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의 날 특집|르포] (주)한국초저온
[건설의 날 특집|르포] (주)한국초저온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1.06.18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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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냉열로 물류센터 구축···ESG 패러다임 제시
에너지와 물류업 접목, 세계 최초 ‘LNG탱크로리’ 방식
24시간 냉열 공급, 태양광·연료전지 활용 ‘에너지 자립’
코로나19 백신 보관 최적지 평가···물류 중심지 허브로
한국초저온 평택물류센터 본사 전경.
한국초저온 평택물류센터 본사 전경.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에너지를 친환경 방법으로 생산하고 사용하자는 생각이 기업들이 최근 주목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핵심 목표다. 이에 더해 버려지는 에너지까지 다시 사용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냉장·냉동 물류창고의 패러다임도 친환경·고효율, 에너지 자립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경기도 평택 오성산업단지에 위치한 한국초저온(대표이사 김진하).

단순히 전기를 이용하는 기계식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초저온은 환경과 에너지효율까지 생각해 물류센터를 지었다. 평택을 방문하는 길은 오랜 운전으로 피로감이 있었지만, 카메라 렌즈도 얼어붙는 -70℃의 물류창고에 들어서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른 더위로 긴소매를 입지 않은 것도 후회됐다.

A동 자동화창고 내부 모습.
A동 자동화창고 내부 모습.

한국초저온 평택물류센터(이하 물류센터)는 총 11만4,940톤(초저온-냉동 3만9,120톤·냉장 4만6,680톤, 상온-정온 2만9,140톤)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저장 창고다. 연면적 15만9,292㎡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냉장·냉동·상온창고 3개 동과 LNG 및 연료전지 시설, 사무동 등으로 구성됐다.

물류센터는 초저온, 냉동, 냉장, 정온, 상온 5 온도대의 제품을 한 센터 내에 보관이 가능하다. 일반 물류센터는 원가 절감을 위한 냉동기 가동시간 조절로 품질 저하가 불가피하지만, 이 시설은 국내 유일 SF(-80℃) 창고가 운영되며, 창고 내 24시간 동안 일정 온도 유지 기능도 갖췄다. 무중단 냉동·냉장시스템 구현으로 보관상품의 미세한 온도변화까지 제어해 고품질 보관 및 유통기한 확대가 가능하다.

물류센터는 차량 접안 시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에어 쉘터’ 운영으로 물류 상하차 시에도 일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물류의 입고, 보관, 운송까지 콜드체인 유지가 가능해 제품의 ‘최상의 품질 유지’가 강점이다.

기술력의 비밀은 에너지 재활용과 신재생에너지다. 한국초저온은 LNG 냉열과 신재생에너지를 물류 시설에 접목했다. 물류센터 건설을 2014년부터 준비해 2018년 완공했으니, 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ESG’ 경영을 이미 준비한 셈이다.

95톤 규모 LNG 저장탱크 2기.
95톤 규모 LNG 저장탱크 2기.
한국초저온 본사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시설.
한국초저온 본사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시설.

생산지에서 채취되는 천연가스(NG)는 원활한 수출을 위해 액화해 부피를 1/600로 줄인 액화천연가스(LNG)로 변환해야 한다. 액화를 통해 부피를 줄여 보다 많은양을 LNG추진선에 싣기 위함이다. 국내에 들여와 다시 발전이나 도시가스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발생하는 냉열은 바다에 버려져 환경오염을 초래했다.

한국초저온은 못 쓰던 -162℃의 LNG 냉열을 사용해 물류센터의 냉기를 잡았다. 에너지도 아끼고 환경까지 고려한 방식이다. 이 방식은 일본에서 이미 사용했지만, 한국초저온은 기술력을 한층 높였다.

기존 방식은 LNG 기지 내부 열 교환방식이어서 배관을 통해 냉열을 수급했다. 즉 LNG 기지 인근에 물류사업장이 위치해야 이익이 생기는 구조다.

한국초저온은 세계 최초 ‘탱크로리 방식’의 에너지 융복합기술을 도입해 입지 한계를 극복했다. 탱크로리로 운반돼 물류센터 내 구축한 95톤 규모 LNG 저장탱크 2기에 저장된 LNG는 기화돼 물류센터의 냉기를 담당한다.

물류센터를 둘러보니 일반적인 물류단지에선 낯선 시설들이 보인다. 두 번째 비밀은 곳곳에 설치된 태양광발전과 수소연료전지 시설이다.

한국초저온은 건물 옥상 유휴공간에 태양광 모듈 27㎾p 급(태양광 모듈 1,170장) 발전 설비, 2.189㎿h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설치했다. ESS 설비는 1일 1회 충전으로 피크시간 6시간 활용이 가능하다. 각각 설비들은 독자적 운영이 가능해 자체적으로 소비하거나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판매 이익도 창출한다.

냉기 확보에 사용하고 남은 LNG는 9.68㎿/h(440㎾×22기) 규모의 연료전지에 공급돼 전력을 생산하고 부산물로 생산되는 온수를 이용해 건물의 냉난방·급탕 등에도 이용한다. 물류센터는 이 설비를 이용해 외부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 자립을 이뤄냈다.

동행한 김대일 시설지원본부장은 “한국초저온 물류센터는 LNG 냉열 활용 기술과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물류단지 중 세계 최초로 에너지 완전자립을 달성했다”며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REC, SMP 등을 통한 추가 수익 확보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보관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저온 냉열 기술로 국내 유일 바이오·의약품 보관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

A동 3층 2,500m² 규모 초저온 백신센터에는 화이자 백신이 보관되고, 같은 동 지하1층 냉장창고에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이 보관된다. 의약품 전용 엘리베이터와 수직반송기와 입출고 전용 도크도 갖춰 안전을 강화했다. 향후 냉장 보관 공간이 추가로 필요하면 B동 인프라 활용도 가능하다.

백신 보관 시설은 전국 단위 최적 배송을 위한 지리적 위치, 빠른 입출고를 위한 최신 시설, 백신을 빠르게 소분할 수 있는 충분한 작업 공간 등의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김진하 한국초저온 대표이사는 “한국초저온은 이 같은 장점을 갖춰 화이자 백신을 보관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이라며 “백신 수송에는 군경 인력의 호송차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주차공간과 인력의 휴식 공간 등 시설도 중요한데 본사는 이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