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연,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 개발… 정밀검사․점검자 안전 확보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건설연,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 개발… 정밀검사․점검자 안전 확보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22.05.1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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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시설물 점검대상 100여개… 1개당 8명 인력 투입․10일 이상 소요
열악한 점검환경서 점검자 안전 지켜 안전사고 사전 차단 ‘획기적’

드론 활용, 어려운 영역까지 효율적 점검… 유지관리 및 인력 관리 비용절감
김병석 원장 “신속․정확․안전하게 점검… 항만시설물과 점검자 안전 모두 확보”

항만시설물 점검 중인 드론. 드론이 육상에서 접근이 어려운 항만시설물의 점검을 실시, 안전점검 효율성 극대화는 물론 작업자 안전까지 확보하게 됐다.
항만시설물 점검 중인 드론. 드론이 육상에서 접근이 어려운 항만시설물의 점검을 실시, 안전점검 효율성 극대화는 물론 작업자 안전까지 확보하게 됐다.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드론을 활용한 항만시설물 점검체계가 개발, 시설물 안전점검은 물론 점검자의 안전까지 확보하는 등 큰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특히 육상에서 접근이 어려운 영역까지 점검이 가능해 유지관리 비용절감 뿐만아니라 인력 관리 측면에서도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이하 건설연)은 드론과 AI분석 기법을 활용해 항만시설물의 접근이 어려웠던 영역을 점검할 수 있고, 손상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점검체계(이하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항만시설물은 국내 수출입 화물 물동량의 90% 이상을 처리하며 물류에 있어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핵심적인 사회기반시설이다. 이러한 항만시설물은 2020년 기준, 30년 이상 경과된 시설물이 284개소로 약 26%에 해당하며, 2040년에는 8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항만시설물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한편,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노후 항만시설물의 점검 및 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실정이다.

항만시설물 점검 시 점검자들이 점검용 선박을 타고 직접 시설물에 가까이 접근해 균열, 파손 등 위치를 확인하고 손상 수준을 측정하면서 검사를 수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접근의 어려움으로 인해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점검 사각지대가 생길 수도 있으며, 점검 중에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건설연 구조연구본부 연구팀(팀장 민지영 박사)은 드론을 항만시설물 점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점검체계를 개발했다. 개발된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는 시설물의 안전은 물론 점검자의 안전까지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을 인공지능을 활용, 분석하기 위해 정량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평가체계의 신뢰성을 제고했다는 게 건설연 측 설명이다.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는 날개가 고정된 비행기 모양의 고정익 드론이 150m 미만의 높은 고도에서 영상을 촬영해 항만 내 전체 시설물의 형상변화를 점검하고 평가한다. 또한 헬리콥터 모양의 회전익 드론은 시설물에 7m까지 접근해 항만시설의 균열, 파손, 부식 등 손상을 자세하게 점검하고 평가한다. 건설연은 드론을 활용해 구조물의 형상 및 손상을 모두 혹은 각각 평가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점검체계를 구성했으며 그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항만시설물의 경우 일반 인프라 시설물에서 나타나는 손상 뿐만아니라, 선박이나 파랑(해수의 주기적인 운동)에 의한 파손, 마모, 침식, 충격손상 등 더욱 세분화된 손상이 발생한다. 또한 국토부의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 실시 세부지침’에 따르면 손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교량, 터널 등과 달리 항만시설은 점검자가 정성적으로 판단 및 평가하기 때문에 주관적 판단에 따라 평가 결과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드론으로 근접 촬영한 점검영상은 점검자의 육안에 의한 판단이 아닌 AI 기법을 통해 손상 발생 정도를 정량적인 수치로 분석해야 하므로 그에 따른 정량적 평가기준이 필요하다. 이에 항만공사, 국토안전관리원, 항만시설 진단‧점검업체, 드론운용기업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 현행 점검지표 및 평가기준을 드론 점검체계에 적합하도록 개선했다. 개발된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는 사용연수 경과에 의한 자연적인 ‘열화손상’과 선박, 파랑 등에 의한 ‘외부요인손상’으로 손상평가 점검지표를 이원화했다.

AI 기법을 통해 손상 발생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항만시설에 발생한 균열, 박락(철근부식에 의한 콘크리트 덮개의 탈락), 파손 등 손상을 포함한 학습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 이때, 선 형상의 균열, 면 형상의 박리, 박락, 파손, 충격손상 등을 구분한다. 면 형상 손상은 열화손상과 외부요인 손상이 모두 해당하므로 이를 구분하기 위해 내부 철근이 노출됐는지 여부를 함께 판별한다. 철근이 노출되면 형상 손상은 열화손상으로, 그렇지 않은 손상은 외부요인 손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건설연은 이미 보유한 학습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신 AI 분석 모델을 적용해 손상을 평가했을 때 90% 이상의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항만시설물 안전점검 대상은 현재 약 100여 개로 항만시설 1개당 8명의 인력이 투입돼 최소 10일 이상이 소요된다. 정기 안전점검은 매년 2회 이상 수행돼야 함에 따라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드론을 활용하면, 육상에서 접근이 어려운 영역까지 효율적으로 점검할 수 있어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력 관리 측면에서도 큰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건설연 김병석 원장은 “개발된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는 기존 재래식 점검방식에 비해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하게 점검할 수 있는 실무적인 방안”이라며 “항만시설물과 점검자의 안전을 모두 확보하는데 역할이 강조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드론활용서비스 지원사업으로 ‘산업용 드론중심 해안지역 특화 스마트 시설물 능동형 관리기술 및 사업모델 개발(2020~2022)’과제를 통해 도출됐다.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 진행 절차. 자료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드론 활용 항만시설물 점검체계 진행 절차. 자료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