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28주년 특별기획] ‘해상풍력’ 지역경제 新 성장 엔진으로 거듭난다
[창사28주년 특별기획] ‘해상풍력’ 지역경제 新 성장 엔진으로 거듭난다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2.03.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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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전환, 분산형 장점 일자리 창출 등 기여  
조선·해양 등 연관 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 상승  
관광상품·지역상권 활성화 등 부동산가치상승 등 기대
탄소제로 목표 위한 ‘한국판 그린 뉴딜 프로젝트’ 핵심

부산 청사포 앞바다에서 추진되고 있는 40M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조감도).
부산 청사포 앞바다에서 추진되고 있는 40M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조감도).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전 세계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국제 사회는 화석연료 기반의 경제에서 탈피하고자 탄소중립 계획 수립 및 이행을 위한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 한국판 뉴딜 2.0을 선언하며 그린 뉴딜을 통한 탄소중립 추진 기반 구축 실행 의지를 드러냈고,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각 국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제 구조 전환을 통한 시장 점유, 고용, 투자의 확대를 위함이기도 하다.

탄소중립 핵심으로 여겨지는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에너지 전환은 발전단지 증설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연관 산업 활성화, 신기술 연구 관련 인력 증대 등의 저변 확장으로 이어지는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은 분산형 시스템 구축이라는 점에서 지역의 일자리 창출 및 경제 성장의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들도 탄소중립 계획 수립 및 이행을 위한 에너지 전환 구축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 중인 전남과 울산이 선두에 있다.

올해 초 상업 운전을 시작한 신안 태양광 발전단지는 연간 4만9,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고, 발전소의 전력 판매 수익 중 연간 26억원을 투자에 참여한 주민조합에 지급해 지역 소득 증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전남의 8.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과 울산의 9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은 각 지역에 몇십 만개의 관련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 경제 발전의 새로운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시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시 도시 세부계획에는 서부산권 신재생에너지 자립(탄소중립)도시 조성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

부산은 ‘시민과 함께 실현해가는 클린에너지 도시 부산’을 비전으로 선포하고,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을 2025년까지 8.5%, 2040년에는 4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부산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부산의 2050 탄소중립 도시 실현을 위해서는 시장 잠재량이 유력한 풍력과 태양광 위주의 신산업 투자 및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 조선 및 해양플랜트 산업 활성화 및 양질 일자리 창출

바닷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 해상풍력은 2050년 탄소제로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그린 뉴딜 프로젝트’의 핵심 축이다.

해상풍력은 국토의 한계를 뛰어넘고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으로 가는 효과적인 수단이자 지역 경제를 살리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손꼽힌다.

해상풍력의 건설, 관리, 운영에 필요한 기술은 진입장벽이 높고 20년 이상의 해상풍력 관리 및 운영 기간 동안 꾸준히 관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특히 발전단지 주변의 어업 활동, 해상 교통 등과 조화롭게 운영돼야 한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을 자세히 아는 전문가가 필요한 사업이다.

따라서 현지 기업들이 해상풍력 사업 추진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침체돼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는 2021년 보고서에서 해상풍력은 MW당 17.29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또한 해상풍력 관련 인력이 고평가 받고 있다는 점에서 해상풍력단지 조성은 인재 전략을 통한 각 지역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전세계에서 해상풍력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해상풍력 사업을 통해 관련 기술과 경험을 익힌 국내 및 지역기업들의 해외진출 및 수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주민참여제도가 마련돼 있어 주민들에게 일정한 수익이 배분되는 지역 소득 사업이 될 수도 있다. 

주민참여제도는 일정비율 이상의 주민이 사업 참여 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사업자에게 추가 부여해 사업자가 가중치 수익금을 주민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다 더 많은 주민들에게 발전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내용 개편 중에 있어 지역 소득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GIG(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는 해상풍력 사업과 관련한 일자리는 지역 주민의 자녀들을 우선 채용할 계획이며 애초부터 ‘주민 참여’와 ‘지역주민 자녀 우선 채용’을 큰 골격으로 설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관광명소로 부상, 지역상권 활성화 기대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해양 산업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관광산업 활성화와 골목경제 부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 관광 자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국내 해상풍력의 선도모델은 우리나라 최초로 상업 운전을 시작한 제주 탐라 해상풍력발전이다.

탐라 해상풍력은 설비 용량 30MW 규모로, 2017년 제주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해안선에서 800m 떨어진 해안에 건설됐다.

건설 전에는 생활 소음을 발생시킬 것이라는 일부 주민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파도 소리나 바람 소리 등에 묻혀 발전기 가동으로 인한 소음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준공 이후의 주된 의견이다.

또 준공 이후 제주를 찾는 MZ세대들의 주요 인스타 성지로 소문이 나면서 제주 해변일주도로의 주요 관광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외의 사례로는 덴마크 미델그룬덴 해상풍력단지를 육지에서 가까운 해상풍력 관광명소로 꼽을 수 있다.

미델그루덴 해상풍력단지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해상에서 3km 떨어진 곳에 설치된 40MW 소규모 해상풍력단지다. 아름다운 경관으로 매년 200만명이 크루즈선상투어 관광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부산은 해양문화도시로서 관광 산업을 꾸준히 발전시켜왔으며, 2020년에는 대한민국 제1호 국제관광도시에 선정돼 관광자원 개발 및 홍보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 청사포 해변에서 약 1.5km 떨어져 위치할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앞선 해상풍력단지 사례처럼 뛰어난 해변 경관을 조성해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해상풍력발전기에 조명을 설치해 부산의 또다른 야경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풍력단지를 굽어보는 위치에 설치될 해상풍력 기념관 혹은 체험관을 통한 관광 코스 개발도 기대해볼 수 있다.

대도시 탄소중립 실현 모범 사례의 의의를 바탕으로 미래세대에게 청정에너지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려주는 체험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이에 더해 해운대 일대를 따라 운행하는 해변열차와 스카이 캡슐과 같은 부산 대표 해변 관광 코스에서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전경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어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고, 나아가 부동산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전반적인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