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3선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최병욱 위원장
[특별인터뷰] 3선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최병욱 위원장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1.10.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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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대가 적정 보상받도록 공정 가치 확보에 총력"
10년만의 단체교섭 체결·불공정 인사 문제 해결 성과 이뤄
물관리 이관 따른 국토관리청에 새 업무 발굴토록 건의중
부동산 질타 부정적 시선, 정면돌파로 조합원 명예 높일 터
제 9대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최병욱 후보.
제 9대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최병욱 후보.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2022년 또 한 번 중대 기로를 맞이하는 국토교통부. 여야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부동산 개혁을 내세우고, 국토부 조직을 개편하겠다며 민심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노동조합은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한 수고가 ‘부정’과 ‘투기’란 이름으로 짓밟히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최병욱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위원장이 다시 한 번 조직을 지키고, 조합원의 권익을 높이기 위해 3선 출마를 결심했다. 그 결과 단독 출마로 결정된 제9대 국토교통부노동조합 임원 선거에서 최병욱 위원장이 3선에 성공했다.

정부조직 개편, 하천국 기능이관에 따른 지방국토청 기능 약화, 중대시민재 처벌 강화, 퇴직공무원 소득공백 발생 등 국토부 4대 위기를 막아내고, 공정과 정당, 상식, 노동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등 조합원 권리증진을 위해 전략적이면서도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최병욱 제9대 국토부노조 위원장의 남다른 각오를 들어봤다.

 

-최초로 3선에 성공했다. 부담되지 않았는지.
▲ 노조위원장의 연임은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연임에 성공했다는 점은 그만큼의 성과를 보여드렸기에 선택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내 자신이 대단해서 거둔 성과는 아니다. 조합원들의 지지와 성원, 관심이 있었기에 강하게 투쟁할 수 있는 힘을 얻었을 뿐이다.

이에 앞서 3선 도전 결심에 고민이 많았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내 자신에 질문을 던졌고, 또 다가올 위기를 예상하면서 잘 극복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노동운동을 펼치며 쌓아온 인적자원과 협상·투쟁 노하우를 잘 활용해서 조합원들에게 더 큰 가치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란 작은 확신이 들어 도전할 수 있었다.

 

-'10년 만의 단체교섭 체결'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 단체교섭을 10년 만에 체결했다는 것은 약 6년간 노조위원을 역임하며 이뤄낸 대표 성과다. 교섭을 통해 종합건강검진비 지원 사업, 노사 합동 장학회 설립 및 퇴임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했다.

단체교섭은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에게 의미가 크다. 그러나 노동운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 있다면, 정부가 ‘단체교섭’을 크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노사 갈등이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단체교섭을 10년간 미뤄왔다는 점은 일반적 노동운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아마도 ‘상명하복’식에 길들어진 문화가 이런 현상을 가져온 게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공무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며 조금씩 변화를 가져온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이 외에도 노조가 자체적으로 각종 예산을 신설한 사안을 주요 성과로 꼽는다. 설·수해 대책기간 초과근무 상한시간을 확대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이끌어냈고, 지방국토관리청 건설안전국 출장비 예산 및 항공교통본부 특수업무수당 신설하는 등의 노동여건도 개선했다.

국토관리사무소 운전직 위험수당과 성과상여금 지급 격차를 줄이는 등 노동의 대가를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6년간 고질적으로 발생한 불공정 인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운동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승진 적체 해소, 5급 공채 축소, 일반직 고위공무원단 기회 확대 등 성과를 거둬 인사 문제에 불만이 많던 조합원들의 요구를 조금씩 해소해 나아가고 있고 이번 9대에서 지속 전개할 계획이다.

-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된다는데.
▲ 국토부노조는 문재인 정부 초기에 실시했던 물관리 일원화에 대해 강력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 당시 상당한 지지율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였기에 부담도 적지 않게 있었지만, 일방적 조직개편은 공무원 노동자에게 심각한 권리 침해가 될 수 있어 투쟁을 위해 거리로 나간 바 있다.

물관리 일원화에 반대하는 우리 목소리에 국회가 반응했고 그 결과 국토부에 하천국 업무 일부를 남겨두는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임기 막판에 국토부관리청에 있던 업무까지 이관하게 됐다.

 

-이관되면 기능 약화 등의 우려 목소리가 있는데, 해결방안이 있는지.
▲ 이 문제는 기존 국토관리청 업무가 줄어드는 차원이 아니다. 국토관리청의 존속과도 관련된 사안이다. 즉, 새로운 업무가 부여돼야 한다.

국토부의 많은 업무가 국민 안전과 직결돼 있지만, 특히 국토관리청은 실제 현장을 살피는 곳인 만큼, 안전문제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그렇기에 국토관리청의 새로운 업무를 발굴해줄 것을 기관과 국회 등에 지속 요청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개선할 것이 있다면.
▲ 인사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자 한다. 일하기 좋은 직장문화를 만들어 노동의 가치를 세우고, 일반직 출신의 공무원 노동자도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

무엇보다 노동의 대가를 적당히 보상받을 수 있는 공정의 가치를 확보함으로써, 지금까지 관행으로 사비를 써가며 출장 다니던 악습을 근절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러한 문제들이 하나둘 해소된다면 ‘일할 맛 나는 좋은 직장’이 될 수 있다.

 

-앞으로 9대 위원장으로서의 포부는.
▲ 다가올 위기는 결국 조합원들의 노동 여건과 직결된 문제다. 부동산 정책 질타로 인해 시민사회와 국회가 국토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음이 감지되는 만큼, 먼저 내부적 혁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지는 ‘조직 나누기’ 등은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다.

반드시 이 문제를 정면돌파해서 해결하고 조합원들의 명예를 높이겠다. 나아가 국토부 신뢰까지 제고할 수 있도록 제9대 노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끝으로 조합원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 강한 조직은 ‘단결력’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운동도 마찬가지다. 하나로 뭉쳐질 때 비로소 강하게 움직일 수 있다.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룬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유지경성’처럼, 우리도 목표를 품고 움직이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조합원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음은 지난날의 행보에서 잘 드러난다고 자신할 수 있다. 만나는 사람, 펼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조합원들의 권익 증진을 위한 것들이다.

앞서 언급했듯, 처음 노동운동에 발을 담글 때 다짐했던 ‘조합원들만 바라보자’는 초심이 여전히 내 마음 속에 뜨겁게 불타고 있다. 조합원들을 위한 노동운동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분명하게 약속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