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생산체계 개편 시행 3개월 - 전문건설 설 곳이 없다
건설생산체계 개편 시행 3개월 - 전문건설 설 곳이 없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1.03.2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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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건설생산체계 개편 결과에 대한 평가가 참혹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년 반 동안 각계 전문가 집단 및 관련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밀어붙여 올 부터 시행에 들어간 건설혁신의 결과물 - 건설업역개편.

그런데 3개월 입찰을 집행해 본 결과 ‘ 종합은 웃고 전문은 울고’ 한마디로 종합건설사를 위한 업역개편 잔치로 끝났다.

‘전문건설 대공종화’ 만이 만년 하도급 지위를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행한 전문협 중앙회, 국정과제 우선순위라며 무섭게 몰아 붙였던 국토교통부, 결론은 전문과 기계설비업계의 분노를 유발시켰을 뿐 얻은 게 없다.

작금 전문건설업계를 혼란케 한 전건협 중앙회장을 비롯한 협회 집행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입찰해 본들 모두 종합업체가 싹쓸이 하니 전문건설 갖곤 명함도 못 내민다“ 는 것이 전문건설업계가 흥분하는 이유다.

이럴려고 건설혁신운동이란 미명 아래 업종개편했냐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즉 “ 대한민국 전문건설의 대위기다” 라는 것이며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건설생산체계개편 최종 평가는 그야말로 낙제점이다.

전문건설업계는 우선 발주기준에 부대공사가 명확히 정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용하지 않는 불합리한 관행이 조속히 개선돼야 함은 물론 공사 유형별 실적을 적용한 평가, 종합 ,전문 간 지역제한 금액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업종별 회장들은 “4만 8천 전문건설업체를 좌초위기로 몰아 넣은 이 결과에 대해 중앙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며 분위기가 심각하다.

전문건설 현업을 하고 있는 A모씨는 “ 애당초 전문건설 대공종화니 뭐니 하며 무작정 밀어부칠 때부터 불안했다” 며 이대로 가면 전문건설산업은 멸종된다" 고 경고했다.

기계설비건설업계도 약속했던 ’주력공시제‘가 제도화에서 누락되면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저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한편 종합건설사 단체인 대한건설협회는 결과적으로 일반건설업체에게 유리하게 작동되고 있는 시장 현실이기에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고 언행을 조심하고 있는 것을 보니 함구령이 내려진 듯 하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한 관계자는 “시행 3개월째인데 시장에서 각종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있으며 이에 대해 보다 더 심사숙고하면서 추이를 지켜 보겠다 ”는 반응인데 이래서야 되겠는가!

그토록 강력히 밀어 붙였던 제도가 결국 시장에서 실패했음이 입증됐다면 하루빨리 보완 또는 개선을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국토부는 어쩔 줄 모르고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응답을 해 줄 공무원도 없어 보인다.

지난 반세기 이상 축적해 온 전문기술력은 죽어가고 있는데 ’전문건설 대공종화‘라는 그럴듯한 용어를 만들어 마치 전문이 종합되는 것처럼 현혹시키는 등 건전한 건설시장을 혼란과 혼돈으로 몰아 넣은 책임은 분명 누군가 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김광년 기자 / knk@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