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D 초대석]노후공동주택 수직증측 리모델링연구단 신동우 단장
[KLD 초대석]노후공동주택 수직증측 리모델링연구단 신동우 단장
  • 하종숙 기자
  • 승인 2021.10.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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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D 초대석]노후공동주택 수직증측 리모델링 연구단 신 동 우 단장 

“노후 중층단지 안전 확보 및 주거환경 개선
리모델링 활성화가 첩경… 시대적 요구입니다”

공동주택 노후화 심화… ‘착한 리모델링’으로 초기시장 확대 서둘러야
‘리모델링특별법(안)’ 제정․장기수선충당금 현실화 등 재도개선 시급

광명시․경기도와 ‘리모델링 공공컨설팅서비스’ 사업 진행 중 ‘효과’
국가R&D지속 강화… 노후 공동주택 재생․환경 개선 해법 모색해야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노후화 주택 심화, 재건축사업의 어려움 등으로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급부상했습니다만 국내시장 환경은 아직 활성화에 미흡, 제도 개선은 물론 산업계 노력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입니다.”

“특히 시장과 입주민들이 100% 만족하는 도전적인 리모델링 구현보다는 우선 ‘착한’ 리모델링으로 초기 시장을 열어나가는 것이 리모델링 시장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이며, 리모델링 ‘공공컨설팅’을 보다 확대해 리모델링 저변 확대 여건 조성이 시급합니다. 물론 여기서 ‘착한’ 리모델링이란 가급적 내력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리모델링을 의미합니다.”

‘저비용․고효율 노후공동주택 수직증측 리모델링 연구단’ 신동우 단장(아주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이하 리모델링 연구단)은 국내 리모델링 시장의 한계 극복을 위해 공공컨설팅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R&D 사업 일환으로 지난 2015년 출범한 리모델링 연구단은 당초 3개층 수직증축 리모델링 실증단지 시범사업을 추진했으나 제도 및 시장 수요 등 시장환경에 따라 노후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저비용․ 고효율 기술개발 및 실증 등 연구사업에 주력하며 리모델링 효율화 방안 모색에 주력하고 있다.

리모델링이 국내 노후화 아파트 지속 증가로 국민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건설시장 새시장 창출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현재 리모델링 연구단은 리모델링 기술 개발 및 법안 연구, 공공컨설팅 서비스 추진 등에 집중 하고 있다.

지난 1989년부터 33년간 아주대학교 교수로 재직, 후학양성과 건설산업 발전에 앞장서 온 신동우 단장을 만났다.

- 국내 리모델링 시장 현황에 대해 듣겠습니다.

▲ 국내 공동주택 노후화 가속화로 리모델링 수요도 당연히 급증하고 있습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대한 정부의 안전 우선 정책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 수요는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이죠. 지난 2019년 33개에 불과했던 리모델링사업 추진 단지들이 2021년 6월 현재 78개단지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노후 공동주택의 가파른 증가세를 감안할 때 잠재적인 시장 규모는 향후 25년간 약 2,000조원에 달할 수 있을 정도로 국가와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 리모델링 특장점은 무엇입니까.

▲ 리모델링은 초학제적인 사업관리가 필요한 어려운 사업입니다. 그러나 재건축과 비교해 훨씬 큰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은 큰 장점입니다.

리모델링 사업에서는 재건축과 달리 원주민들이 대부분 재입주함으로써 마을 재생 효과가 탁월합니다. 반면에 증축시 예상되는 기존 건물 간의 간섭, 건물의 층고(2.6M), 슬래브 두께(120~135MM) 등 기존 구조체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인 어려움과 한계를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사업입니다.

그러나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 사업은 좋은 위치에서 주택공급의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콘크리트 구조물의 재사용에 따른 저탄소 효과도 있어 국가 차원에서 중요합니다.

- 리모델링 사업 진행시 수직증축 등 안전 문제가 강조되는데요.

▲ 주거안전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리모델링의 안전 문제는 대부분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제기되는 이슈입니다. 건축에서 수직증축이 불가능하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데요, 주택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건축물 수직증축 사례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직증축의 편익과 비용 사이의 절충(trade-off)입니다. 건축에서 대부분의 수직증축 사례들은 건축사와 엔지니어에 의해 프로젝트마다 여건을 고려해 안전을 위한 비용과 편익의 저울질 속에서 공학적인 설계(안)을 도출해 내야 합니다.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이 구조적 리스크가 다소간 있다 하더라도 충분히 극복 가능하며, 무엇보다 내진설계에 취약한 다수의 공동주택을 현 상태로 방치하는 것이 더욱 위험하므로 리모델링을 통한 주거안전 강화 및 향상이 절실합니다.

