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톡톡] 화재 위험성 無,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VRFB)'
[에너지 톡톡] 화재 위험성 無,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VRFB)'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1.01.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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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계 전해질 사용해 높은 안정성 장점-ESS 화재 대응해 새로운 시장 확대 '주목'
국내 최초 재생E 흐름전지 상업 운전 시작 '동서발전·(주)에이치투' 공동 연구
울산발전본부 내 태양광 연계 1㎿h급 설치-리튬이온 전지 比 수명 '2배' 이상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 모식도.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 모식도.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잇따라 발생한 ESS 화재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전지인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가 주목받고 있다.

VRFB는 물 성분의 수계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없고 리튬이온전지 대비 수명도 2배 이상인 차세대 배터리다.

흐름전지는 리튬이온전지와 마찬가지로 전기에너지를 화학 에너지의 형태로 바꿔 저장하는 2차전지다.

에너지가 저장되는 전해질이 배터리 내 저장탱크에 보관되고, 전기 출력을 담당하는 스택(stack)으로 이동, 순환하며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나, 이 과정에서 전기에너지가 화학에너지로 변환되며 충전과 방전을 한다.

이 때, 두 개의 저장탱크에 전해질이 나눠 저장되는데 각각의 전해질에는 서로 다른 금속 이온이 녹아있다.

흐름전지의 전해질에는 아연, 브롬, 바나듐 등 종류는 다양하지만, 산화수가 서로 다른 두 바나듐 이온을 이용한 'VRFB'가 대표적이다.

VRFB는 리튬이온전지와 비교해 인체 유해성, 인화성, 화학 반응성의 위험도가 낮아 안정성이 매우 높다. 리튬이온전지는 유기용매 전해질을 사용하나 VRFB는 水계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이 없다.

수명도 리튬이온전지 보다 약 2배 이상 길다. 평균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고, 전해액을 교체할 경우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에너지 저장부인 저장탱크를 따로 설계해, 용량 설계 유연화 및 대용량화에도 용이하다. 충방전 출력 및 효율은 아쉽다. 리튬이온의 경우 90% 정도 에너지 효율을 가지나 VRFB는 70% 정도로 나타난다. 리튬이온전지 보다 비교적 에너지 밀도가 낮아 저장탱크 등의 설치 공간이 많이 필요한 점도 개선 사항이다.

최근 리튬이온전지의 잦은 ESS 화재사고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연계 VRFB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대규모 비리튬계 배터리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이중 절반 가량을 VRFB로 채택했다. 일본 홋카이도전력도 풍력발전 계통망 연계를 위해 17MW 규모의 VRFB ESS를 발주했다.

정부도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20년 2월 개정된 산업부 규정(규제샌드박스)에 따라 흐름전지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관련 단체표준인증과 고효율지가재인증도 마련해 사업 기반을 마련중이다.

시장에서는 한국동서발전이 상용화 실증에 선두주자다. 동서발전(주)(사장 박일준)는 최근 울산발전본부에 설치한 1MWh급 흐름전지 실증설비를 국내 최초로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에이치투(대표 한신)와 함께 'VRFB 제어시스템' 연구개발을 추진중으로 지난해 12월 21일 국내 최초로 한전 송·배전망에 접속하는 기록을 세웠다.

동서발전은 향후 실증설비 운전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 제어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선해 세계 최고 수준의 운영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배터리 자체 전력소비를 최소화하고 태양광 발전량을 최대한으로 저장·활용하기 위한 고효율 제어시스템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상업운전 인증을 획득할 전망이다.

류순도 동서발전 디지털기술융합원 R&D국산화부 차장은 "리튬이온전지가 독점했던 재생에너지 연계 ESS시장에 VRFB가 진입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내수시장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나듐 레독스흐름전지(VRFB)가 장(長)주기, 대용량 ESS 시장이 열리고 있는 해외시장에 국내 중소기업들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확보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에 설치된 1MWh급 바나듐 흐름전지 실증설비.
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에 설치된 1MWh급 바나듐 흐름전지 실증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