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친환경목재 인증시 피톤치드 TVOC 산출 배제해야
[전문가 기고] 친환경목재 인증시 피톤치드 TVOC 산출 배제해야
  • 선병규 기자
  • 승인 2021.05.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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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범 농학박사(한국목재공학회 이사)

[전문가 기고] 박상범 농학박사(한국목재공학회 이사)

친환경목재 인증시 피톤치드 TVOC 산출 배제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8일 시정연설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오는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탄소 중립이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서로 상쇄돼 순 배출량이 제로가 되는 환경에 더 이상 부담을 지우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탄소 중립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탈탄소 사회로의 이행 및 그린 뉴딜의 실현과 관련된 법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탄소 중립 사회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은 나무와 목재에 있다. 나무는 생장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벌채돼 목재제품으로 사용되는 과정에서도 탄소를 저장하기에 목재제품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도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도시 구현을 위해 도시의 외관과 건물의 실내를 목재로 재조성하는 ‘목재 도시(woodism city)’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작게는 아파트의 실내 벽면을 목재마감재로 바꾸거나 크게는 고층 목조빌딩까지 기존 석유화학 재료를 목재나 목질판상재품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목재마감재나 목조빌딩에 사용돼 오랜 기간에 걸쳐 탄소 저장고의 역할을 한다면, 목재 도시가 탄소 중립 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한편, 유럽, 캐나다, 일본 등 목재 선진국에서는 환경성 질환에 취약한 어린이나 노인이 이용하는 시설의 실내 환경을 목재로 재조성하는 ‘어린이 이용시설 목재화’나 ‘노인 요양시설 목재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목재를 사용하면 아토피피부염 유발인자인 혈중 면역글로불린 E의 농도를 크게 낮춰 아토피 피부염을 치유하는 효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입증됐다.

목재가 방출하는 피톤치드는 뇌의 알파파를 증가시켜 혈압을 낮추고 맥박을 진정시키고 면역력도 향상시킨다.

미국과 일본의 연구 결과, 건축물에서 목재 사용률이 높을수록 폐암과 식도암, 유방암, 간장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목재는 발암물질인 라돈의 방출이 없고, 시멘트 독소에서 라돈을 막아주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재가 탄소중립사회 구축과 건강 환경 개선을 위한 매우 유용한 재료로서 널리 인식되고 있으나, 목재가 지닌 건강 개선 효과가 우리나라 실내공기질 관리법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환경부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따르면, 목재제품의 친환경인증 획득(인증기준: TVOC 방출량이 01.㎎/㎥?hr이하)이 필요하다.

하지만, 목재제품의 경우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 관련 친환경인증 획득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목재의 고유향기인 피톤치드를 TVOC에 포함해 과다하게 산출하기 때문에 친환경 피톤치드가 실내공기질을 저해하는 오염물질로 변질되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소나무로 지은 한옥에서 사는데, 막상 실내 공기질을 측정해보니 TVOC 수치가 기준 이상으로 높아 가장 나쁜 공기 환경 조건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목재의 나라로 불리는 일본에서는 공공건축물 목재이용 촉진법에 따라 목재 마감재 이용 목표로 정하고 이를 강력히 추진하면서, 목재에 대한 TVOC 규제가 없어 목재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는 합리적인 제도를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실내 공기질 관리법에 따라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목재제품의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환경부는 TVOC가 아닌 목재제품에서 유래되는 VOC를 제외한 정말로 인체에 유해한 VOC만을 산출하는 합리적인 새 기준을 마련해 국민의 건강권 확보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