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산업 시공BIM 확산 가속화… 생산성 ‘UP’
국내 건설산업 시공BIM 확산 가속화… 생산성 ‘UP’
  • 하종숙 기자
  • 승인 2020.12.1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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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산업 시공BIM 확산 가속화… 생산성 ‘UP’

생산성 뒤처진 건설업, 실무형 BIM으로 돌파구 마련 ‘기대’
대우건설, 아파트 현장 BIM 적용 시공 효율성 향상 ‘성과’

미국․영국․싱가포르, BIM 기술 선진화 앞장… 국가차원 BIM 확대
테클라 스트럭처스, 시공BIM 솔루션 ‘대표주자’… 건설사 ‘입소문’

설계 뿐만아니라 시공단계에서도 BIM 적용이 확산, 생산성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은 대우건설의 수지 아파트 건설프로젝트 조감도.
설계 뿐만아니라 시공단계에서도 BIM 적용이 확산, 생산성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은 대우건설의 수지 아파트 건설프로젝트 조감도.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4차 산업혁명시대, 스마트 기술은 생산성 향상 최적의 키워드로 국내 건설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디지털 트윈’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설계 뿐만아니라 시공단계에서의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도입을 확산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정부의 한국판뉴딜 정책은 건설산업 역시 스마트 건설기술을 앞세워 건설 선진화를 위한 발빠른 행보가 가속화, 스마트 건설기술 중 효과를 창출하는 BIM에 대한 역할도 커지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는 그동안 설계 위주의 BIM 적용에서 시공단계까지 BIM 적용을 확대하며 보다 효율적인 건설사업을 수행하며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곧 BIM이 기업경쟁력 제고는 물론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 강화를 견인하는 첨병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설계에 국한된 디지털 트윈, 시공은?

건설 프로세스의 혁신을 위해서는 설계, 견적, 시공 단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BIM이다. BIM은 설계부터 시공, 유지보수, 철거에 이르는 건축물 생애주기의 전 단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건설 솔루션을 의미한다.

BIM은 시공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정보를 설계로부터 전달받아 그것을 3D 모델에 반영함으로써 시공 착수 전 설계상의 오류부터, 시공 착수 이후 발생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최소화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곧 불확실한 위험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은 물론, 시공의 정확도를 높이는 결과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시공 과정에서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를 설계자, 엔지니어, 현장 인력 및 건물 소유주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 개방적으로 공유할 수 있어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다. BIM이 제공하는 이 같은 혜택은 2D 도면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진행 시 빈번하게 발생하던 정보교류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해 준다.

해외 BIM 현황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BIM 기술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는 국가들은 BIM 확산 초기부터 건설 프로세스 전반에 BIM을 적극 적용해 왔다.

미국은 2007년부터 국가 BIM 표준(NBIMS)을 제정해 BIM 적용을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설 프로젝트 설계 과정의 효율화는 물론, 기반산업인 철골 구조물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국가적으로 BIM 의무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한국보다 명확하다. 또한 2018년 이후 정부 예산으로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BIM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무사항을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선도국으로 알려진 싱가포르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BIM을 활용한 3D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 도시를 가상으로 구현하는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중국은 한국보다 BIM 도입이 늦었으나 2017년 7월 BIM 통일 표준(Unified Standard for BIM)을 마련, 국가가 주도적으로 BIM 확산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20년 말까지 국영자본이 투입되는 공공건축, 녹색 생태 프로젝트의 설계부터 유지보수 단계까지 BIM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P-BIM(Practice based BIM)에서 중국 내 표준 법규를 반영해 실무에 기반한 BIM 응용방식에 대해 더욱 명확한 정의를 하는 등 국가 주도적인 움직임이 미래 지향적이며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BIM 현황

국내 건설업계는 BIM이 도입된 이후 오랫동안 스마트 건설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기존 업무 방식으로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해외 유수의 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고,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국내 건설업체들은 해외와 마찬가지로 BIM을 적극 도입, 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삼았다.

현재 국내 다양한 조직에서 BIM 도입과 활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0년 국내 BIM 관련 가이드가 최초로 제시됐으며 대규모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중소형 프로젝트에서도 점진적으로 3D BIM을 적용해 시공 단계의 활용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빌딩스마트협회의 10년 넘게 국내 최대규모의 BIM 컨퍼런스 및 심포지움 개최, 한국BIM학회의 정기학술대회 개최 등은 BIM이 국내 건설산업의 실질적인 대안 기술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

BIM이 국내 다수의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되면서 그 사용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초기에는 고층 랜드마크 빌딩과 쇼핑몰과 같은 상업 시설 현장에 시범적으로 적용됐으나, 현재 아파트 및 공공주택 등 주거시설 현장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오는 2024년까지 모든 공동주택에 BIM 설계를 도입할 방침으로 고무적이다.

시공단계 BIM

건설현장에서의 BIM 활용 증가는 설계, 시공 뿐만 아니라 유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업건물, 주거시설 및 다양한 건설 프로젝트에 알폼, 데크플레이트, 시스템 비계, 무해체거푸집 등을 제공하는 성지제강은 3D BIM 솔루션 제공 기업인 트림블(Trimble)과의 협업을 통해 거푸집 및 비계 설계에 적용되는 BIM 애플리케이션 및 모듈을 공동 개발 중에 있다. 개발 중인 프로그램은 2D 도면(구조도와 배근리스트)을 인식해 테클라 상에서 콘크리트 구조물과 보의 스트럽 철근을 포함한 무해체 거푸집을 작동 생성하는 것이다. 모델을 생성하는 작업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 배근리스트의 정보를 인식하여 철근 배근을 자동으로 생성함으로써 휴먼에러도 감소시킨다.

