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술] '가격 경쟁력' 마련된 바나듐레독스흐름전지
[에너지 기술] '가격 경쟁력' 마련된 바나듐레독스흐름전지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1.01.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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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연, '촉매 반응' 이용한 '고순도 전해액' 대량 생산 성공
非 발화성 대용량 ESS 분야 경쟁력 향상 기대···신 시장 창출 토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전 본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전 본사.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발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ESS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전환에 있어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다.

현재 가장 널리 이용되는 ESS 기술은 리튬이온전지다. 리튬 기반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는 저장 용량이 높지만 발화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물 성분의 수계 전해질을 이용하는 레독스 흐름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는 양극과 음극에 사용되는 바나듐 전해액의 산화, 환원 반응으로 충전과 방전이 되는 에너지저장장치다.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인체유해성, 인화성, 화학반응성의 위험도가 낮아 안정적이며, 수명이 20년 이상으로 길고 용량 설계가 유연해 재생에너지 발전 분야와의 연계가 용이하다.

문제는 높은 가격이다. 리튬이온전지 대비 높은 가격은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의 부품 중 바나듐 전해액은 전지의 용량, 수명,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소재다. 전체 전지가격의 약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성능이 우수한 바나듐 '전해액'을 값싸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 문제 해결이 국내 기술진들에 의해 연구돼 주목된다.

이신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박사).
이신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박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에너지소재연구실 이신근 박사 연구진은 KAIST, 연세대학교, ㈜이에스와 공동으로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의 핵심 소재인 '바나듐 전해액'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촉매반응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바나듐 전해액 대량생산 촉매반응 시스템은 기존의 전기분해 및 금속환원법에 비해 잉여 5가의 전해액 및 환원제의 잔여물을 남기지 않아 3.5가의 전해액을 고순도로 '연속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기분해법'에 비해 시간당 생산 속도가 약 2.7배 높고, 시스템의 크기가 작아 부지시설 비용과 전력소비가 저감돼 전해액의 가격을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다.

생산된 전해액은 ㈜이에스가 설치한 INVINITY사의 40kWh급 바나듐흐름전지에 장입해 효성중공업으로부터 성능검증을 완료했다.

현재 국내 ESS용 전해액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국내 판매량은 수입 대체로 직결된다. 따라서 국내의 독자적인 전해액 제조기술 확보와 더불어 가격 및 성능이 우수한 전해액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ESS사업 시장에서의 시장 창출 및 기존 ESS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이신근 박사는 "바나듐 전해액 제조기술은 대용량 ESS에 있어서 화재위험성이 높은 기존 리튬배터리를 대체할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의 '핵심 소재기술'"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이번 기술 개발이 전량 해외에 의존하던 바나듐 '전해액'을 국산화할 수 있고, 실험실 규모로 가능성을 확인한 원천기술을 대량생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실증'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실이 자체개발한 40LPH급 대용량/고순도 바나듐 전해액 제조용 촉매반응 시스템(참여기업 ㈜이에스 협력사업장, 대화공단 내 설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실이 자체개발한 40LPH급 대용량/고순도 바나듐 전해액 제조용 촉매반응 시스템(참여기업 ㈜이에스 협력사업장, 대화공단 내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