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바다의 위기는 지구의 위기... 바다숲 알리고 살려야
신안군, 바다의 위기는 지구의 위기... 바다숲 알리고 살려야
  • 신안=김형환 기자
  • 승인 2020.11.1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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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섬 신안군. 예술인들과 함께 국제 캠페인에 앞장서
바다숲 보호를 전면에 세운 사례. 전문가에게도 이례적

[국토일보 김형환 기자] 최근 국가적으로 바다식목일(5.10)을 지정하고 바다목장을 조성하는 등 바다생태계 파괴 속도를 늦추기 위한 해양보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바다 생물의 안전한 서식지가 되어주는 ‘바다숲’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행정구역상 섬이 가장 많은 신안군에서는 줄어드는 바다숲을 복원·보존해야 할 필요성을 대중에 널리 알리고, 전 세계적으로 공동 대응을 촉구하는 국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바다숲은 해조, 산호초, 켈프 등으로 이루어진 해저의 녹지를 말하는데, 이곳은 지구 산소의 약 70%를 제공한다. 지구 온난화와 해수 오염 등 환경 변화로 해조류의 번식량이 급감하고 그 자리에 하얀 석회 조류가 덮이는 바다 사막화(갯녹음) 현상이 발생하면서 바다숲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바다숲 감소는 해양생물의 생명 활동과 서식지를 파괴함은 물론 어민 소득 감소로도 이어져 생업의 지속과 연장을 위협하는 등 세계적인 환경 문제와 미래의 기후위기를 가리킨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바다 면적이 가장 넓은 신안군에서 제일 먼저 ‘바다숲 살리기 2020년 국제 산다이’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산다이’는 남도 전통문화에서 섬마을이나 갯가 청춘남녀의 놀이문화를 일컫는 단어로 지역성과 상징성을 갖는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각자가 만나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함께 과정을 만들어 간다는 데에 주안을 두기 위해 사업의 명칭으로 산다이가 차용되었다.

국제 산다이에는 국내·외 디자이너와 예술가가 참여한다. 학계 등의 자문을 수집하고 국제 협력의 폭을 꾸준히 넓히기 위해 문화예술적으로 접근한다. 아직 생소한 용어인 바다숲을 감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하고 놀이화하는 과정을 앞에 두기 위함이다.

무용·그림·사운드아트·사진 등의 다양한 장르를 활용하여 바다숲에 관한 메시지를 담아 제작된 작품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대중과 공유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출신의 (ㄱㄴㄷ순) 김이슬(무용), 박윤삼(미술), 박철휘(콘셉트디렉팅·웹디자인), 오치근(그림책), 이권형×파제(음악), 현지예(드라마투르기)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Deborah Lynn Afuang(필리핀, 무용), Sasaki Sujin(일본, 사운드아트), Sacha Copland(뉴질랜드, 무용), Randy Richardson(캐나다, 사진)의 참여로 그 첫 관문을 연다.

이후 온라인에서 생성된 링크를 통해 지역망과 온라인 네트워크로 확산되고 릴레이 형식으로 전파·순환될 수 있도록, ‘나만의 바다숲 브이로그 만들기(가칭)’ 유튜브 제작 패키지처럼 시민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술적 아이템이 제공될 예정이다. 본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러한 과정이 점차 누적됨에 따라 향후 아카이브 결과물을 생산하고, 신안의 섬을 비롯한 세계적인 섬·해양 환경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일반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2020년 10월, 신안군 관계자와 참여 작가들, 자문위원들의 사전 만남이 있었다. 현재는 바다숲에 관한 리서치와 창작 작업이 진행 중이다. 11월 중에는 신안의 섬으로 현장 답사를 하고, 12월에는 참여 작가들의 작품 감상과 공유에 참여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오픈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향후 소규모 오프라인 행사 개최를 통해 작품 시연 등이 이루어짐에 따라 (올해 연말에는) 온·오프라인 상에서 캠페인의 일반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