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우삼 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
[인터뷰] 진우삼 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0.11.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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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타당성 창출 위한 기업의 선구자 역할 필요
미래산업계, 재생E 중요···정치적 논란 지양해야
재생에너지의 날, 산업계 중심으로 발전할 것
진우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
진우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지난 10월 23일, ‘재생에너지의 날’이 두 돌을 맞았다. 세계적 유례없는 재생에너지 날은 한국이 최초로 만들었다. 제정에 앞장섰던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는 진우삼 회장의 주도로 국내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학술과 연구를 추진하는 기관이다.

최근 주목되는 RE100 국내 전담기관이기도 한 학회는 산하에 ‘RE100 위원회’를 창설, 국내 기업과 산업계의 RE100 가입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진우삼 회장은 신재생에너지가 정치적 이슈로 치우치는 것을 우려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산업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시류에서, 신재생에너지는 산업의 미래 운명을 결정짓는 모멘텀이라는 설명이다.

진 회장은 오는 12월 회장 임기를 마치고 RE100 위원회 활동에 전념할 계획을 밝혔다. 

-재생에너지의 날이 2회를 맞았다. 감회는.

▲재생에너지의날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제정됐다. 2019년 1회에는 천여 명이 참여했고, 올해에도 코로나19로 상황이 엄중했지만 기존 18개 단체가 모두 참가해 힘을 모았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 이학영 산자위 위원장, 마리아 카스티요 베르난데즈 주한 EU대사도 참가해 의의를 더했다. 특히 EU 대사는 향후 학회와 협력 메시지도 밝혀 고무적이었다. 두산중공업과 한화큐셀 등 산업계가 참가한 것도 의미가 있다. 재생에너지의 날은 앞으로 산업계가 중심이 돼야 한다.

-법정기념일 논의도 제기된다.

▲법정기념일은 민간 중심에서 정부 주관으로 큰 틀이 바뀌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날은 순수 민간이 주도해 만들었다. 정부 지원 없이 학회가 중심이 돼 업계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이를 통해 정부의 그린뉴딜정책 마련에 한 축을 담당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이제는 관련 협회나 산업계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점차 해를 지나면서 토대와 기반이 마련돼 법정기념일로 지정되는 것이 목표다. 

- 재생에너지 시대, 준비할 것은 무엇일까.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생산하는가. 가변성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이것이 유럽학계의 중심 연구 내용이다. 유연성을 확보해 수요와 공급을 매칭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시대에는 수십만 개의 발전소가 생긴다. 디지털화, AI, 빅데이터 등으로 이것을 관리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려하는 생산단가(가격)는 산업에 맡기면 저절로 내려간다. 기술이 성숙단계에 들어서면 가격은 하락한다. 세계적으로 풍력도 40~50원대에 진입했다. 이미 23개의 나라에서 재생에너지발전비용이 가장 싸다. 우리도 간접비용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간접비용이 생산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40%에 달한다. 국내도 이를 제외하면 태양광 1kw당 70~80원대에 근접했다.

-학계와 연구자가 할 일은 무엇인가.

▲수소, 배터리, 열 부문에 투자해야 한다. 최근 이슈가 되는 ‘그레이수소’는 무용하며 그린수소(수전해)를 개발하고 투자해야 한다. 연료전지발전는 국내 연구 비용은 세 번째로 많지만, 해외에 팔 곳이 없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술과 수요가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열부문도 재생에너지 시대에 주목된다. 건물에너지는 도시에너지의 50%에 달한다. 현재 한난이 열을 120도까지 저장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더욱 기술력을 강화해야 한다.

-의원들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공감하고 논의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다만 정치적 이슈로 지나치게 매몰되는 것은 우려된다. 보수언론과 일부 야당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반대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미래 먹거리와 관련된 문제다. 정치적 이슈가 더 이상 아니다. 세계적 어젠다인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산업계가 이 방향으로 나아가야하고 그래야 수출도 가능해지는 시대다.

-RE100이 이슈다. 진행사항은.

▲최근 SK그룹 8개사가 RE100 위원회에 가입신청을 했다. 학회는 ‘더클라이밋 그룹’과 협약을 통해 국내 기업의 가입통로를 맡고 있다. 이 외에 5~6개 정도 기업이 가입을 타진중이다.
다만 RE100에 대해 좀 더 고민할 점은 RE100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이미 만들어진 제도와 정당성 하에서 가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 기업은 RE100 가입을 검토하면서 제도, 재생E 조달, 가격 경쟁력 등을 먼저 고려한다. 하지만 RE100은 선언적인 청사진이다. 모든 것이 미비함에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서자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선언하고 후발기업이 고무돼 참가하고, 관련 투자가 생기고 정부가 제도를 만들고, 이렇게 선순환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첨언하자면 RE100 가입 글로벌 기업들은 기후변화와 재생에너지를 담당하는 최소 부사장급 이사진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기업은 이 일을 중간관리자가 한다. 인식의 차이가 크다. CEO 급에서 관련 정보가 부족하니 선도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 바이든 당선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미국이 재생에너지에 2조 달러를 투자하고 전기차 중전소를 설치한다. 주목할 점을 테슬라의 약진이다. 테슬라가 에너지사업자로 나설 것이다. 스마트 전기차 충전기술 인프라 확충과 기술개발로 미국 각각 가정에서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전기차를 충전하는 인프라가 급증할 것이다.

진우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
진우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