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중소기업에겐 과연 그림의 떡인가?
[기자리뷰] 중소기업에겐 과연 그림의 떡인가?
  • 여영래 기자
  • 승인 2021.08.2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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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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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여영래 기자] “오로지 한 분야에 수십년간 공을 들여 개발해낸 첨단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판로 확보는 물론 해당 정부기관에서도 무관심 일변도여서 궁여지책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한 벤처기업인이 기자에게 내뱉은 절규다.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안고 있는 설움이자 보편화된 자화상으로 다가온다.

내포하고 있는 뜻은 여러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겠으나 기자의 식견(識見)을 감히 제시한다면 “모든 이들이 자기 주변을 돌아보며, 나의 이웃들과 함께 지식·기술·재능 등의 공유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나눔의 공동체”로 정의해 본다.

주된 취재원이 국내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행동반경이 정해지다 보니 이들 기업을 이끌어가는 여러 경영인들과 만나고 접촉할 시간이 대부분이며 앞서 인용한 절규에 가까운 한맺힌 사연도 바로 이들 중에서 흘러 나왔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중앙회 등에서 쏟아내고 있는 중기·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각종 정책자금 공고는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음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생각할 때 “대한민국 중소기업, 벤처기업을 경영하는 사장들은 걱정이 없겠다”고 부러워하기가 십상일 것이다.

이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귀한 나랏돈들은 과연 어느 곳으로 증발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은 한 벤처기업 사장의 넋두리에서 쉽게 풀였다.

“정부 지원 자금이요?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피같은 돈이만큼 정말이지 적재적소에 제대로 쓰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요?...그러나 실제 그속을 들여다보면 속이 편치않죠...이러한 정부지원자금만 호시탐탐 노리는 정부 산하기관, 연구기관, 관련 학계 등으로 쪼개지다 보면 막상 중소기업들에 돌아오는 것은 남은 부스러기 뿐입니다”

이들 학계 및 연구기관들이 확보한 정부 지원자금은 대략 3∼5년 등 여러해에 걸친 연구과제 수행을 위한 비용으로 쓰이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오랜 기간동안 심혈을 기울려 개발해낸 최신 기술도 해당 정부부처 및 지자체 실무부서에서도 대부분 관심 밖이라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

임기 만료로 퇴임한 산업부 산하 모 기관의 한 임원은 재임 기간중 한 벤처기업이 개발한 신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사업부서에 적극 활용토록 하는 등 소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는 이유로 퇴임 후 검찰의 수사 등 고초를 겪었으나 실제 재판에서는 ‘무협의’로 판결난 사례도 시사하는 의미가 적지않다.

전해져 오는 옛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왜 배가 아플까”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산하기관 주변에서도 늘 특정기업이 잘되는 것을 못 봐주는 질시의 눈초리가 있음을 읽을수 있는 대목임이 다름 아니다.

그만큼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정부의 지원자금에 대한 사후 관리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바로미터가 아닐수 없다.

이처럼 심오한 뜻을 내포하고 있는 정부의 국정기조가 이러한 위치에 처해 있는 수많은 중소·벤처기업에게는 한마디로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 지적하는 것이 과연 기자만의 편향된 시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