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ESG경영, 중요성 있으나 여력은 없다
건설업 ESG경영, 중요성 있으나 여력은 없다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1.09.10 1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산연, 건설업 ESG 수준 대부분 '보통미만'
84.1% 중요성 공감… 기업규모 작을수록 준비는 부실
"중소업체 성공 안착토록 정부 정책지원 이뤄져야"
향후 건설업 ESG경영 중요성 여부(좌) 및 ESG를 위한 현재 조직 내 준비 사항 설문조사 그래프(자료제공=한국건설산업연구원).
향후 건설업 ESG경영 중요성 여부(좌) 및 ESG를 위한 현재 조직 내 준비 사항 설문조사 그래프(자료제공=한국건설산업연구원).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건설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중소 건설업체는 이를 실현할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실시한 시공능력평가 100대 건설업체 대상 ESG 수준 조사 결과, 건설업의 ESG경영 수준은 ‘보통’ 미만인 것으로 분석됐다. ESG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30위 이내 대형 건설업체조차 ‘보통’으로 평가되는 만큼, 이보다 작은 업체들은 ESG경영 수준이 훨씬 낮을 것으로 인식됐다.

ESG는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확대 및 비재무적 위험 관리 증대에 따라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ESG 확산을 위한 변화를 꾀하는 추세다.

건설업 ESG 수준 평가 설문조사에서도 중요성 여부는 크게 부각됐다. 조사결과,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38.3%, ‘약간 중요해질 것이다’ 45.8%로 응답자 84.1%가 그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건설업체의 ESG 조직 내 준비 사항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설문조사에서 ‘ESG 비전 및 전략 수립’은 31.4%, ‘ESG 실행을 위한 전담조직 구축’은 28.8%, ‘이해관계자 간(대내외) 커뮤니케이션 방안 마련’은 35.6%, 대안 방안이 전혀 없는 중소업체는 10% 수준으로, 중요성 인식 대비 수립계획은 규모별로 차이가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가운데 1위~30위 이내 대형 건설업체의 경우 응답자 42.6%가 ‘ESG비전 및 전략 수립을 했다’고 답한 반면, 30∼100위 건설업체는 16%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최은정 연구위원은 “향후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 경영 조직문화화 및 내재화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건설업체는 조직 내 필요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고, 특히 건설업 ESG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서도 중소업체들은 ESG에 대한 인식 및 이에 대한 대비가 미비함에 따라 손실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나수미 연구위원은 “정부가 ESG 환경 변화 아래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안내해야 한다”며 “긴 안목으로는 중소기업에 지속가능경영이 안착하도록 세계의 규제 흐름에 발맞춘 구체적 목표와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정책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건설업은 기본적으로 환경 보호와 배치되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만큼 신속한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다행히 대형 건설사들은 발 빠르게 ESG경영을 선포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은 상반기에 ‘탈석탄’을 선언하고, 거버넌스 위원회를 ESG 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역시 ‘탈(脫)석탄 선언 이해관계자 서신’을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에 수록하기도 했다.

GS건설은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해 폐자원을 전기로 만드는 청정 에너지화 사업에 참여할 것을 밝혔고, 포스코건설은 건설업에 특화된 ESG 평가모델을 개발했다.

또 대우건설은 제주도 폐원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며, DL이앤씨는 친환경 소재 및 의료용 신소재 등 고부가가치 스페셜티(Specialty)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