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마트한 '입체주소'가 만드는 새로운 일상, 도로명주소의 재발견
[기고] 스마트한 '입체주소'가 만드는 새로운 일상, 도로명주소의 재발견
  • 국토일보
  • 승인 2021.03.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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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한국국토정보공사(LX) 서울지역본부장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물류 사각지대인 외딴 섬 주민들은 큰 걱정에 휩싸인 바 있다. 정부가 전 국민에게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기로 했으나 가파도, 마라도, 비양도에는 판매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 드론이 큰 활약을 했다. 국토교통부의 긴급 특별 승인을 받은 드론이 4개의 작은 날개로 단숨에 바다를 가로질러 섬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배달했고, 섬 마을의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이렇게 편리한 드론 배송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도로명주소’를 기반으로 한 드론 배달점 구축이다.

* 드론배달점: 드론이 물건을 실제로 배송하는 지점으로, 3차원 좌표 속성을 가진 도로명주소가 부여됨.

행정안전부는 기존 평면에 국한됐던 도로명주소 체계를 확장해서 공중, 지하, 사물에도 주소를 부여하는 ‘입체주소’를 도입했다.

하늘을 나는 드론 배송 서비스를 위해 3차원 속성을 갖는 배달점 주소가 구축되고, 지하공간에서도 길을 따라 주소가 생기게 된다.

고가도로나 공중에 떠 있는 다리에도 각각 주소를 부여한다. ‘입체주소’는 편리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큰 상처를 남기는 재난 상황에서도 꼭 필요하다.

위급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대가 빠르게 사고 발생 지점을 찾는 것이다. 앞으로 시민들은 지하철 내부 통로나 한강 변 다리 위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구조대에 알릴 수 있다. ‘도로명주소’가 응급 구조대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디지털 트윈·드론·자율주행 등 첨단 신기술이 사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입체주소’의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사람은 일상에서 위치를 표현하기 위해 주소를 사용하고, 드론과 같은 기계는 숫자로 된 위치 좌표를 사용한다. 실내 내비게이션, 사물인터넷, 배송 로봇, 자율주행차 등 주소정보산업 기술을 일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도로명주소와 위치정보를 연계한 ‘주소정보기본도’가 사용된다.

2021년 6월부터 개정·시행되는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주소정보기본도’의 최신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고, 주소정보산업을 지원하는 중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LX는 현재 ‘한국판 뉴딜’ 완성을 위한 SOC 디지털화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전주시 디지털 트윈 표준 모델을 확산하고, 도로·철도·지하 분야의 품질 관리로 안전한 국토관리에 힘쓰고 있다. 기술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국민의 삶에 변화를 주는 것이 LX 혁신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외딴 섬마을에 사는 할머니가 드론으로 손녀딸의 선물을 빠르게 배송받고, 혼잡한 서울의 고가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운전자가 도로명주소로 찾아온 구조대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지킨다.

낯선 도시의 복잡한 지하상가에서도 실내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찾아갈 수 있으며, 몸이 불편한 사람도 주소만으로 자율주행차를 타고 목적지에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전례 없이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로 변화하는 일상이 가끔은 낯설기도 하지만, 기술은 우리의 일상과 매 순간 함께하며 더 나은 삶을 만들어주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일상, 행정안전부와 LX가 함께 그리는 ‘입체주소’가 국민에게 가져다줄 안전과 행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