더욱이 국내 공동주택 노후화의 개선 수단으로 대표되는 재건축 사업은 서울을 기준으로 그 대상이 약 15~20%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부동산 시장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재건축 대상이 아닌 잔여 약 80~85%, 이 중 최근 신축한 공동주택을 제외한 상당수가 소위 말하는 안전 사각지대에 있으며, 주목할 점은 바로 이곳 중 대부분이 중산층이하 서민의 주거공간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중산층 서민의 다수가 거주하는 노후 중층단지의 안전을 확보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유일한 수단인 리모델링을 활성화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입니다.

그러나 공동주택의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2014년부터 법적으로 허용됐음에도, 현재 정부가 허용하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범위와 유형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보여지고 있습니다. 이는 다수가 고밀도로 거주하는 공동주택은 주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실현될 경우 그 사회적인 편익이 대단히 크다는 점에서 정부도 이 부분 기술개발에 대한 공공 R&D투자를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현재 제기되는 기초보강과 지반의 불확실성 문제도 그 해결방안과 대안이 곧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 국내 리모델링의 우수 사례를 꼽는다면.

▲ 2014년 수직증축 허용 이후 시장에서 리모델링은 오히려 퇴보했다는 생각입니다.

리모델링 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국내와 해외에서 그 사례가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정부가 수직증축을 제도적으로 허용한 2014년 이전에도 사실은 국내에서 아파트 2개층 수직증축 사례가 있는데요, 2012년 12월 준공된 한강변 호수아파트(쌍용예가클래식)는 당시의 제도 하에서 2개층 수직증축에 성공한 대표적인 단지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2014년 준공 입주한 ‘래미안 대치하이스턴’(대치2차우성 리모델링), ‘청담 아이파크(청담청구 리모델링)’, ‘래미안 청담 로이뷰(청담두산 리모델링)’ 등이 리모델링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금년 11월 준공 예정인 ‘개포우성9차 리모델링’(포스코건설)이 대표적인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례입니다. 다만 2014년 수직증축이 제도적 허용 이후 아직까지 준공된 세대수증가형․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 사례가 한 건도 없다는 점은 시장에서 리모델링이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 리모델링 활성화 방안 부탁드립니다.

▲ 안전 위주의 정부 정책으로 인해 도전적인 리모델링, 수직증축 리모델링 활성화는 당분간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수직증축 허용 이후 시장과 산업은 단지마다 재건축에 상응할 만큼 도전적인 리모델링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지난 7년간 실제 수직증축으로 사업승인을 받은 단지는 1개 뿐입니다.

이제는 ‘안전 위주의 수직증축’이라는 정부의 리모델링 정책을 현실로 받아 들이고, 시장과 산업도 일단 정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우선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정부도 현재 수직증축 규제에 대한 모호한 기준들을 제도적으로 시급히 보완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리모델링에서 공학의 기능이 작동돼 기초와 지반, 구조체 공법에서 애로 기술들이 개발되고 실용화에 힘을 받아 머지않은 장래에 리모델링 시장은 활성화되고 크게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단지 배치를 훼손하는 별동증축 또는 수평증축의 부작용을 감안할 때 ‘수직증축’이 세대수 증가를 위한 가장 매력적인 수단이라는 점이며, 곧 보편적인 수직증축을 위한 ‘공학적인 대안’이 출현할 것을 기대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R&D투자가 필요합니다.

- 리모델링 제도적, 산업계 개선 사항이 있다면.

▲ 복잡하고 상충되는 기존 법령체계의 한계는 ‘리모델링특별법(안)’으로 독립해야 합니다.

