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의 날 특집|건축방재] 건자재업계, 화재안전성능 강화 나선다
[방재의 날 특집|건축방재] 건자재업계, 화재안전성능 강화 나선다
  • 이경옥 기자
  • 승인 2021.05.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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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법 개정, 6월·12월 시행… 업계 R&D 확대

= 국토부 건출물 화재안전성 강화 건축법 개정 시행
= 복합소재 심재까지 준불연 이상의 성능 확보해야
= 모든 면 준불연 성능·실대형 화재 시험 등 거쳐야
= 그라스울 등 화재에 강한 유기단열재 수요 증가세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LG하우시스 PF단열재 공장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생산되는 심재 준불연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건자재업계가 화재안전성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년 간 화재에 약한 건축자재의 사용으로 매년 대형화재가 발생해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최근 국내 건축물의 화재안전을 높이기 위해 건축법상 ‘건축물 마감재료의 난연 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을 지속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건축물의 화재안전성 강화를 위해 건축자재 실대형화재 시험 도입 개정안을 입법, 행정예고하고 12월부터 적용을 앞두고 있다. 

6월 29일부터는 외벽 마감재료의 경우 기존에 앞면 1면(외부노출 면)에 대해서만 요구하던 준불연 성능 이상을 뒷면, 측면까지 모든 면으로 확대해 시행되며, 12월 23일부터는 복합소재의 심재까지 준불연 이상의 성능을 확보토록 하는 개정 건축법이 시행된다.

건축자재의 화재안전성능과 업체의 품질 관리능력을 모두 평가하고, 기준 미달 시 시장 참여 자체가 제한되는 품질인정제도로의 전환도 예정돼 있어 기존의 불량 자재나 성능이 불안정적인 제품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단열제 시장에서 EPS(발포스티렌폼)는 2017년, XPS(압출스티렌폼)는 2018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우레탄, 그라스울, 페놀폼 등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스티렌계와 같이 경제적 측면에서 뛰어난 성능비를 가진 단열재에 대한 선호도가 우레탄, 페놀폼과 같이 우수한 단열성을 확보하거나 그라스울 같이 우수한 화재성능을 가진 특징이 뚜렷한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5년간 세라믹 단열재별 시장 매출점유율 역시 그라스울이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복합자재(샌드위치패널) 건축물의 대형화재로 건축물 화재성능기준이 강화되면서 샌드위치패널에 사용하는 심재가 화재에 취약한 유기단열재 보다 세라믹 단열재인 그라스울이 화재성능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료를 개발하는 업체들은 이번 개정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준불연 제품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샌드위치패널이나 원료를 가지고 심재를 만드는 업체들은 자체 기술력이 없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기단열재의 경우 원료업체는 대부분 대기업 또는 글로벌 기업이 일반적이지만 직접 유기단열재 보드를 제조 또는 가공하는 업체는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한국내화건축자재협회 이기호 팀장은 “건축법 개정안에 따라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들의 단열성능기준이 바뀐다. 샌드위치패널의 경우 심재만 가지고 시험을 해야 한다. 심재가 준불연 이상이 돼야 하고, 실물화재 시험도 거쳐야 한다. 화재안전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외부 마감재의 경우에도 우레탄이나 패널폼의 경우 은박이 있는 면으로 시험하면 준불연이 나오지만 없는 것으로 시험하면 가연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3월 이전에는 모든 면을 감싸 시험했지만 이번 개정안이 나오면서 표면재를 뜯어내고 시험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업계들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오는 6월 말과 12월 말 두 차례에 걸쳐 개정되는 건축물 마감재료의 화재성능 관련 건축법의 시행을 앞두고 이 두 법규를 모두 충족하는 심재 재료 준불연 성능 PF단열재 개발에 성공했다.

LG하우시스는 국내 건축용 단열재 가운데 최고 수준인 단열 성능(열전도도 0.020W/m·k)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화재에 강한 심재 준불연 성능까지 확보한 PF단열재 제품을 개발, 시장에 선보인다. 기존 PF단열재 제품 제조공정에서 LG하우시스의 준불연 특수처방 기술을 적용해 심재 준불연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LG하우시스는 PF단열재 제품의 전체 면(앞면·뒷면·측면 등 총 6면)에 대해 공인시험기관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로부터 준불연 성능이 적합함을 검증 받았다. 이어 내부 심재 재료에 대한 준불연 성능도 별도로 적합 검증을 받았다.

KCL 관계자는 “LG하우시스 PF단열재 제품은 전체 면 및 심재 재료까지 국가표준 콘칼로리미터 시험(KS F ISO 5660-1)법에 따른 준불연 성능 테스트를 적합하게 통과했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는 지난 2013년 10월 국내 최초로 PF단열재 양산을 시작하며 고성능 단열재 시장에 진출했으며, 2018년 5월 2호 라인과 2020년 5월 3호 라인을 연이어 증설한 데 이어 내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현재 4호 라인을 증설 중에 있다.

LG하우시스 장식재사업부장 조대영 상무는 “그동안 국내 건축용 유기 단열재의 경우 기술적인 한계로 열전도도 0.020W/m·k의 수준의 단열 성능과 심재 준불연 성능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LG하우시스 심재 준불연 PF단열재는 이를 동시에 충족하는 국내 첫 유기단열재 제품”이라고 밝혔다.

KCC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중앙연구소에 각종 건축자재와 내화구조체에 대한 내화 및 단열 성능을 시험하고 평가하는 ‘내화시험동’을 신축했다. 내화 및 단열 성능만을 전문적으로 시험하는 연구 시설을 마련한 것은 국내 기업 중 KCC가 처음이다. 

이번에 신축된 내화시험동은 연면적 1,547㎡(약 468평)의 지상 2층 규모로, 건축물 화재 발생 시 내화 성능을 요구하는 부위에 대한 성능 평가를 수행한다. 내화성 실험 구역과 단열성 실험 구역 등 2개 구역으로 운영되며, 벽체, 지붕판, 보, 방화문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번 신축 내화시험동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KOLAS, Korea Laboratory Accreditation Scheme)로부터 화재 및 내화 분야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다.

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은 ‘국가표준기본법’과 ‘국제표준(ISO/IEC 17025)’에 따라 시험기관의 품질시스템, 시설 및 장비, 프로세스 등에 대한 적합성을 인정받아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KOLAS 국제공인시험성적서를 발급한다. KOLAS 공인시험성적서는 국내 기업의 수출, 관납, 해외인증 취득 등에 활용된다.

현재 KCC 중앙연구소에서는 무기단열내화재를 적용한 지붕구조체에 대한 내화 시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지붕구조체와 더불어 벽제, 보, 방화문 등 광범위하게 내화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KCC 관계자는 “내화시험동은 내화성능을 높이는 기술 확보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점을 더욱 살려 앞으로 고객과의 기술지원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더 많은 안전한 건축물이 건축되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벽산은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소에서 그라스울, 미네랄울 무기 단열재를 적용한 샌드위치패널시스템과 외벽마감시스템에 대한 실대형화재 성능시험을 한국건설기술연구진과 벽산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고 밝혔다.

단열재부터 마감재까지 다양한 토탈 불연마감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벽산은 향후 다양한 국가 연구기관 및 관계 고객사들과 함께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기존 샌드위치패널의 화재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 등 다양한 고성능, 고기능성 시스템을 개발 출시할 예정이다.

김성식 벽산 대표이사는 “이제 건축자재업계는 우수한 화재안전 성능과 품질 관리능력 모두 핵심가치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신뢰를 갖춘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