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만 용산공원 개방… 오염 우려는 '지속'
120년만 용산공원 개방… 오염 우려는 '지속'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2.06.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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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열흘간 하루 2천500명에 개방
바람개비 정원 앞 ‘인증샷’
원희룡 국토부 장관(가운데)이 관광객들과 바람개비 정원 앞에서 ‘인증샷’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오염정화 먼저 하라” 반대 시위도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미군에게 반환받은 용산공원 일부가 120년 만에 열렸다. 시범 개방 부지는 신용산역을 시작으로, 장군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을 지나 스포츠필드(국립중앙박물관 북측)에 이르는 직선거리 약 1.1km 대규모 공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시범개방 지역은 전체 반환부지(63만4,000㎡) 중 약 16%인 10만㎡로, 주한미군 가족과 학생들이 수십년 간 일상생활을 하던 학교와 숙소 등 위치한 곳이다.

방문객은 과거 미군들이 사용하던 장군숙소, 대통령실 남측구역, 스포츠필드 등 특색있는 구역을 둘러볼 수 있다. 회차별로 500명, 하루 최대 2,500명이 관람이 가능하다.

시범개방 시작점이자 이국 풍광을 자랑하는 이 구역은 무성한 나무 그늘 아래 방문객이 쉬어갈 수 있는 장소다. 곳곳에 벤치를 배치하고, 시멘트 조각과 구덩이와 같은 장애물을 제거해 쾌적하게 걸으며 주변을 감상할 수 있다.

탁 트인 풍광과 함께 길섶으로 늘어선 플라타너스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대통령실 남측 구역은 식음료 코너가 있는 휴게공간(일명 카페거리)으로, 사람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특히 이 구역에서 진행되는 대통령실 앞뜰 방문 프로그램은 대통령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용산공원을 찾은 국민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시범개방은 장기간 폐쇄적인 공간이었던 용산기지가 대통령실 이전과 함께 열린 공간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국민과 함께 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용산시민모임 등은 한국환경공단이 시범개방 부지 인근 ‘스포츠필드’ 등에서 발암물질 ‘비소’와 독성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공원 설립이 가능한 토양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점을 들며 개방을 반대하고 있다.

환경공단 ‘위해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반환부지 토양에서 오염물질인 다이옥신이 기준치 34.8배 초과, 비소가 기준치 39.9% 초과, TPH성분도 기준치 29배 초과, 중금속오염도 수십 배 초과로 검출됐다.

정주원 진보당 기후위기 대응 특별위원장은 “용산공원 개방보다 오염정화가 먼저다. 졸속 개방을 규탄한다”고 촉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 위해성 우려가 있는 지역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도로포장, 잔디식재 등을 통해 토양의 직접적 인체접촉을 최대한 차단했다”며 “특히 방문객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스포츠필드 지역은 이미 환경 저감조치를 끝냈다”고 말했다.

원희룡 장관도 시범공원 행사에서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위험한 게 있으면 안 되기에 오염물질이 있는 곳들은 배제하면서 공원 활용 부지를 정하고 이동 동선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시흥시갑)은 국토부가 밝힌 저감조치는 오염토지를 포장해 덮는 ‘토사피복’과 공원 체류시간 제한 등은 임시방편뿐이라며, 토양 굴착정화 등 근본적 방안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9월에 정식개방을 한다지만 토지굴착 등 더욱 근본적 정화조치를 전제로 한 개방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