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현장 25時] 기술인과 기능인 대우 없이는 백화점 안전관리 확보 없다
[국토일보 현장 25時] 기술인과 기능인 대우 없이는 백화점 안전관리 확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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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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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안전 전문기자/ 공학박사/안전기술사/안전지도사.

백화점 안전괸리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필요
시공 중 철저한 품질관리 위해 충분한 공기와 비용 지급
제대로 된 대우로 미래 건설산업 역군 되는 문화 조성해야

백화점들의 안전관리 부실로 백화점 방문하기가 겁이 난다. 백화점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백화점 3층 매장에서 천장 마감재가 무너져 내려앉아 매장 직원 3명이 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현대 서울 백화점은 오픈한지 1년도 안 돼 이 같은 안전사고가 터져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국내 매출 1위 백화점인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는 물 폭탄 사고가 발생하여 국민들의 심장을 쓸어내리게 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두 사건 모두 인명사고가 크게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백화점의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급속히 땅으로 떨어지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이나 직원들에게 대피하라는 안내방송도 없이 계속해서 영업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만약 삼풍백화점 사고처럼 건물에 문제가 생겨서 무너지기라도 했다면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백화점이 작성 운영 중인 안전상 비상조치 계획에 대한 매뉴얼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에게 알리지 않고 숨기기에 급급하지 말고 좀 더 과감하게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매뉴얼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실시간 상황이 공유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비자 신뢰 유지 차원에서라도 더욱 개방적인 매뉴얼 작성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백화점 측이 상시점검을 하면서 마감재 탈락에 대한 문제점을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다면 안전점검 시스템 전반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매일 실시하는 안전점검이 너무 형식적이고 구태의연한 방법에 의해 안일하게 운영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관행처럼 단순히 점검자의 경험과 육안에 의한 점검방법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최초 설계단계부터 유지관리용 계측센서(IoT) 등을 건물과 마감재 등에 의무적으로 부착시켜 스마트 유지관리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면 점검용 로봇을 활용해 안전점검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안전성의 문제점이 있음을 알고도 경영진들이 유지보수를 위한 예산 부족 이유나 백화점 매출증대를 위하여 안전보다는 공간사용의 필요성을 이유로 이를 방치했다면 더욱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이번 천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인테리어를 위해 설치한 구조물의 하중을 견디지 못한 석고 보드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시공과정에서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사용 중 안전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품질이 곧 안전인 것이다. 철저한 시공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충분한 공사기간과 공사비용 지급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백화점을 개장한지 9개월 만에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 백화점 인테리어 공사 특성상 공사기간이 너무 촉박해서 내실 있는 시공이 어려웠을 가능성도 있다.

발주자는 운영과정에서 품질 확보를 통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정한 공사기간과 공사비용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동일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기능공과 기술인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그들이 전문가로서 사회에서 대우받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건설업은 전통적인 3D 업종으로서 젊은 신규인력 유입이 중단됐기에 시공 품질 저하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다가올 일이었다.

이제부터라도 기능공과 기술인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어 그들이 미래 건설산업을 이끌어 갈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정치인들이 종종 사용하는 토건족이라는 용어도 더 이상 사용을 금해주길 바래본다. 토건족이란 용어 사용으로 인해 건설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유능한 신규인력들의 희망은 처참히 무너지고 사라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