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도로 산업의 미래 어디로 가야하나?
[특별기고]도로 산업의 미래 어디로 가야하나?
  • 국토일보
  • 승인 2012.07.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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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 이석홍 상무

-도로의 날 특별 기고

도로 산업의 미래 어디로 가야하나?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 이석홍 상무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의 대동맥 역할을 담당했던 도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차량들로 인해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도로연장이 미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총 도로연장도 일본의 10분의 1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제한적인 국토, 천문학적인 공사비 등으로 인해 혈관을 확장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더디게 흐르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줄 기술로, 기존 도로의 안전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지능형교통체계, 즉 ITS (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의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ITS는 우리나라나 교통량이 많은 선진국가들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급성장 하고 있는 신생국가의 인프라 건설에 있어서도 교통의 효율화를 위해 함께 고려돼야 할 사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일례로 쿠웨이트 쉐이크 자베르 코즈웨이의 경우는 설계단계에서부터 ITS를 적극 고려한 첨단 도로 시스템으로,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를 구현하려 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2020년까지 4차로 이상의 모든 국도에 ITS시설을 확충할 계획에 있으며,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에서는 범정부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산업에 ITS 분야를 포함해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2009년에 발표했다.

또 유엔의 미래 보고서는 2030년 교통의 발달로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이 되고 자기부상열차, 자동화 고속도로가 도입될 것이라는 내용을 공개했다. 

첨단교통의 발달은 결국, 인프라의 발달이 전제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도로 산업의 미래는 이용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C-ITS(Cooperative-ITS) 기반의 차세대 ITS기술을 적용한 도로를 구현하는데 있다.

도로 인프라 시설이 스마트해지면 자동차와 도로의 양방향 통신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도로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이러한 움직임이 국토해양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현대건설의 협력하에 진행되고 있다.

기존과 차별화되는 한단계 진일보한 ITS를 제2영동고속도로에 구축해 도로 및 교통정보를 인프라와 차량 간 상호 통신하게 함으로써, 전방의 교통상태와 위험구간 등의 정보를 통한 안전성 확보 및 원활한 교통흐름을 구현하는 사업이 체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또한 초기단계이지만 무인운행에 필요한 차로정보, 노면정보 및 지형정보 등을 자동차에 제공해 자율적인 판단에 의해 무인운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연구도 향후 수행 예정이다.

기존 ITS는 도로 정보를 일방향으로 수집 및 제공하는 단순한 형태였으나, 차세대 ITS는 도로와 차량이 정보를 주고받으며 상호 협력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은 양방향 통신에 기반한 V2X (V2I, V2V)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상용화하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일본 국토교통성이 2020년대 실현을 목표로 이달부터 전문가 검토회를 설치해 고속도로 자동운전시스템인 ‘오토 파일럿 시스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고 보도됐다.

이는 도로인프라, 차량, ITS기술이 통합적으로 고려돼야만 가능한 시스템으로, 지금까지 도로인프라, 차량, ITS기술이 각 개별적으로 기술이 연구되고 발전돼 왔다면, 이제는 서로간의 정보와 통신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실정이다.

유명한 골퍼의 경기를 보다보면 그림 같은 샷을 만들어내는 그들의 기교에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하지만, 그의 옆에서 복잡한 코스의 지형과 바람, 그린상태 등의 다양한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고 함께 의견을 주고받는 캐디가 늘 함께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ITS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ITS기술이라 하면, 차량기술에 국한하거나, 일반 SI (System Integration)사의 기술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ITS기술을 최적화 하기위해서는 골프 코스에 맞춰 골퍼와 캐디가 함께 멋진 샷을 만들어 가듯이, 도로인프라와 차량 그리고 IT기술이 함께 통합적으로 고려돼야만 완전한 ITS기술이라 할 수 있고, 완성도가 높아진다.

앞으로 도로 사업은 과거의 최소비용에 기초한 단순 설계·시공이 아닌 도로, 자동차, IT의 유기적 연계를 반영한 효율적 ITS설계 및 시공이 중요한 열쇠이며 경쟁력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IT분야의 세계 최고의 기술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동차 분야에서 세계 5위의 강대국이고 건설 분야에서도 설계 및 시공 능력 세계 100위권 업체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건설강국이다.

따라서 IT, 건설, 자동차가 결합이 된다면, 시너지를 통한 많은 파급효과를 발생시키고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