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값 18% 상승… 레미콘·건설업계 후폭풍 촉각
시멘트값 18% 상승… 레미콘·건설업계 후폭풍 촉각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2.01.0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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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한라 가격인상 발표
업계 “원자재값 급등 감당 못해”
주택 분양가에도 영향 줄 수 있어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내달부터 시멘트 가격이 약 18% 오를 전망이다. 유연탄 및 요소수, 물류비, 환경부담금 등 원가 상승에 따른 조치다. 이에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쌍용C&E와 한라시멘트는 내달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약 18% 인상키로 했다. 업계는 지난해 7월 톤당 7만5,000원에서 5.1% 인상(78,800원)한 바 있는데, 이번에 18% 가량 인상하면서 톤당 9만2,800원 수준으로 거래될 예정이다.

곧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등도 가격인상을 검토 중에 있다. 업계는 그간 누적된 원가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워 불가피 가격을 인상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시멘트 제조 시 제조원가 대부분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유연탄(원가에 약 40% 차지)과 전력요금이 제조원가 중 변동비 90%를 넘기에 이에 대응해야 하는 실정이다.

앞서 유연탄 단가는 2년 전인 2020년 톤당 평균 60.45달러였다. 지난해 초부터 급등하면서 10월에는 톤당 222.4달러까지 4배 가까이 상승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산 유연탄 수출마저 금지되면서 시장은 더욱 혼란스럽다는 것. 시멘트업계는 상반기 유연탄 단가는 톤당 200달러에 근접하는 가격대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대란 후 톤당 3배 넘게 가격이 상승했고, 전력비 인상, 화물자동차 안전운임 인상, 철도 및 선박 운임인상,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 증가 등 환경부담금 증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 악재가 겹쳐있다”고 전했다.

건설업계에선 이미 시멘트 가격 상승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 한 해 건축용 금속재 84.3%, 경유 72.9%, 형강 및 철근도 30%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로 인한 저금리와 유동성 과잉에 의한 가격 상승이었다.

당시 이미 원자재 가격이 어느 정도에서 상승을 멈추고 나면 목재류 및 시멘트, 레미콘 등 비금속광물시장으로 가격 상승이 전이될 것이라 분석이다.

시멘트 가격 인상에 따라 주가는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5일 기준 삼표시멘트는 15.4%, 아세아시멘트는 14.3%, 한일현대시멘트는 8.8%, 성신양회는 8.1%, 쌍용C&E는 2.7%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다.

건설업계는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건설단가 상승에 의해 곧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멘트는 레미콘의 주요 원료이기에 연쇄비용 상승 압력이 발생하는 구조”라며 “언젠가는 주택 분양가에도 영향을 끼칠 있어 건설업체나 소비자에게 모두 좋은 변화는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가격이 인상된다고 해서 아파트 분양가격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30평형(공급 면적 99㎡) 주택 한 채당 시멘트 투입량(바닥 마감용 포함)은 약 20톤에 이른다”며 “기존 약 157만원(20톤*78,800원)이던 시멘트 조달비용은 18% 인상한 186만원으로 29만원 상승에 그쳐, 평균 분양가 4억2,000만원임을 감안하면 분양가 대비 약 0.38% 인상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설산업 연구전문가는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직접 시공을 담담하는 전문건설업체와 중소 종합건설업체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준다”며 “건설자재 가격 안정과 수급 원활화를 위해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과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