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유지관리자 되기 어렵네"… 경력자들, 자격증 난이도에 '한숨'
"기계설비유지관리자 되기 어렵네"… 경력자들, 자격증 난이도에 '한숨'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2.05.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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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산업기사 자격증 열역학 과목을 학습하는 공동주택 시설관리자 모습.
에너지산업기사 자격증 열역학 과목을 학습하는 공동주택 시설관리자 모습.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시설관리자 최 모씨(37)씨는 오늘도 당직근무 시간에 에너지관리산업기사 자격증 취득공부에 열을 올린다.

앞으로 공동주택 기계설비유지관리자로 선임되기 위해선 이에 준하는 자격이 필수로 요구된다지만,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최 모씨에겐 열역학 공부가 쉽지만은 않다. 자격증 취득 외에는 방법이 없는 걸까.

2020년 4월 18일 국토교통부의 기계설비법 시행에 따라 건축물 기계설비 안전 및 성능 확보와 효율적 관리를 위해 건축물 등에 설치된 기계설비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는 유지관리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해야 한다. 참고로 주택관리사인 아파트관리사무소 소장이나 전기기사인 과장은 기계설비유지관리자로 겸직할 수 없다.

등급은 보통 학력, 경력, 자격 세 가지를 합산해서 산정하게 된다. 최 모씨처럼 기존 시설관리자는 300세대 이상 500세대 미만 중앙집중식(지역) 난방방식 공동주택에 해당돼 초급 등급을 보유하고 있어야 기계설비유지관리자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초급 등급은 실무경력과 교육을 3년 이상 수행한 자로, 초급건설기술인, 산업기사, 기사 자격증을 보유한 자들이 유지관리자로 지정된다.

현재 해당 건축물 등에서 초급등급의 기계설비유지관리자는 2023년 4월 17일까지 선임돼야 하며, 성능점검은 이듬해까지 수행해야 한다. 다만 2020년 4월 18일 전부터 본래 이 업무를 수행하던 관리자들은 등급여부와 상관없이 2026년 4월 17일까지 선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한까지 비자격 기존 시설관리자들은 건축설비, 배관, 건설기계설비, 공조냉동기계, 용접, 에너지관리 산업기사 중 하나를 따로 공부해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예로 에너지관리산업기사를 보면, 필기시험은 연소공학, 열역학, 계측방법, 열설비재료 및 관계법규 과목으로 과목당 20문항, 객관식 4지 택일형이다. 실기시험은 열관리 실무로, 작업형(동영상 : 1시간 30분, 종합응용배관작업 :3시간) 방식이다. 관련과목을 대학에서 이수하지 못한 시설관리자들은 역학과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공동주택 시설관리자들은 공통적으로 "많은 인원이 거주하는 공간이고,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곳에 전문적 기계설비유지관리자가 선임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자격증없이 일하던 시설직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시설관리자 최 모씨 역시 “에너지관리산업기사 합격률이 30% 정도라고 들었다”며 “일회성 시험도 중요하지만 연단위 교육을 통한 교육수료 방식으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관계자는 “보통 공동주택의 경우 설비공조 자체가 복잡하지 않아 초급의 경우 실질적으로 기능사 이상의 자격은 필요 없다”며 “다만 기계설비법의 설립 목적에는 동의하고 있어 국토부에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지속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이미 선임 등급을 확인하는 대한기계설비협회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계설비협회 관계자는 “초급 등급은 산업기사 이상 자격증부터 인정 되긴 하지만 법적 근거조항에 따른 세부관리 기준은 아직 없다”며 “다만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승급제도 수료 방식 개선 등 올해 국토부와 협의해서 관련기준 고시를 정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