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현장 25時] 북극곰도 넘어질 블랙아이스, '특별법'으로 제정돼야
[국토일보 현장 25時] 북극곰도 넘어질 블랙아이스, '특별법'으로 제정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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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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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 본보 안전 전문기자 . 공학박사 . 안전기술사

도로 위 암살자 블랙아이스 사고, 더 이상 운전자 과실 아니다
블랙아이스 발생에 대해 안전영향평가로 사전 예방조치 필요
국회와 정부는 도로 설계 때부터 안전 확보토록 노력해야
2021년 신축년 새해에는 블랙아이스로부터 안전한 나라 되길 기원

북극곰도 넘어지기 쉬운 곳, 블랙아이스. 정말 이대로 계속해서 방치해야만 할까.

해마다 이 즈음이면 항상 단골로 접하는 뉴스가 있다. 그것은 바로 도로 위 암살자인 블랙아이스로 인해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들이다.

며칠 전에도 경북 영천 한 교량에서 블랙아이스로 차량 18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 2명이 부상당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2터널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해 32중 추돌 사고가 발생하여 5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당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블랙아이스(black ice)란 기온이 갑작스럽게 내려갈 경우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 다시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현상이라고 정의돼 있다.

일명 도로 결빙 현상이라고도 말한다. 낮 동안 내린 눈이나 비가 아스팔트 도로의 틈새에 스며들었다가 밤사이에 도로의 기름, 먼지 등과 섞여 도로 위에 얇게 얼어붙은 현상이다. 얼음이 워낙 얇고 투명하므로 도로의 검은 아스팔트 색이 그대로 비쳐 보여 검은색 얼음이라는 표현을 쓴다.

블랙아이스는 주로 겨울철 새벽이나 아침 시간대에 터널 출입구나 교량 위의 도로에서 자주 발견된다.

눈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교량 위나 호숫가 주변의 도로, 또는 그늘이 져 있는 곡선구간인 커브 길과 같이 기온차이가 큰 곳에서 생기기 쉽다.

특히 제설 작업을 위해 도로 위에 뿌려진 염화칼슘이 눈과 결합하게 되면 도로 위에 남아있던 수분이 도로 표면을 더욱 미끄럽게 하기 때문에 블랙아이스 현상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

그동안 이러한 블랙아이스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은 운전자 과실로 돌렸던 것이 사실이다. 도로를 유지관리하고 있는 관리주체에서는 사고방지를 위해 다양한 조치들을 취했는데, 기상상황에 따른 가변형 속도제한 표지를 추가 설치한다든지 과속단속 카메라와 차량 미끄럼방지를 위한 그루빙 등 안전시설 등을 개선조치했다.

이제는 제발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제발 미리미리 사전에 예방하는 정책들이 선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로 유지관리 단계에서 아무리 안전시설을 설치하더라도 사고를 방지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도로를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먼저 블랙아이스 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안전한 도로선형을 계획하여야 한다. 또한 설계 중간단계에서는 블랙아이스 발생여부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조치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정부와 국회는 지반침하로 인한 위해를 방지하고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었던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적극 참조해 블랙아이스 사고방지를 위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국회는 제발 서로 싸우지만 말고 국민안전에 꼭 필요한 '블랙아이스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돼 운영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도로 설계단계에서부터 블랙아이스 사고가 발생될 확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하여 블랙아이스 안전영향평가를 실시토록 할 필요가 있다.

안전영향평가 결과 문제발생 구간에 대해서는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안전점검이나 안전조치 등이 이루어지도록 의무화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블랙아이스에 대한 사고조사를 실시하고 안전정보체계를 구축하여 추후 이러한 빅데이터 등이 추후 설계에 반영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이 필요하다. 블랙아이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관계당국에서는 적극적으로 예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산에 대한 막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회와 기획재정부에서도 국민안전 확보차원에서 블랙아이스 사고 방지에 대한 예산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번 주에도 강한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벌써부터 국민들은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가 불안하다. 제발 2021년 신축년 새해에는 블랙아이스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