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2019년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퓨리서치(Pew Research)가 세계 27개 국가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국민 95%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나타났다. 전 세계 1위다. 2위 88%인 이스라엘보다 7%p나 높았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스마트폰으로 인한 각종 질환들이 생겨나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 목디스크, 안구건조증, 엄지손가락 통증, 손목 통증, 팔 저림 등이 대표적이다.
한 손으로 사용가능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엄지 손가락 주위부터 손목까지 통증이 있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드퀘르뱅 증후군이라 불리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2019년 드퀘르뱅 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 수는 12만 명이었다. 이 중 여성이 9만 명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드퀘르뱅 증후군은 손목의 내측과 중앙, 외측에 있는 여러 개의 힘줄을 감싸고 있는 막에 생긴 염증을 말한다. 손목건초염, 손목협착성 건막염으로도 불린다. 엄지손가락의 염증으로 인해 뻐근함과 통증이 주된 증상이다. 이와 비슷한 손목터널 증후군은 손목의 통증과 손가락 저림이 주 증상으로 차이점이 있다.
권오룡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드퀘르뱅 증후군 또는 손목건초염은 사무직, 가사 노동, 수유기의 여성 등 장시간 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다양한 연령층에서 앓고 있다. 임신 또는 출산 직후 및 갱년기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건초가 줄어들거나 딱딱해지기 때문이다”고 알렸다.
드퀘르뱅 증후군을 방치하면 엄지를 움직이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심해서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드퀘르뱅 증후군을 판단할 수 있는 핑켈스타인 자가진단법이 있다. 엄지손가락을 다른 4개의 손가락으로 감싸쥐는 형태로 주먹을 쥐고, 새끼손가락 쪽으로 꺾어서 아픈 부위가 늘어나도록 해서 진단을 해볼 수 있다. 통증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염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나 중기에는 수부 재활 치료를 진행한다. 소염진통제, 근이완제를 복용하는 약물치료와 함께 초첨형 체외충격파, 표적형 레이저 등을 활용하여 염증과 증상을 가라앉힌 후 기능 재활 치료를 통해서 증상을 호전시킨다.
염증이 심화되어 주변 조직이 손상된 중증의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손목 및 엄지손가락 부위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물건을 제대로 쥐기 힘든 경우다. 미세 내시경을 통해 절개 없이 진행되는 내시경 유리술이 대표적인 수술법이다. 내시경 유리술은 수술 시간이 짧으며 통증이 가볍고, 흉터에 부담이 없다. 당일 수술 및 퇴원도 가능하다.
권오룡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외래교수(연세스타병원 병원장)는 “통증이 나타난지 1년 이상이 경과하지 않고 증상이 심각해지기 전에 전문의의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수술없이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보존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염증으로 힘줄 손상이 심화된 상태로 볼 수 있다. 방치하면 손기능 장애가 올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시기 전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