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늦었지만 지금부터(가스의 날)
[기자리뷰] 늦었지만 지금부터(가스의 날)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1.02.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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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

어떤 상황이 별일이 아니어도 부각시키거나 자꾸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면 점점 이슈화되고, 사람들의 머리에 남는다는 표현이다. 대게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미디어 등에서 클리셰(진부한 표현 및 상투구)처럼 사용되고 있다. 최근 이 표현을 긍정적으로 적용해 자꾸 '이슈화' 할 이벤트가 생겼다.

가스업계가 '가스의 날' 제정에 힘을 모으고 있다. 한국가스연맹이 지난 주 2021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천연가스와 관련한 기념일로 가칭 '가스의 날'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019년에도 기념일 제정을 위한 밑그림을 세웠었지만 흐지부지됐던 전례가 있었기에, 올해는 한국도시가스협회와 공동으로 대표성을 확보해 기념일 제정을 성사시킨다는 각오다.

이미 가스연맹은 산업부와 가스의 날 제정을 위한 실질적인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의 날'에는 산업부장관상 등 훈·포장, 표창 등 포상도 진행하고, 앞으로 세미나 및 전시회도 병행해 기념일 제정의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나서기로 했다.

날짜도 11월 1일로 정해 '상징성'을 확보했다. 1986년 11월 1일은 인도네시아산(産) LNG가 국내에 도입, 발전용 천연가스가 최초로 공급된 날이다. 국내 천연가스 산업의 시발점인 역사적인 날짜다.

이후 35년이 지나며 국내 가스 산업은 발전·난방 등 에너지 산업을 이끄는 '제1의 국민 연료'로 발전했다. 해외시장에서의 위상도 나날이 높아져 국제가스연맹(IGU) 회장직 수행, 2022년 세계가스총회(WGC) 개최 등의 중추적 역할도 맡고 있다.

최근 국제적 '탄소중립'이라는 어젠다도 가스 산업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숙제를 남겼다. 천연가스는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의 중간연료의 역할로, 전통화석 연로보다 높은 친환경성으로 줄어드는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역할도 부여받고 있다. 더불어 도시가스, 발전 등 전통적 수요 이외에 미래 먹거리인 수소, LNG벙커링 등 신규수요를 포함한 역할 확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렇게나 할 일이 많은 '가스 산업'임에도, 기념일을 지정하는 작업이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미 에너지업계에서는 4월 10일 전기의 날, 12월 27일 원자력의 날, 10월 2일 LPG의 날, 10월 23일 재생에너지의 날 등 기념일을 제정해, 다양한 활동으로 관련 에너지의 역할과 국민생활에 기여하는 바를 알리고 있다.

기념일은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축제의 날이다. 자긍심 고취를 통해 자신의 역할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업계가 한 마음으로 진일보하는 구심점이 된다.

자꾸 문제를 삼아야 한다. 기념일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알리고,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국민들에게 가스 산업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다양한 피드백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장점이라도 국민이 알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가스의 날' 지정을 위한 업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