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형화재' 발코니에 방화스크린 설치로 해결
'아파트 대형화재' 발코니에 방화스크린 설치로 해결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1.09.2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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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 해결책 연구결과 발표
스크린 설치시 10분 후까지 화재 층 외부로 화염 분출 안돼
방화스크린 설치 전(좌)과 설치 후 모습. 설치 전에는 1분 30초 만에 유리창이 깨졌고, 설치 후에는 10분이 지나도 화염이 분출되지 않았다.
방화스크린 설치 전(좌)과 설치 후 모습. 설치 전에는 1분 30초 만에 유리창이 깨졌고, 설치 후에는 10분이 지나도 화염이 분출되지 않았다.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아파트 발코니에 방화스크린을 설치하면 대형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타나 관심을 끈다.

한국화재보험협회(이사장 이윤배)는 최근 아파트 발코니에 방화스크린을 설치했을 때 화재 시 불이 난 집 밖으로 번지는 불길을 어느 정도나 막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화재재현실험을 실시했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 가족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피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자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위층에 살던 주민까지 크게 다쳤다. 이처럼 공동주택 화재는 불난 집의 피해로만 그치지 않고 윗집이나 옆집 등 타인의 인명 및 재산피해로 이어지는 것이 다반사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2,808건으로 364명의 인명피해와 100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기록했다.

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은 공동주택 화재확산 방지를 위한 연구 가운데 하나로, 관련 업계와 함께 화재 시 불꽃 차단 기능을 하는 발코니 방화스크린 성능평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재현실험은 발코니 방화스크린의 설치 유무에 따른 화재확산 정도를 비교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방화스크린 설치 전 화재확산 형태를 확인하기 위해 실물 크기 2층 규모 공동주택 건축물을 구축하고 1층에서 화재를 일으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1분 30초에서 1층 바코니 유리창이 깨졌고, 2분에서 깨진 유리창 사이로 화염이 분출됐다. 3분 후에는 화염이 1층 발코니 유리창 전체를 통해 분출됐고, 3분 30초 후에는 2층 발코니 창이 깨지며 실내로 화재가 확산됐다.

같은 조건으로 1층과 2층 발코니 창 실내 측에 방화스크린을 설치했다. 그 결과 12초 후에 감지기에서 신호를 받은 1, 2층 방화스크린이 자동으로 작동, 발코니창 후면으로 내려왔다.

10분 10초 후에는 화재 층 내부에서 화재는 계속됐으나, 외부로 화염이 분출되지 않았다. 2층으로의 화재 확산 또한 만족스럽게 차단됐다.

이날 비교 실험을 통해 발코니 방화스크린의 화재확산 방지 기능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이번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방재시험연구원 박수영 수석연구원은 “국내 공동주택의 경우 점점 고층화되는 추세”라며 “고가사다리차 높이를 능가하는 대략 20층 이상의 층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발코니 창을 통해 위층으로 연소 확대가 이뤄질 경우, 화재 진압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이날 실시한 실험과 같이 발코니 창에 방화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적극적 화재확산 방지책을 도입한다면, 화재확산을 지연시키고 입주민들의 대피시간을 확보함으로써 인명 및 재산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