로를 개척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끝으로 철도산업계에 전하는 메시지.
▲ 철도는 차량, 신호, 통신, 전자, 전기, 토목, 건축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된 종합산업으로 그 나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큰 산업이다. 유럽철도산업연맹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세계철도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해외 철도시장 진출이 국가 신성장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협회는 K-철도산업의 플랫폼으로 국내 기업들의 교두보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정리=김준현 기자 kjh@ikld.kr
사진=한동현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