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건축물, 보강해도 '와르르'… 보강공사 부실 논란
벽돌건축물, 보강해도 '와르르'… 보강공사 부실 논란
  • 김준현 기자
  • 승인 2020.08.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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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대참사 예고… 대상건물 재조사 시급
벽돌 보수보강前 전문가 사전검토 반드시 이뤄져야
유사사례 발생 우려… 외부마감재 투자 확대 '부상'
서울 강남 K여고 건축물 외부 치장벽돌 균열 및 도괴 현장. 강남교육청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 K여고 건축물 외부 치장벽돌 균열 및 도괴 현장. 강남교육청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전했다.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벽돌건축물 부실 보강공사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서울 강남 K여고 학교건물 외부 치장벽돌이 보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몇 해 지나지 않아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부실시공으로 밝혀진 만큼, 기타 학교 건축물에서도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조사 및 재보수·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해당학교 사고관련 자문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K여고 벽돌 건축물 붕괴사고는 당해 건물이 수년전 보수·보강공사를 마쳤음에도 부적절한 보수공법과 부실보강공사로 인해 균열이 일어났고, 이는 곧 도괴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

아울러 보수 공사 시 벽돌보강을 위한 보강철물 시공과 줄눈공사에 주의해야 했음에도 철물보강을 하지 않고 점성이 낮은 재료로 보수한 것도 지적사항으로 제기됐다. 또 벽돌 벽에 철물을 직접 뚫는 방식 등 벽돌의 성능이해 부족과 통·배수구 등의 미설치로 인해 하자가 발생, 예견된 사고라는 분석이다.

벽돌건축물 기술지도자인 (주)대도벽돌시스템 원종균 회장은 "벽돌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예민한 성격을 갖고 있어 보강공사 전에 전문가의 사전검토가 필수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균열과 도괴사고는 두통환자에게 치통약을 건네준 격"이라고 꼬집었다.

오래된 벽돌을 보수보강하기 위해 국민의 세금을 투입했음에도 하자가 발생한 것은 국고낭비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외생변수가 아닌 그저 벽돌의 기본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부실보강공사만으로도 무너졌다면, 혹 지난 경주·포항지진 사태가 재연됐을 때는 어떠한 참사가 벌어질지 예측할 수가 없다.

게다가 정부는 학교시설 내진보강 프로젝트 비용 대부분을 벽돌처럼 추락 위험이 높은 외부 마감재가 아닌 구조체 보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보강 투자비용을 제대로 분산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을 지켜본 학부모 A씨는 "다행히 인명사고가 없었으니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 삼고 정부가 국민 안전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치장벽돌 마감재는 2017년 포항지지 때와 지난해 부산대 건축물 외벽 붕괴로 1명이 사망하며 안전문제가 거듭 논란이 돼 왔다.

정부는 뒤늦게라도 마감재로서의 외부 치장벽돌 안전관리 중요성을 인식했고, 이후 용역을 통해 보수·보강 매뉴얼을 제작, 최근 각 시도교육청에 배포됐다.

교육부 '교육시설 외부 치장벽돌 보수·보강 안내 매뉴얼'에 따르면, 유치원을 포함한 초·중·고 1만8,000개 동 중 약 3,000여개 동(16%) 정도가 즉시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국립대학 및 부설학교 전체 1,300여 개 동 중 85.4%가 20년 이상 경과한 것으로 나타나 신속한 안전점검이 요구되고 있다.