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가격 급등… 건설현장은 ‘빨간불’
철근가격 급등… 건설현장은 ‘빨간불’
  • 이경옥 기자
  • 승인 2021.05.1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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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철 스크랩 가격 10년 만에 최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철근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건설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건설현장 관련 이미지로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 이경옥 기자 kolee@ikld.kr)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가격이 크게 올라 수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공사가 중단된 곳이 수백 곳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의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원유, 구리, 니켈, 철광석 가격이 올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국내 철 스크랩 가격도 정점을 찍었다. 10년 만에 최고치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조강생산은 4억8,609만 톤으로 지난 해 1분기보다 10% 증가했다. 3월 세계 조강생산은 지난 해 3월 대비 15.2% 급증해 1억6,920만 톤을 기록했다. 월간 최대치 기록이다.

우리나라 조강생산 역시 1분기 1,760만 톤을 기록, 전년 동기 3.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근 유통가격은 t당 90만원을 넘어섰다.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야말로 ‘철근대란’이다.

자동차·가전 소재인 열연강판 값도 t당 110만원, 후판도 t당 110만원으로 올라 관련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철강 수요도 증가세다. 올해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18억7,000톤으로 전망됐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철강 수요가 회복되면서 내년까지 수요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철강 시황 역시 주요품목 가격 톤당 100만원을 상회하며 가격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은 3월 철강재 수출 급증으로 1분기 순 수출이 확대됐다. 유럽 역시 ArcelorMittal을 비롯한 철강사들이 연이어 가격인상을 발표했다. 자체 공급이 부족하고 수입재 도입에도 한계가 있어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철근을 생산하는 국내 7대 제강사들도 이 같은 수급난에 최대한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정 규격의 품귀현상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중국 등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입제품의 가격도 같이 오르다보니, 굳이 수입 철근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국산 철근과 가격 차이가 없다보니 예전에 수입 철근을 사용하던 수요도 국산 철근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 스크랩 가격 상승과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또한 특정 품목의 수요가 몰리면서 생산이 뒤따르지 못해 수급난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철스크랩 가격 급등과 코로나19 침체에서 벗어나 건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수요가 몰렸다”면서 “매년 특정 품목의 수요가 몰린다든지 하는 현상은 일어났지만 수요가 몰리더라도 사실 원료 가격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모든 것이 맞물린 결과”라고 덧붙였다.

또 건설업계와 철강업계의 대립 분위기 조성 등에 대해서는 우려도 표했다.

한 관계자는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좋지 않다. 건설업계는 철강업계의 대표적인 수요산업이고 고객산업이다. 고객사의 수요에 맞춰 공급을 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