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 공기감염 위기... '기계환기설비'로 해결한다
다중이용시설 공기감염 위기... '기계환기설비'로 해결한다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9.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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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설비공학회·기단련·기계설비협 포럼 열고 코로나 예방책 제시
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 정달홍 회장의 인사말.
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 정달홍 회장의 인사말.(자료캡쳐=대한설비공학회TV).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소상공인 60%의 매출액이 9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불특정 다수인이 모여 있는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소상공인과 영세업자들은 거리두기 격하 이후에도 코로나19 감염전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 통제 예방센터(CDC)는 환기부족이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실내 코로나19 예방의 핵심을 '환기'라고 제안한 만큼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는 것.

모든 건물이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기에 자연환기가 불가한 만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새로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대한설비공학회, 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등은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한 환기방안’을 주제로 공기감염에 의한 예방 해결책 찾기에 나섰다.

 

■ 기계식 환기설비 기준설정 ‘시급’
지난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 첨단의료시설이 구비돼 있었음에도 병원에는 음압실과 환기설비 등의 기준이 미비했고, 또 매뉴얼 부재 등으로 감염경로가 차단되지 못해 전염병이 확산됐던 것을 경험한 바 있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전염병 예방방법으로는 감염원에 대한 대책, 감염경로 차단, 감수성자의 관리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감염예방을 위해서는 ‘감염경로 차단’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밀폐된 건물에서의 환기설비 설계와 시공, 그리고 유지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나 최근 다중이용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집단감염 뇌관으로 부상했다.

대한설비공학회 박진철 회장은 “다중이용시설은 3밀(밀접, 밀폐, 밀집) 공간으로서 감염위험이 매우 높은 만큼, 기계환기설비 고도화가 최선이다”며 “시설인원을 정확히 파악해 충분한 환기용량이 제시돼야 하고, 환기설비 기준설정 등의 방안이 시급히 고려돼야 한다”고 포럼서 발표했다.

공기조화·공기청정·환기설비 : 건축물 등에서 온도, 습도, 청정도, 기류 등을 조절하기 위해 설치된 기계·기구·배관 및 그 밖에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설비이다.
공기조화·공기청정·환기설비 : 건축물 등에서 온도, 습도, 청정도, 기류 등을 조절하기 위해 설치된 기계·기구·배관 및 그 밖에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설비이다.

 

■ 환기횟수 시간당 6회 이상 ‘권장’
송두삼 교수(성균관대)도 코로나19의 공기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 오마하 캠퍼스의 의료센터 보고에 의하면 화장실, 공기 중의 샘플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에 비말감염, 직접 접촉감염 외에도 간접 접촉감염과 공기감염에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3밀(밀폐, 밀집, 밀접)이 거듭되는 공간의 감염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공간에 비해 약 18.7배 감염되기 쉽다는 예도 들었다. 밀폐 공간 환기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아울러 2003년 베트남에서 사스(SARS) 발병 당시 환기를 통한 감염 예방 사례를 설명하며, 국내의 경우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운영과 관리지침’의 제3장 입원치료 병상 시설기준에서 격리병실은 전용 급·배기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급기는 전외기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기횟수는 1시간에 최소 6회 이상이어야 하며 12회 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송 교수는 학교교실 환기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창문을 100% 개방할 때 환기횟수는 31.07(회/h), 30% 개방 시 10.90, 15% 개방 시 6.40이 나왔다.

단방향 환기 시에는 4회 미만이었고 양방향 환기하면 2~3배 정도 환기횟수가 증가했다. 교실-외기 측 상부창 개방 때와 하부창 개방 때를 비교, 1~2회 환기 횟수가 증가한 것을 밝혔다. 또 복도 창에 배기팬을 가동하는 경우, 환기횟수는 미가동조건에 비해 1~2회 정도 횟수가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전력도 실험했다. 창문 15%를 개방했을 경우(6회) 전력이 8.8% 증가했고 30% 열었을 때는 15% 증가했다.