현행 리모델링 법령 체계 하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업 주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초능력이 요구됩니다. 이는 가능한 리모델링의 범위, 타 법령과의 상충 등 문제는 정부 부처, 해당 지자체, 사업주체의 해석이 상이해 많은 리모델링 사업들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전혀 과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제도를 개선하는 가장 시급한 과업은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독립적인 법(안)을 만드는 것인데요, 현재 이학영 의원이 ‘리모델링특별법(안)’을 발의한 상태입니다. 물론 그 내용에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만족할 수준의 제도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일단 그 법(안)이 통과되고 지속적인 법(안) 개정작업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거 안전과 성능에 관련된 수많은 쟁점들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인 리모델링 법과 기준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개방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대한건축학회, 한국콘트리트학회, 한국지반공학회, 구조기술사회 등 대표적인 전문단체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됩니다.

또한 세대수증가형 리모델링이 노후 공동주택의 궁극적인 해법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 강조됩니다. 이는 리모델링 초기 시장을 유인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지만 제1기 신도시 아파트를 겨냥한 제도이며, 그 이후 출현한 고층 탑상형 아파트 등의 노후화에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죠.

결국 리모델링은 입주민들의 재정 부담으로 시행되는 것이 원칙이고 건축물의 유지관리 강화를 통한 아파트의 장수명화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장기수선충당금을 현실화 해 재원을 확보해 나가도록 제도개선을 서두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강조합니다. ‘리모델링’은 수단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노후한 공동주택과 주거 환경을 어떻게 재생하고 개선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노후화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나 빠른 기간에 경제성장으로 주거환경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공동주택은 국민이 체감하는 행복의 핵심 기반이라는 점에서 만약 정부의 정책이 실패한다면 매우 뼈아픈 대가를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40여년간 공동주택 공급 정책의 주체가 정부였다는 점에서 주택 노후화 대응 정책에서 정부가 그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저는 리모델링 전문가라기 보다 사업관리 전문가입니다. 리모델링 사업은 고도의 사업관리 역량을 요구하는 사업으로 2000년대 이후 장기간 제 연구의 대상이었습니다. 공동주택 노후화 문제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리모델링은 현재 활성화시킬 가치가 있는 대안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따라서 법․제도의 개선과 유인책이 시급합니다.

- 리모델링 공공컨설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공동주택은 수많은 입주민들이 저마다 다른 의견으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통일된 의사결정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단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입주민의 갈등을 공공컨설팅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단지 여건과 정비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갈등을 겪는 단지들이 대부분으로, 단지들마다의 정확한 자체 여건 분석이 중요하며, 따라서 단지 주민들이 단지 여건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주거환경 개선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단지 컨설팅에 대해 공공 측면에서 지원해야 합니다.

리모델링 연구단은 현재 광명시 및 경기도와 ‘리모델링 공공컨설팅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 중으로 이 사업들이 궤도에 오르면 그 효과는 자랑할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광명시 내 6개단지에 대한 타당성검토를 진행 중으로 연말 완료예정입니다. 또한 경기도와는 7개단지를 선정해 진행 중으로 이 또한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리모델링 컨설팅은 보다 효율적인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위한 것으로 효율적인 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빠른 컨설팅은 타 지자체들에게도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앞으로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 국내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연구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 국토교통R&D 사업 일환으로 지난 2015년 출범한 리모델링 연구단은 당초 3개층 수직증축 리모델링 실증단지 시범사업을 추진했으나 제도 및 시장 수요 등 시장환경에 따라 노후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저비용․고효율 기술개발 및 실증 등 연구사업에 주력하며 리모델링 효율화 방안 모색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리모델링이 국내 노후화 아파트 지속 증가로 국민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건설시장 새시장 창출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리모델링 연구단은 리모델링 기술 개발 및 법안 연구, 공공컨설팅 서비스 추진 등에 집중 하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연구단은 현재 광명시 및 경기도와 ‘리모델링 공공컨설팅서비스’ 사업을 진행 중인데요, 타당성조사 자료는 리모델링 단지에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 의미가 강조됩니다.

앞으로도 그동안의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에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 33년 후학양성을 위해 매진해 왔습니다. 인재양성의 중요성 또한 강조됩니다.

▲ 국가 R&D사업 추진을 위해선 인재가 필수입니다. 질 좋은 연구 성과품, 즉 기술은 산업은 물론 국가 미래 발전을 견인하는 첩경입니다. 기반은 젊은 인재인거죠. 특히 융복합 인재 육성에 많은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항상 ‘블루오션 찾기를 겁내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역시 부딪히고 소통하는 노력 속에서 남보다 한발 앞선 성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률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토교통R&D사업에서도 이러한 측면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