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이균 공주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인터뷰] 권이균 공주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0.12.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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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CCU 기술력, 미국 등 선진국 80% 수준"
대규모 실증 추진해 기술력 확대 및 전문인력 육성해야
탄소중립 달성 위해 시장 및 기술인력 창출 필요
권이균 공주대학교 교수.
권이균 공주대학교 교수.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는 발전소 및 산업체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저장하는 기술이다. 활용 U(Utilization)을 더해 Carbon Capture , Utilization & Storage의 약자로 CCUS라고도 불린다.

전문가들은 CCUS 기술의 활용 여부가 온실가스 문제 해결과 정부가 추진하는 2050년 탄소중립 정책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도 2010년 CCS종합추진계획, 지난해 녹색성장 5개년 계획, 올해 한국판뉴딜 종합계획 등에서 이산화탄소 감축 수단으로 CCS를 선택했다. 하지만 실제 국내 기술력은 미국, EU, 캐나다 등 기술 선진국과 비교해 80% 정도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공주대학교가 산업부와 한국에너기술평가원의 지원으로 ‘CCU 모사실증테스트베드’를 준공하고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권이균 공주대학교 교수는 “앞으로 창출될 CCS 시장을 대비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확보해 기술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탄소중립 정책으로 CCUS 기술이 주목된다. 현재 국내 기술력을 평가하자면.

▲지난 20여년의 기술개발 노력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연소 후 포집기술 실증이나 소규모 저장실증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한국의 CCUS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과 비교할 때 약 80% 정도 수준으로 평가된다. 기술개발 단계도 원천기술개발 및 실증 연구단계로서, 조속히 대규모 실증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공주대학교가 CCS 모사실증태스트베드 준공으로 실질적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공주대학교는 산업부가 지원하는 중소규모 저장실증 연구의 핵심 수행기관으로서 포항 영일만 저장실증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CCS 모사실증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선진 수준의 CCUS 연구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주대학교 CCS 테스트베드는 실제 해양 저장 환경을 구현해 이산화탄소 배관수송, 주입운영, 모니터링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국내외 CCS 연구기관이 제안하는 다양한 연구주제를 해당 기관과 협력,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개방형 연구개발 플랫폼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CCS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 확보가 급선무다. 석유공사 동해가스전 이외 향후 저장 시설 확보는 어떤 상황인가.

▲국내 대륙붕 해저지층에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 후보지층이 도처에 분포하고 있다. 현재 물리탐사 자료분석을 통해 시추후보지를 선정하고 있으며, 2022년 경에는 대규모 저장소를 확보하기 위한 탐사시추가 수행된다. 또한 이미 확보돼 있는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인 저장소로 평가받고 있는 동해가스전 고갈저류층을 저장소로 활용하는 CCS 통합실증사업이 계획되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 추가적으로 동해 서남부 대륙붕과 서해 대륙붕 퇴적분지의 심부지층 저장소를 확보해 대규모 CCS 시설이 건설될 것이다.
포집 분야에서는 보령 화력발전소에 설치된 10MW급 포집실증 시설, 하동 화력발전소에 설치된 10MW급 포집실증 시설, 태안 화력발전소에 설치된 0.5MW급 포집실증 시설 등이 있고, 저장 분야에서는 동해가스전 생산 및 수송설비 외에도 포항 영일만 중규모 CCS 저장실증 시설, 포항 장기면 소규모 CCS 저장실증 시설, 공주대학교 예산캠퍼스에 설치된 CCS 저장모사실증 테스트베드 등이 있다. 

-실제 이산화탄소 저장 후 부작용은 없나.

▲CCS 사업은 인공적으로 심부지층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층을 자극해 지진이나 누출이 발생할 수 있다. 2017년 11월에 발생한 포항 지진 발생 당시 비록 국내외 CCS 전문가의 조사를 통해 포항 CCS 실증사업과 지진은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CCS 사업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고 있다.
지층이 압력상승으로 인해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압력을 조절하면서 저장을 하고 있으며, 최근 관련된 압력조절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20여 개의 대규모 CCS 사업 현장에서는 압력조절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CCS 현장에서는 규모 2.0을 초과하는 지진 발생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또 CCS 기술은 이산화탄소 누출로 인한 우려도 있다. 누출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층의 덮개 구조와 덮개 성능이 뛰어난 저장소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동해가스전과 같이 천연가스가 오랜 기간 모여 있으면서 누출되지 않은 고갈저류층 저장소를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주입공이나 관측공과 같은 시추공의 틈을 따라 누출되는 것도 방지해야 하는데, 이러한 기술을 통칭해 ‘완결기술’이라고 부른다. 완결기술 분야에서는 지난 30여년 간 많은 기술개발 노력이 집중됐고, 괄목할만한 성과가 도출돼 현재 CCS 사업 현장에서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보고된 바가 없을 정도로 누출을 방비하면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저장한 이산화탄소의 전환 및 활용 기술 개발은 어떤 단계인가.

▲이산화탄소 활용(CCU: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은 저장한 이산화탄소의 활용이라기보다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EOR(석유증산기술), 화학적 전환, 생물학적 전환, 광물탄산화 기술을 묶어 CCU 기술이라고 부른다.
현재 CCU 가운데 EOR 분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상업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성숙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를 제외하고는 매우 일부 국가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적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의 경우 EOR 유전이 부재하기 때문에 기술개발 수요가 크지 않다.
EOR을 제외한 다른 세 가지 기술은 현재 원천기술개발 및 실증 단계라고 평가되며, 현재 CCU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경제성의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이 집중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CCU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기술의 경우는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기도 해, 국내 CCU 연구도 상용화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의 CCUS 현황은 어떤가.

▲파리협정 이후 신기후체제에서 CCUS는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기술로 인식돼 매우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상업적 규모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0년 현재 연간 5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CCS 프로젝트가 19개이며, 20여개 이상의 대규모 CCS 프로젝트가 계획 중이다. 향후 20년간 CCS 프로젝트 숫자는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며, CCUS 기술은 전세계 온실가스 감축량의 10∼20% 정도를 감당할 것으로 평가된다. CCU 프로젝트는 CCS 프로젝트에 비해 이산화탄소 처리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다양해 현재 약 70여개 이상의 사업이 수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