또한 마스크 착용, 창문 15% 이상 개방, 맞통풍 상태서 창 2면 이상 개방하면 감염률을 1% 이하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결론도 냈다. 단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창을 100% 개방하지 않으면 모두 감염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도출했다.

송 교수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다중이용시설은 코로나19 감염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기에 일단 창을 열어 환기를 충분히 해야 한다”며 “아울러 겨울 대비 전열교환 환기장치 설치를 위해 관련기준을 정비하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 일정 환기량 확보 설치 제도화 ‘강조’
우원엠앤이 황동곤 연구소장도 다중이용시설에 항시로 일정 환기량을 확보할 수 있는 환기설비 설치 제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충분한 신선 외기 도입과 외기량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실내공기 순환으로 인한 교차오염이 없는 전외기 방식을 적용하고, 이로 인한 냉난방 부하 증가는 폐열 회수설비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헤파필터 성능의 에어필터 적용과 주기적 유지관리 등 에어필터 성능을 강화하고, 광수분이온화장치나 전해수 시스템, UVC Emitter 등의 살균기능이 있는 설비의 활용성도 설명했다.

황동곤 소장은 또 환기설비 유지관리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그는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과 성능점검의 제도화가 시급하다. 또 소규모 시설을 IoT와 센서 등을 통해 원격점검 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한 환기방안 설비 포럼 패널 토론 장면.(자료캡쳐=대한설비공학회TV).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한 환기방안 설비 포럼 패널 토론 장면.(자료캡쳐=대한설비공학회TV).

■ 환기, 코로나19 감염방지 ‘한목소리’
이날 포럼에서는 국토부 건설산업과 김광림 과장을 비롯해 윤영경 교수(고려대병원 감염내과)와, 한호택 교수(국민대), 김민수 교수(서울대),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유호선 원장, 대한기계설비협회 기계설비법센터 안장성 상무가 토론자로 참여해 환기설비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먼저 윤영경 교수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재급증하고 심지어 의료진도 확대되고 있다”며 “코로나19는 지속 변형되고 전파력 또한 더 강해지는 실정”이라고 현황을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중 냄새감각장애와 폐렴을 동반하고 있어 비말 감염뿐만 아니라 공기전파 가능성도 예상된다는 것.

또 계절적으로 가을과 겨울에 접어들면서 감기와 인플루엔자 환자 증가도 예상됨에 따라 확진자 증가가 더욱 염려돼 확진자 수용에 대한 시설공간 확충 필요성도 시사했다.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유호선 원장은 공학적 개념으로서 코로나19 환기는 공기전파를 억제하는 보조적 통제수단으로 매우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환기방법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인식과 공간에 맞는 기준설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유 원장은 “환기설비가 이미 갖춰진 건축물에서는 환기설비 유지관리 기준 정립과 미비 건축물 대책을 수립해야 하고, 또 신축 건축물에서는 환기설비 설치를 의무토록 제도정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택 교수(국민대) 역시 환기는 코로나19 감염방지에 필수라고 했다. 다만 다중이용시설인 경우 환기가 안 되는 밀폐 공간이 의의로 많아 ‘외기도입’ 방법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환기장치 설치에는 기류속도를 고려한 환기량을 결정토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민수 교수(서울대)는 다중이용시설에서 특히 지하공간 등의 작은 소규모 공간인 경우에도 충분한 외기도입을 고려한 환기설계가 전체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에너지 비용 동반까지 함께 제안했다.

안장성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상무는 “지난 4월 기계설비법이 시행된 이후 현재 환기설비를 비롯해 기계설비에 대한 유지관리 제반 하위 규정이 마련되는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까진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환기설비 기준량이 각 공간특성에 따라 세부적으로 설정돼 있는 만큼, 국토부와 하루빨리 세부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광림 국토부 건설산업과 과장은 “이번 포럼에 언급된 다중이용시설의 환기설비 운영 방법과 환기방법 등에 관해 국민 입장에서 감염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전문가 및 방역당국과 협의해 정부 역할에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