트림블의 BIM 솔루션은 개방형 접근방식의 OPEN API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도록 해 건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양 사는 가설재 설계 및 BIM 기반 협업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테클라 스트럭처스(Tekla Structures)를 활용해 클라우드 상에서 연동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 대형 건설사의 BIM을 통한 생산성 향상 노력은 BIM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BIM을 통해 시공 가능성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는 대표적인 건설사인 대우건설은 일찍이 BIM의 이점을 인지하고, 사내 정보생성 및 운영의 기초로 활용하기 위해 BIM 표준화를 수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하나의 모델로부터 도서작성, 견적, Mock-up, 시공Shop, 유지관리 등 각 단계의 효율적 정보 관리를 목표로 BIM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중 하나인 테클라는 디테일한 모델링을 통해 구조 물량을 산출하고 Shop도면을 생성하며, 시공 중 발생하는 모델의 수정사항을 즉각 반영함으로써 일관된 정보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테클라 스트럭처스는 커스터마이징이 용이, 국내 건설현장의 환경적 요소에 따른 맞춤화가 가능하다. 뿐만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 축적한 수많은 레퍼런스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건설사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효과적으로 충족시키고 있는데 현재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을 포함한 유수의 건설 업체들이 수행하는 다수의 프로젝트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테클라 스트럭처스는 시설물의 생애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통합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도록 시설물의 형상, 속성 등을 3차원으로 표현한다. 3D 모델링으로 설계자, 제작자, 시공자 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해 시공 중 절점 지점 설정 등의 작업에서 정확도를 높일 수 있으며, 설계상의 오류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

이와함께 단기간에 수행돼야 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전 공정에 BIM을 도입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모델은 설계정보를 한데 모아 프로젝트에 대한 정확도 높은 정보 확보가 가능하며, 모아진 정보는 이해 관계자들과 실시간으로 공유돼 효과적인 협업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개방형 BIM 솔루션으로 타 패키지와의 호환이 용이해, 다른 솔루션 및 제품의 모델과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어 복수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프로젝트에도 적합하다.

테클라 스트럭처스를 활용한 수지현장 BIM.
테클라 스트럭처스를 활용한 수지현장 BIM.

대우건설 시공 BIM ‘효과’

대우건설은 시공 효율성 향상을 위해 ‘OO푸르지오 현장’ 골조 공사에 테클라 스트럭처스를 적용하고 있다. 현장은 ▲작업 구역별 투입 예상 물량을 사전에 확인해 시공 계획 수립 ▲콘크리트 타설 작업구역을 타설 단위로 분리해 트림블 커넥트(Trimble Connect, 클라우드 공유)에서 작업구역과 투입물량 확인 ▲트림블 커넥트를 이용한 부재 레벨 확인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확인 가능한 검측 자료 첨부 등을 요구했다.

이 요구사항들은 기존 2D 방식이나, 낮은 디테일 수준의 BIM 모델 활용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웠다. 이에 대우건설은 트림블에서 제공하는 여러 솔루션을 통해 이를 해결, 효과를 창출했다. 복잡한 단차의 부재 레벨을 3D모델 상으로 직접 확인함으로써 시공 오차를 현저하게 감소시켰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확인 가능하도록 클라우드 상에 검측 자료 첨부를 통해 검측의 직관적 확인을 지원함으로써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킨 것이다.

또한 2D 도면의 시공상 한계를 보완하는 테클라의 다양한 특장점을 활용해 복잡한 구조를 모델상에 구현함으로써 도면에 표기되지 않은 단차, 덧살 부분의 모델링으로 선 검토가 가능했다.

대우건설은 시공 오류를 줄이기 위한 작업에도 테클라를 적극 활용했다. 도서상 부재의 각 도면별 정보가 상이한 경우 모델 검토과정을 통해 정확성을 높였다. 나선형 램프 시공 시에는 기둥 주근 정착 작업에서 모델을 활용해 정확한 치수를 확인함으로써 오류를 최소화했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활용되는 BIM 솔루션 중 테클라에서만 구현되는 수준의 디테일한 모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전언이다. 구조물 중 특정 부분만을 분석하는 작업도 가능했는데, 보와 기둥의 주근 후크(hook)가 집중되는 곳을 분석해 배근 후 콘크리트 타설 시 발생할 문제를 최소화했다. 철근 배근 시에도 시공 조인트(CJ)를 설정함으로써 이음 예상 부위를 검토해 투입 예정 물량을 검토하는 것 뿐만아니라 CJ를 변경해야 할 상황에서도 빠른 수정을 통한 대응이 가능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구조 모델을 작성해 검토하고 시공으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는 모델링 툴이 필요, 현재의 BIM 시장에서는 테클라가 그 조건을 만족시켰다”며 테클라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아직 산업 전반에 BIM 운영 환경이 확보되지는 않았지만, 현재와 같은 시도가 지속돼 더욱 업그레이드된 소프트웨어와 운용 가능한 인력이 공급된다면 건설산업에서도 제조업과 같은 생산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건설산업은 디지털 기술을 통한 효율성 및 정확도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BIM은 건설업계가 마주한 다양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도구로 인식, 지속적인 활용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