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포커스] 탄소중립 시대, ‘지자체 하수슬러지 감량은 선택 아닌 필수’
[환경포커스] 탄소중립 시대, ‘지자체 하수슬러지 감량은 선택 아닌 필수’
  • 선병규 기자
  • 승인 2021.09.24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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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강테크, 자체개발 열가수분해기술(Draco)로 국내 최초 슬러지 감량화 실적 보유
-슬러지 감량률 75~85%(함수율 50% 이하) 달성, 슬러지 처리비 연간 30억원 절감
-탄소중립 핵심기술인 열가수분해 기반으로 혐기소화 기술과 아나목스 신기술 조합 성공
-슬러지 감량 비롯해 에너지화, 경제적인 폐수처리까지 국내 유일 통합 솔루션 제공 기대
-탄소중립 박차가하는 지방자치단체, 열가수분해 하수슬러지 감량화 기술에 관심 뜨거워

[국토일보 선병규 기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한 탄소중립 실현과 하수처리장 운영비 절감을 위해 하수 슬러지의 에너지화 및 감량화를 추진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인 열가수분해 기술이 상용화 돼 주목받고 있다.

'2020 하수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하수처리장의 연간 슬러지 발생량은 422만 톤으로 지난 10년간 71.7% 증가했으며, 이 중 201만 톤(47.8%)을 재활용 등으로 자체처리하고 172만 톤(40.6%)은 외부에 위탁처리하고 있다.

매년 하수 슬러지 발생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슬러지 처리 용량이 한계에 와 있는 지자체는 슬러지 처리에 상당히 높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는 하수처리장 운영비는 전력비, 약품비, 슬러지 처리비, 개보수비, 인건비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슬러지 처리비(23%)로 인건비(21%), 전력비(20%)보다 높다.

2012년 폐기물의 해양배출 금지 이후 슬러지 처리단가 상승폭이 인건비나 전력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현재 슬러지 톤당 처리단가는 지역에 따라 12만원~18만원 범위에 형성돼 있는데, 이 단가는 짧은 기간 내에 2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인해 하수처리장의 운영비 절감은 외부로 반출하는 슬러지량을 얼마나 감소시킬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하수처리장 운영비 구성표
하수처리장 운영비 구성표

하수처리 과정 중 1차 침전지에서 발생하는 생슬러지는 상대적으로 탈수가 쉽지만 2차 침전지에서 발생하는 잉여슬러지는 탈수가 쉽지 않다.

잉여슬러지는 다량의 수분을 내포하고 있는 미생물의 집합체이고 이 미생물들은 세포벽으로 보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슬러지 함수율이 80% 아래로 쉽게 떨어지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다.

이러한 잉여슬러지의 감량을 위해 혐기소화조가 이용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감량 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열가수분해 기술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고온과 고압에서 세포벽을 파괴하는 열가수분해 기술은 세포벽 파괴를 통해 혐기소화조 전단에서 슬러지의 소화효율을 높여 혐기소화조 체류일수를 줄이고 바이오가스 발생량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주로 적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열가수분해 기술이 슬러지의 탈수성 개선효과로 인해 중소규모 하수처리장의 탈수 슬러지뿐만 아니라 대규모 하수처리장의 혐기소화조 탈수 슬러지 감량화 공정으로 적용되고 있다.

열가수분해와 필터프레스를 거쳐 함수율 50% 이하의 탈수케이크를 만들면 기존 기술 대비 슬러지 반출량을 75~85% 감소시킴으로써 슬러지의 외부 처리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열가수분해를 혐기소화조 후단에 설치하는 방법은 최종 탈수케이크의 발생량을 최소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바이오가스 발생량을 증대시키는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강테크 열가수분해 기술 적용방법
부강테크 열가수분해 기술 적용방법

수처리 등 환경분야 선도기업인 (주)부강테크는 2012년 열가수분해 기술 자체개발을 시작해 최적의 처리효율과 경제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국내 최초로 열가수분해 기술을 이용한 슬러지 감량화 실적을 확보했다.

부강테크가 개발한 열가수분해 기술인 Draco는 하루 100톤을 처리하는 유기성 폐자원 감량화 시설에 적용돼 외부로 위탁처리되는 최종 슬러지의 함수율을 50% 이하로 감소시켜 최초 예상됐던 슬러지 위탁처리비용을 연간 약 30억원 절감했다.

부강테크측은 “Draco는 특허기술인 ‘다점 증기 분사 방식과 특수 교반 기법’을 결합해 반응기 내부의 열전달 효율을 극대화하고 감압 시 버려지는 증기까지 회수해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 경제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열가수분해(Draco) 후 필터프레스를 거친 탈수케이크의 함수율은 50% 미만이기 때문에 기존 건조방식의 한계로 지적된 점착구간(Glue-zone, 함수율 55~65%) 없이 안정적인 건조기 운영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더 많은 슬러지 감량을 원할 경우 필터프레스 후 건조 공정을 추가할 수 있는데, 이때 적용되는 건조기는 규모가 작고, 에너지 사용량이 적으며, 장비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점을 갖고 있다.

부강테크의 '열가수분해(Draco)-필터프레스-건조 공정'의 최종 슬러지 함수율은 10% 이하, 감량률은 85~90%(유입 슬러지의 함수율에 따라 감량률 변동)로 향상되며, 이때 소요되는 에너지는 톤당 230,000kcal로 단독 건조(800,000kcal/톤) 대비 에너지 소모를 약 70% 이상 감소해 추가적인 운영비 절감이 가능해진다.

부강테크의 슬러지 감량화 공정
부강테크의 슬러지 감량화 공정

지난해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 프로젝트에서 녹색혁신기업에 선정된 부강테크는 3년간 총 30억원을 집중 지원받아 Draco를 중심으로 Upstream 기술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부강테크 정민기 Upstream 팀장은 “Draco의 성능은 해외기술과 비슷하거나 앞서 있고, 100% 국내 개발 기술인 만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라며 “부강테크는 탄소중립 핵심기술인 열가수분해 기술(Draco), 혐기소화 기술(AAD), 그리고 경제적으로 질소를 제거하는 아나목스 기술(AMX) 등 신기술을 조합해 하수 슬러지를 포함한 유기성 폐자원에서 에너지 생산을 극대화하고, 경제적으로 폐수를 처리하고 슬러지를 감량하는 등 복합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수 슬러지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나 가축분뇨 등 다양한 유기성 폐자원을 통합 처리하면 바이오가스 생산에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하수처리장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한다.

더욱이, 매립장 등에서 썩는 과정에서 CO₂보다 80배나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유기성 폐자원을 통합 소화하면 메탄을 대기중으로 방출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시켜 기후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통합소화에는 최종 고형 폐기물 증가와 고농도 질소 폐수라는 문제점이 있다. 부강테크는 이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 고형 폐기물 감량과 바이오가스 증산기술인 Draco와 폐수 내 질소제거 기술인 AMX를 개발했고, 지난해 대한민국 특허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객관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지구촌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해 탄소중립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시점에 열가수분해 하수슬러지 감량화 기술은 최적의 대안으로 조명받을 전망이다.

최근 슬러지 처리단가 추이도
최근 슬러지 처리단가 추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