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리뷰] 모든 이의 삶은 소중하다
[전문기자리뷰] 모든 이의 삶은 소중하다
  • 이경옥 기자
  • 승인 2021.05.21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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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건설현장을 지나가거나 둘러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아직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 사람의 생명의 소중함. 그 누군가의 삶과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가 모두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으로 그 어떤 때보다 삶과 생명의 가치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요즘이라 더욱 그 안타까움에 숙연해진다. 

얼마 전 취재현장에서 주택관리사협회 한 관계자를 만났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형 건설현장이 아닌 곳에서도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바로 공동주택 외벽작업 추락사고다. 한 해 평균 13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건설업 달비계 사망사고 중 약 70%가 공동주택 외벽공사 사고라고 한다. 지난 3~4월에도 6명이나 추락 사망했다. 

이 관계자는 “공동주택 균열보수 및 도장 작업, 창틀 코킹 및 누수 작업 등 외벽공사의 달비계 작업은 필수다. 그런데 이 작업은 지지로프로 의지해 작업하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야말로 안전 사각지대”라고 전했다. 

그는 “지지로프가 풀리거나 끊어지거나 작업대 탑승 중에 떨어지거나 지지대가 파손되거나 작업대가 추락하는 일도 있다. 작업대가 오래되거나 안전대나 추락 방지대를 설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자칫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위험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공사기간 맞추기에만 급급하다 안전을 놓치고 있다. 안전관리에 미흡한 영세업체가 시공하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최근 철근 대란으로 아우성인 건설현장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민간공사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중 추락사고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올 1분기 건설현장 사망사고는 47명이다. 이 중 민간공사 현장에서 훨씬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동주택 외벽작업 추락사고와 마찬가지로 건설현장 역시 추락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하지 않거나 미흡한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철근 및 거푸집 고정상태가 발생해 깔림 사고 역시 일어나고 있다. 

올해 자사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해 고심하고 있다는 한 건설사 임원은 “건설현장 사망사고로 인해 회사 분위기가 매우 어둡다. 현장에서의 안전강화를 위해 전사적인 차원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건설업은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늘도 건설현장은 바삐 움직인다. 그 안에서 땀 흘려 일하는 모두가 한 가정의 소중한 자녀이자 부모이자 형제일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그들의 삶이 스러지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사망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은 결국 우리의 잘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