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의 날 특집|소방방재] 방정환교육지원센터 화재대피시설 설치현장 가다
[방재의 날 특집|소방방재] 방정환교육지원센터 화재대피시설 설치현장 가다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1.05.25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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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식피난기' 설치… 재난약자 안전 기여한다
어린이·노약자·임산부 등 재난약자 배려한 안전대피 설치 ‘주목’
완강기·피난사다리 대체시설로 무동력·무전원 기술 ‘획기적’
센터 직원들, 피난대피 체화… 화재대피시설 새 패러다임 제시
서울 중랑 방정환교육지원센터 전경.
서울 중랑 방정환교육지원센터 전경.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5월 25일 방재의 날. 이날은 재해 예방에 대한 국민 의식을 높이고 방재훈련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방재는 폭풍, 홍수, 지진, 화재 따위의 재해를 막는 일로, 이 가운데 화재는 가장 빈번하게 찾아오는 재해인 만큼 사전 피난 대피 교육이 요구되고 있다.

화재에도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화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마침 최근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지난 4일 서울 중랑구 방정환교육지원센터가 개관했고, 이 센터에서는 화재대피시설 중 하나인 ‘승강식피난기’를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개관한지 얼마 안 됐지만 센터 직원들은 재난대비를 소홀하게 하지 않기 위해 솔선수범 자세로 직접 화재 대피훈련에 돌입했다. 지도편달이 요구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많은 만큼 선제적으로 예방훈련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원들 교육에 맞춰 승강식피난기를 체험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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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 방정환교육지원센터 전경(2).
서울 중랑 방정환교육지원센터 전경(2).

■ 소파의 혼을 담은 ‘방정환교육지원센터’
서울도시철도 7호선 상봉역 1번 출구로 나와 길을 따라 걷게 되면 상봉지하차도 건너 덩그러니 건축물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는 최근 개관한 서울 중랑구 ‘방정환 교육지원센터’다.

‘방정환교육지원센터’는 중랑구 망우리 역사공원에 잠들어 있는 소파 방정환 선생의 교육철학을 담아 “희망을 위해 내일을 위해 어린이를 다 같이 잘 키웁십다”라는 어린이날 선언문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설립한 센터다.

총 85억원 예산이 투입된 이 센터는 지난 2019년 12월 착공 후 1년 5개월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됐다. 설계는 대지의 특성을 고려한 외부공간과 건축물과의 연계성을 높였으며, 공용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에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센터는 지하1층부터 7층까지 구성돼 있다. 지하 1층에서는 로봇교육장, 드론제작, 3D프린터 등 4차 산업 체험 활동공간과 방송실 크리에이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2층에는 독서, 식음 등을 즐길 수 있는 휴게 공간, 4층부터 7층까지는 스터디 공간, 교육 공간, 옥외정원, 대강의실 등이 준비돼 있다.

중랑구청 교육지원과 관계자는 “각각 시설을 통해 청소년들이 서로 돕고, 스스로 이겨내며 기쁨으로 커가는 미래 인재 양성에 힘을 쓰는 곳”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누구보다 어린이와 학생들을 존중하고 사랑했던 방정환 선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꿈과 희망을 키우는 교육도시 중랑’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센터 7층 발코니에 설치된 살리고 승강식피난기 사진.
센터 7층 발코니에 설치된 살리고 승강식피난기 사진.

■ 어린이·노약자 고려한 ‘승강식피난기’
아이들과 청소년이 교육을 받는 곳에서의 안전예방과 대피훈련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어쩌면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을 일이기도 하고, 꼭 그래야만 하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변수에는 대비해야 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통제 불가능한 재난예방 중 가장 빈번하게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화재, 그 중에서도 건축물 화재대피 요령에 대해 먼저 알아본다.

우선 건축물에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건물 내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불이야’ 크게 외치고 계단을 이용해 대피해야 한다.

아래층으로 대피할 수 없을 때는 옥상으로 대피하고, 불길 속을 통과할 때는 물에 적신 담요나 수건 등으로 몸과 얼굴을 감싸야 한다. 계단으로 내려갈 수 없을 시엔 다양한 피난시설을 이용해 신속하게 대피해야 한다.

퇴로가 차단될 경우에는 발코니로 대피하는 방법이 있다. 발코니 쪽에 가면 덮개로 덮인 바닥을 통해 피난하는 하향식 피난 사다리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들이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갈 수 있는 시설이다. 이에 최근에는 이보다 더 진일보한 무동력 ‘승가식피난기’ 화재대피시설이 있고, ‘방정환교육지원센터’가 이 대피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방정환교육지원센터 직원들이 직접 승강식피난기를 타고 하강하는 모습.
방정환교육지원센터 직원들이 직접 승강식피난기를 타고 하강하는 모습.

■ 승강식피난기로 당황하지 않고 편안하게
화재대피시설 승강식피난기는 무동력, 무전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용자의 체중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하는 연속적 원리를 지니고 있다. 이는 노약자나 장애인, 어린이, 부상자, 임산부, 반려견 등 재난 약자들을 고려한 화재대피시설로 안성맞춤이라는 주장이다.

센터 각 층마다 발코니에 설치된 승강식피난기는 육안으로 금세 확인할 수 있도록 레드계열로 도색해 눈에 띄게 했다.

지상대비 비교적 경보음이 적게 울리는 맨 꼭대기 층 7층에서 6층으로 하강하는 체험을 먼저 직접 해보았다. 보호 덮개를 열어보니 해당 층과 아래층에서 화재경보음이 울렸다. 이 경보음은 관리사무소에도 전달된다고 한다. 접이식 수납 손잡이를 들어 올리고 승강판에 올라타면 붉은색 페달이 가운데 있는데, 이를 누르면 하강하게 된다.

적당히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어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크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 번도 승강식피난기를 시승을 해보지 않은 일부 사용자들은 막연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단 한 번이라도 체험을 통해서 화재 대피에 친숙함을 느껴야 한다.

승강식피난기 시공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불이 나게 되면 소화기를 열지 못하고 불길에 던져버리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우왕좌왕하는 상황을 겪게 된다”며 “화재대피는 당황하지 않고 편안하게 해야 하는 만큼 반복 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들은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승강식피난기를 마치 놀이기구처럼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공업체 관계자가 직접 센터직원들 한 명 한 명 지도편달하면서 두려움을 극복하게 했다. 첫 주자가 내려갈 땐 뒤에 지켜보던 직원들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기도 했지만 금세 적응했다.

교육지원센터 한 관계자는 “생각한 것만큼 빠르게 내려가지 않아서 겁나지 않았고 착지할 때도 안정적이었다”며 “물론 앞으로 화재가 날 일이 없어야 하지만 가끔씩 체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승강식피난기는 최근 고층 빌딩 및 공동주택에도 설치되고 있다. 고층건물에서의 완강기 사용은 훈련받은 이들이 아니면 사용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이 따르고, 또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하향식 승강식피난기가 화재대피시설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정부도 산업진흥을 위해 법제화시켜야 할 부분을 발굴하고 개선하는 것에 노력하며, 기업들도 기술발전에 더 매진해서 더 많은 인명을 구하는 것에 힘쓰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