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품질불량․안전불감증이 만들어낸 후진국형 人災”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품질불량․안전불감증이 만들어낸 후진국형 人災”
  • 하종숙 기자
  • 승인 2022.01.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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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술사회,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조사단’ 가동

공기단축 위한 무리한 골조공사로 콘크리트 강도 저하 등 품질불량
콘크리트 구조물 불안전한 상태서 영하의 기후조건 더욱 악화 ‘추정’

한국기술사회가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조사단을 구성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은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공사 붕괴현장. 사진제공=국토교통부.
한국기술사회가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조사단을 구성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은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공사 붕괴현장. 사진제공=국토교통부.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한국기술사회(회장 주승호)가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아파크 신축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아파트 구조물 붕괴 사고와 관련, 원인조사를 위해 기술사들로 구성된 중앙사고조사단(단장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을 구성, 운영에 나섰다.

기술사회는 사고원인을 공기단축을 위한 무리한 골조공사 진행으로 말미암아 콘트리트 강도저하 등 품질관리 불량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구조물 안전성이 저하된 상태인데 여기에 콘크리트 설계강도 발현 이전에 콘크리트 타설로 인해 시공하중과 바람 등의 작용으로 안전성이 저하되면서 슬래브 등이 붕괴된 것으로 추정했다.

기술사회가 추정한 사고원인은 다음과 같다.

파괴 형상

사고가 발생한 201동 남서쪽 베이(bay) 슬래브와 남서쪽 코너의 기둥은 24층 위쪽으로 완전히 파괴됐고 남동쪽은 코너 기둥만 남기고 거실과 안방, 주방 슬래브 전체가 붕괴됐다. 39층 옥상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최상층의 남동쪽 구간이 하부로(24층 정도로 추정) 완전히 파괴됐다.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남쪽 갱폼은 하부로 탈락된 상태이고 남동쪽 크레인의 월 타이(버팀 지지대)는 일부개소가 콘크리트 부착면과 탈락됐다. 크레인은 약 20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사고발생 원인 추정

기술사회는 콘크리트 구조물의 불안전한 상태에서 기온, 바람 등 기후조건이 더욱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우선 콘트리트 강도저하 등 품질관리 불량으로 구조물 안전성 저하됐으며 공기단축을 위한 무리한 골조공사 진행으로 화를 불렀다는 것. 기술사회는 콘크리트 설계강도 발현 이전 시공하중 작용으로 안전성 미흡을 지적했다.

또한 영하의 기온 속에서 고층에 부는 바람의 영향으로 갱폼, 크레인 등이 콘크리트 구조물 안전성에 영향 미쳤다는 추정이다.

기술사회는 ‘콘트리트 강도저하 등 품질관리 불량’을 지적했다. 붕괴가 발생된 주된 이유는 공기단축을 위해 겨울철 무리한 콘크리트 공사를 실시함에 따라 콘크리트 강도 저하에 따른 품질불량으로 대규모 붕괴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했다. 즉 콘크리트가 초기에 얼면 경화력을 잃어 강도도 나오지 않으므로 겨울철 공사에서는 콘크리트가 얼지 않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준공기간(2022년 11월, 현재 공정율 58%)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면서 강도발현에 문제가 있는 품질관리 불량이 의심된다는 것.

겨울과 같이 기온이 낮을 때는 콘크리트가 경화되기까지의 시간이 길어지고 경화되고 나서의 강도증진도 약하므로 초기에 콘크리트가 얼 염려가 있다. 보통 콘크리트는 -0.5~-2℃이하가 되면 얼게 된다.

‘공기단축을 위한 무리한 공사 진행’도 지적됐다. 2022년 11월 예정인 준공기간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골조공사 진행하면서 품질관리 불량과 더불어 구조물 안전성이 불량해지면서 붕괴 발생을 유발했다는 추정이다.

기술사회는 콘크리트는 설계강도 발현 이전에 거푸집을 탈형하고 동바리를 제거하며 이 때 콘크리트를 타설하게 되면 이를 지지하고 있던 슬래브는 아직 굳지 않은 상태에서 시공하중(타설하중, 작업하중, 거푸집하중 등)이 가해지게 되고, 이러한 시공하중은 시공 중인 구조물의 안전성과 사용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 국내에서는 아파트 층당 골조공사 기간을 6일 이상으로 시공하고 있으나 겨울철에는 강도 발현을 고려해 양생기간을 충분하게 해야 한다. 콘크리트 타설시 하중지지를 위해 동바리 지지층수가 많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설명이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고층(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거푸집 동바리가 하중을 하부층으로 전달할 때 강도가 나오지 않은 콘크리트가 버티지 못하면서 도미노식(일명 팬케익 현상)으로 붕괴됐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지적됐다.

‘고층에 부는 바람의 영향’도 중요한데, 고층에 불었던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풍압이 갱폼과 크레인에 영향을 주면서 붕괴를 촉진시켰을 가능성도 있음을 지적했다.

기술사회는 풍압에 의해 크레인은 뒤틀림 등에 의해 월 타이가 부착된 콘크리트 면에서 탈락하면서 콘크리트 구조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기타 요인’으로는 고질적인 건설업계 불법 하도급, 작업자 숙련도 미숙, 감리 업무 부실 등이 추정되고 있어 현장조사 후 추후 사실관계 확인 필요한 사안이다.

추가 붕괴 가능성

기술사회는 ‘사고 건물 붕괴 위험’에 대한 대비를 강조했다. 사고 건물인 201동의 경우에는 남쪽 외벽(리프트 위치)과 남동쪽 크레인을 지지하고 있는 기둥부는 불안전한 상태로 추가 붕괴 가능성이 있어 구조대 투입 시 주의를 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건물 내측의 경우에는 추가 하중이 작용하지 않으면 붕괴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구조를 위한 건설기계와 같은 장비 투입 시에는 강도 저하와 파괴된 적재물의 하중으로 인해 추가 붕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음을 제기했다.

이와함께 남동쪽에 월 타이로 지지된 크레인은 남동쪽 기둥이 전도되거나 무너지면 같이 무너질 염려가 있어 추가 붕괴될 가능성이 있을 뿐만아니라 남서쪽, 외벽, 남동쪽 파괴 잔재물 등은 추가로 지상으로 낙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출입을 통제하고 구조대 투입시 낙하사고에 대비할 것을 제언했다.

추후 진행 상황 추정

기술사회는 안전진단을 통해 구조물의 안전성을 확인, 대안을 설정할 가능성이 있지만 201동의 붕괴된 남쪽 일부층(20층 이상)을 철거후 보강해 경사식(계단식)으로 그대로 활용하는 방안과 철거 부위를 신설하는 방안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안전진단은 콘트리트 강도추정, 철근탐사, 건물의 변형, 균열 등을 측정한 후에 구조안전 해석을 통해 구조물의 안전성을 확인 후 보수보강 방안이 제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