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우진 GIG 전무(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
[인터뷰] 최우진 GIG 전무(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1.09.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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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상풍력발전 위한 인식 개선 필요하다”
국내기업 산업 경쟁력 출중, 법·제도 정비해야
청사포해상풍력, 부산 에너지 전환 모범 사례될 것
주민 상생안 마련 박차, 이해관계자 소통 강화 매진
최우진 GIG 전무(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가 국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상풍력산업의 발전방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reen Investment Group, GIG)은 최근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 울산광역시, 관련 산·학·연과 부유식 울산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공급망 현지화와 장비 국산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IG와 토탈에너지스가 울산항에서 동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공유수면 해상에서 추진하는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1단계 사업은 지난 7월 말 전기위원회로부터 국내 최초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획득했다. 총 1.5GW 규모의 3단계까지 완공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울산 앞바다에 들어선다.

이 단지는 연간 230만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와 함께 연간 160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울산시가 올해 초 선포한 울산형 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2050 탄소중립 도시 울산’ 비전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해상풍력발전 활성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GIG의 대규모 국내 투자는 해상풍력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해상풍력총괄책임자인 최우진 GIG 전무(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는 “해상풍력 공급망 현지화와 장비 국산화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국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의 핵심가치로 정하고, 관련 산업계와 적극 협력해 한국의 해상풍력 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우진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은 어떤 기업인가.

▲GIG는 글로벌 녹색 개발·투자 전문기업으로, 그린 인프라 투자, 사업수행, 자산관리 및 자문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 영국 정부에 의해 전 세계 최초로 설립된 녹색투자은행(Green Investment Bank, GIB)을 전신으로 하고 있는 GIG는, 재생에너지 사업의 발굴, 개발, 투자, 건설 및 운영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노하우, 전문인력 및 관련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GIG는 전세계 25개 국 이상에서 450명의 직원과 30GW 이상의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보유, 친환경 신산업 개척에 매진하고 있다.

-정부가 해상풍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무엇이 필요할까.

▲해상풍력발전 성공의 3대 요건은 '산업, 법·제도, 일반 국민의 인식변화'라고 생각한다. 이 중 국내 산업은 이미 갖춰져 있다. 해상풍력은 제 2의 조선, 해양플랜트 산업이라고 하는데, 우리 기업들이 이쪽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영국, 유럽, 아시아의 해상풍력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해상풍력을 구성하는 타워, 하부구조물, 해저전력선, 해상변전소, 설치운영선박, 모두 국내 기업들이 만든다. 대만에서는 얼마 전, 대만 해상풍력 시장을 한국 기업들이 ‘싹슬이’하고 있어 걱정이라는 기사까지 나왔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이 더딘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법·제도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일단 현행 법·제도는 인·허가 절차가 많고 복잡하고, 서로 권한과 책임을 떠넘기기 좋은 구조다. 해외 성공 사례를 참조해 절차를 일원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주민수용성에 대한 기준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이를 통해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서는 지역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다행인 것은 관련 법·제도들이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원스톱숍법’과 같은 여러 법안들이 제안되고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국민의 인식 변화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이나 재생에너지 전반에 대한 괴담과 오해가 여전히 있는 것이 사실이고, 정치적인 동기나 본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런 괴담과 오해를 증폭시키는 세력도 있다. 어쨌거나 이런 오해를 풀고 해결하는 주체는 국가와 지자체가 돼야 한다. 해상풍력사업은 국가와 지자체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하지만 여전히 과거의 관행처럼, 민원 해결이나 주민수용성 확보는 기업에게 떠넘기는 분위기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향해 '전력질주'를 하고 있고, 유럽 등 에너지 선진국에서는 탄소국경세를 통해 새로운 무역장벽을 만들고 있다. 수출을 중심으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에 있어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은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해상풍력 관련해서는 우리나라가 대만을 한 수 아래로 생각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제 대만은 압도적인 해상풍력 선진국이다. 해상풍력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베트남에게도 밀리고 있다. 대만이나 베트남과 같은 수출 주도형 국가들이 왜 해상풍력에 목매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부산 청사포 해상풍력은 어떤 사업인가.

▲청사포 해상풍력은 청사포 인근 해상에 약 40MW 규모로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는 부산시 3만5,000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청사포 해상풍력의 경우 미래의 분산형 에너지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미래의 도시 모습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마을 안에 지붕형 태양광, 풍력 발전기, 에너지저장장치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산업화 시기 때처럼 화력발전소, 원자력 발전소를 한적한 시골에 몰아넣고 거대한 송전 철탑을 통해 도시에 전기를 공급하던 시대를 벗어나,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청정 에너지로 분산형 에너지를 구성하고 이를 연결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이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분산형 에너지가 전체 발전량의 30% 이상이다. 이 사업의 경우 규모가 작고 육상 그리드 망으로부터 가깝기 때문에 초고압 송전을 할 필요가 없다. 즉 송전 철탑을 건설하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한 갈등과 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민, 지역의회 등과의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청사포 해상풍력사업은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주민, 어민을 상대로 설명, 홍보, 설득을 해왔다. 어민간담회 24회, 주민설명회 12회, 신문 기획기사를 통한 사업 설명 45회, 방송을 통한 사업 설명 186회 이상을 해왔다. 이런 과정에서 처음에는 반대했던 어민들은 찬성으로 돌아섰고, 해안가 인근에서 상업을 하는 분들도 많은 분들이 찬성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의 경우 건설되는 타워의 개수도 많지 않고(최대 9개, 개수는 줄어들 수 있음), 해운대와 비교해 비교적 소외된 지역인 청사포에 새로운 볼거리(뷰 포인트)를 제공하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 제주뿐 아니라 덴마크, 영국 등 사례를 보면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선 이후 오히려 유동인구가 많아져 지역상권이 활성화되고 부동산 가치도 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주민분들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상풍력 사업 전반뿐 아니라 청사포 해상풍력에 대한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 더욱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수 있게 정부와 지자체에서 나서주길 부탁한다. 

-주민 상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양한 상생협약이 주목된다.

▲해상풍력 사업뿐 아니라 모든 사업에서 주민과의 상생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해상풍력의 경우 어민들과의 상생 사례, 해안선 인근에서 상업을 영위하는 주민들과의 상생사례들이 많다. 국내, 해외사례를 참고해 청사포 해상풍력에 가장 적합한 상생 방안을 마련,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하고 있다. 어업인들과 함께 관광프로그램, 건설, 운영 기간 중 지역 주민이나 업체의 우선적 참여, 주민과의 발전이익 공유를 위한 지분·채권 참여 프로그램 등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주민들과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 

최우진 GIG 전무(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
최우진 GIG 전무(지윈드스카이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